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파문①]알고도 방치? "新백신에도 감기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드루킹 파문②]매크로, 네이버만 문제? 페북·유튜브도 마찬가지[드루킹 파문③] 고개드는 댓글 폐지론, 최선일까
'네이버'나 '다음'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광고가 주 수익원인 대부분의 인터넷 업체들은 매크로 공격에 노출돼 있다. 특히 'SNS 인기'가 돈으로 거래되면서부터다.
구글의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조회수 및 '좋아요' 늘리기 불법 조작 프로그램은 인터넷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을 타고 이미 많은 SNS 마케팅에 악용되고 있는 상태다.
2~3년 전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자의 계정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돈을 받는 대행업체가 우후죽순 쏟아졌다. '팔로워(follower)와 유튜브 조회수, 구독자를 늘려 주는 상품도 판매한다. 카페나 식당, 쇼핑몰 등의 운영자가 주 고객이다. SNS에서 입소문을 타야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년 전 국내에서는 6.4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남경필·홍준표·권영진 후보의 페이스북 계정 '좋아요'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클릭된 것으로 알려져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일부 매체는 페북 단체 계정을 대상으로 '좋아요' 클릭 국가를 분석해주는 '팬페이지 카르마' 사이트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는데, 남 후보는 1만 3917명의 좋아요 중 92.3%인 1만 3002개가 터키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 국내 클릭 건수는 942개에 불과했다.
권 후보는 7847개의 좋아요 클릭 중 6327개(79.7%)가, 홍 의원은 9556명 중 7658건(80%)의 클릭이 터키에서 이뤄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새누리당 후보들의 '도와달라'는 읍소 전략에 혈맹인 터키가 호응했다"고 비웃었다.
주문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구글 검색창에서 '페북 좋아요' 혹은 '유튜브 조회수'만 치면 된다. '페북 좋아요'까지만 입력해도 페북 좋아요 늘리기, 조작기 등의 연관 검색어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SNS 대행업체는 페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 다양한 SNS 계정을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
한 업체는 '페이스북 게시물 한국인 좋아요' 100개에 5000원, '인스타그램 한국인 팔로워 늘리기'는 50명에 1만 원'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한국인 패키지도 있다. '한국인 계정토탈관리 30일/24시간 좋아요 3000개/ 한국인 팔로워 1000명'을 조건으로 2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유튜브 구독자 100명 늘리기는 1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업체마다 '품질'에 따른 가격 차이가 있다. 팔로워를 늘려주는 '유령계정’ 주인이 외국인이면 저렴하고, 한국인이면 비싸다. 국내 이용자들은 한국인 팔로워를 선호한다. 한국 업체의 계정인데 외국인 팔로워가 많으면 조작한 계정이란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기업의 SNS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대행사도 '좋아요'나 '팔로어' 늘리기 서비스를 많이 구매한다. 한 홍보대행사 직원은 "SNS 마케팅 초창기에는 회사 막내들이 직접 유령 계정을 만들어 '좋아요'와 '팔로어'를 일일이 누르는 게 일이었지만 요즘은 전문 업체들이 많아 돈을 주고 구매한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구글에서 유튜브나 페이스북·인스타 등의 조회수, 팔로워 늘리기 같은 키워드 검색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포털에선 네이버 댓글 달기, 공감(좋아요) 늘리기 등의 키워드 검색이 금지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에서 '인스타 팔로어 늘리기' 키워드만 쳐봐도 많은 검색 광고들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매크로나 봇 등을 활용해 손쉽게 수치를 끌어올리면서 가짜 인플루언서를 키워내는 공장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측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글 관계자는 "유튜브 조회수나 구독자가 훌륭한 콘텐츠를 파악하고 표시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는 유튜브 약관에 위반된다"면서 "불법으로 생성된 조회수는 유튜브에 계산되거나 반영되지 않고 계정 정지나 동영상 삭제 등 징계가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튜브나 페이스북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모든 매크로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매크로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계정 로그인 ID와 비밀번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매크로가 아닌 실제 이용자처럼 위장해 필터링을 우회경로로 피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매크로 기술을 활용해 '좋아요'나 '조회수', '구독자' 수를 인위적으로 얻게 도와주는 생태계가 생긴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허위 조작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한 필터링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크로 방지 기술이 진화할수록 매크로 우회접속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100% 잡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