(사진=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페이스북 캡처)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이 '제천 화재 참사 당시 소방대원들이 우왕좌왕했다'는 보도에 대해 "모르면 방송하지 마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한 방송사는 제천 화재 당시 건물 외곽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보도에는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직접 구조에 나서지 않고 무전교신만 하며 돌아다녔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사 제목 역시 '긴박했던 상황…'우왕좌왕' CCTV 영상 공개' 라고 명시하며 소방대원들의 실책을 묻는듯한 뉘앙스였다.
이 보도는 CCTV 영상 속에 등장하는 소방대원을 가리켜 "가스 마스크만 착용한 소방대원들은 사람들에게 멀리 물러나라고 하지만 직접 구조에 나서진 않는다"고 언급했고, 또 다른 소방대원에게는 "10분 넘게 무전 교신만 하며 건물 주변을 걸어다닌다. 이 대원이 가스마스크를 착용한 시간은 구조대가 건물 앞 2층 통유리로 첫 진입을 시도한 4시 38분이 조금 넘은 42분이었다"고 했다.
해당 소방대원들이 마땅히 구조에 나서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우왕좌왕했다고 여겨질만한 내용들이었다.
이에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의 직영 수익사업을 총괄하는 기구인 119소방안전복지단은 26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모르면 방송하지 마라. 기자 말대로 '무전기만 들고 왔다갔다'한 소방관은 현장을 지휘하는 사람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누가 상황을 파악하고 지휘를 합니까?"라며 보도 내용에 정면 반박했다.
또 "화면상 헬멧과 공기호흡기를 갖추고 있지 않은 소방대원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인데 구조를 하고 진압을 하란 말인가"라며 "제발 알고들 방송하라"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119소방안전복지단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은 환자 처치, 화재진압, 운전 등으로 직무가 나뉘어져 있다. 현장에 도착한 후 임의로 직무를 나눠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정해진 직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119소방안전복지단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화재 진압을 위해 구급대원, 혹은 현장 지휘를 맡은 대원이 현장으로 들어가면 응급환자 처치는 누가 하고 지휘는 누가 하겠느냐"며 "현장 지휘를 맡은 대원에게 가스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교장선생님에게 왜 교복을 입지 않았느냐고 비판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환자를 처치하는 구급대원은 반드시 자격증이 있어야만 한다고도 강조했다. 소방안전복지단 측은 "소방학교에서 12주의 기초교육을 받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초교육일 뿐, 응급환자를 처치하려면 자격증이 필수다. 그런데 구급대원이 화재를 진압하러 들어갔다가 처치할 대원이 없어 다른 대원이 응급환자를 처치한다? 그럼 바로 불법이 된다"며 구급대원이 화재 현장에 들어갈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구조와 화재 진압에 대한 명백한 실책이 나오면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겠지만, 이렇게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이유로 비난당하는 것 때문에 수많은 소방대원들이 굉장히 위축된 분위기"라며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린 뒤에는 많은 분들이 보도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함께 화내주셔서 힘이됐다"고 후문을 전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