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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블루홀 의장 "실패의 가치와 시선 달라져야"



IT/과학

    장병규 블루홀 의장 "실패의 가치와 시선 달라져야"

    스타트업은 '몰입을 통한 압축 성장'…"실패와 도전을 포용해주는 사회가 되길"

    장병규 블루홀 의장 겸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캡처=세바시)

     

    전 세계 판매량 2800만 장, 동시접속자 수 310만 명, 이용자 수 3천만 명으로 세계 최고 흥행을 구가하고 있는 배틀로얄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세상을바꾸는시간 15분'(세바시) 889회 강연자로 나선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블루홀 장병규 의장은 "배틀그라운드의 개발기간은 단 1년. 회사가 기간을 정해준 것도 아니지만 개발팀 스스로 정하고 실제 1년 만에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됐다"며 "이는 몰입을 통한 압축 성장의 결과"라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장 의장은 '배틀그라운드 : 실패를 성장과 성공으로 만드는 법'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면서 1997년 공동창업한 네오위즈를 떠올렸다.

    당시 투룸이었던 네오위즈 기숙사에 남자 7명이 함께 거주했다고 회상한 장 의장은 "당시에 매우 집중적인 방식으로 2년간 주당 100시간씩 주말도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장 의장은 "주당 100시간 일하는 것은 현재 주당 40시간 일하는 거에 2.5배 더 일하는 거다. 그 정도로 일을 하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몰입하게 되면서 생산성은 두 배로 올라간다"며 "노동시간 2.5배 X 생산성 2배면 주당 40시간 노동에 비해 5배 정도 더 일하는 것이고, 남들이 5년 할 것을 1년에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2년간을 이렇게 몰입해 일했다는 장 의장은 대기업의 차장이나 부장과 이야기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전문적인 역량을 가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장 의장은 주당 100시간을 2년(52주)으로 환산하면 1만 시간이라며 '1만 시간의 법칙'과 함께 '아웃라이어'를 언급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으로 1993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이 주장한 개념이다. 그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와 아마추어 연주자 간 실력 차이는 대부분 연주 시간에서 비롯된 것이며, 우수한 집단은 연습 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웃라이어'는 각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탁월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작가 맬컴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 The Story of Success)'를 통해 "아웃라이어들의 성공 이유를 그들의 타고난 재능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의 역사를 구분짓는 진정한 요소는 탁월한 재능이 아니라 그들이 누린 시대적인 특별한 기회에서 온다"고 주장했다.

    그의 문제의식은 "우리는 사람들에게 너무 성급하게 실패의 딱지를 붙인다. 또한 우리는 성공한 사람은 지나치게 추앙하는 반면, 실패한 이들은 가혹하게 내버린다"에서 출발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인물로도 꼽히는 존 D. 록펠러(1839년생), 앤드루 카네기(1835년생), J. P. 모건(1837년생) 등은 모두 1830년대 출생으로 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에 산업혁명이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21세기 정보통신 혁명을 일으켰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미트 등은 1950년대 태어나 1970년대 후반 개인컴퓨터(PC) 시대의 부흥기를 누렸다.

    장 의장은 "물론 성공이 단순히 몰입을 통한 압축성장에 의해서 이루지는 것은 아니지만 하늘이 도와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며 "확실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야 하늘이 도와주는 토대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사회가 스타트업의 도전과 실패를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병규 블루홀 의장 겸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캡처=세바시)

     

    배틀그라운드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고 말한 장 의장은 "개발팀은 몰입을 통한 압축 성장을 했고,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을 실패자로 낙인 찍었다면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타트업의 실패와 구성원의 성장은 별개로 봐야 한다. 스타트업의 실패와 도전의 실패를 개인에게 오로지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 의장은 "대기업도 혁신해야 하고 스타트업도 혁신해야 한다. 다만 둘의 혁신 매커니즘은 다르다"며 "스타트업의 성장은 몰입을 통한 압축 성장, 몰입을 통한 시행착오를 통해서 혁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달리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의 실패를 창업자의 실패와 구성원의 실패로 몰아간다면, 분명 몰입 성장을 통해 분명 역량과 경험은 상승했겠지만 그런 창업자 사회 구성원을 사장시키게 되고 사회적 자산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의장은 "스타트업의 실패와 구성원의 실패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면서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김창한 PD는 수십 시간 몰입하는 시간을 거쳤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었기 때문에 만약 실패했더라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도전이고 도전 실패가 된다"며 "하지만 실패를 포용하는 것은 여러분의 따뜻한 눈길"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장은 "우리 사회가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된다'. '본인만의 길을 가도 된다'라는 실패와 도전을 포용하고 짐을 함께 져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강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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