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ZTE(中興通信·중신통신)에 대한 제재 완화 시사를 계기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서 "신속하게 다시 사업할 수 있도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며 ZTE 제재 완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상무부에도 지시가 내려갔다"며 제재 완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ZTE에 대해 미국의 대북 및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7년간 미국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시키는 초강경 제재안을 내놨다. 미 업체들로부터 부품 공급이 차단된 ZTE는 중국 내부의 휴대전화 영업마저 중단하는 등 회사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자 지난 1일 미 상무부에 제재를 유예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앞서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 11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의 '미중 관계 40년' 공개토론회에서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정한 목표일 뿐 다른 국가를 배척하고 희생하려는 뜻이 아니다"며 미국의 중국 견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이 ZTE에 대한 초강경 제재를 내린데다 지난 4일 베이징(北京)에서 있었던 양국 대표단의 무역협상에서도 기대했던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면서 양국의 무역전쟁이 최종단계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ZTE에 대한 제재 완화 시사가 미중 모두 극단적인 무역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를 시사하자 중국 정부가 강력 반대해 오던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NXP 인수안 검토에 다시 착수하기로 결정하기로 하는 등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오는 15일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의 미국행에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완화를 선언한 것이 미국의 요구사항 완화를 암시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 초청으로 류허 부총리가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에 2020년까지 무역적자를 최소 2천억 달러(한화 약 215조3천억 원) 축소와 첨단분야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지원 중단까지 요구하면서 결과를 도출해 내는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