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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야생 멧돼지 생환 기적과 '국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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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야생 멧돼지 생환 기적과 '국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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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만에 전원 구조 된 태국 동굴 소년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12 야생 멧돼지와 코치가 모두 동굴에서 나왔다. 이제 그들은 안전하다. 후야(hooyah)"

    태국 탐루엉 동굴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 4명과 코치가 구조되자 구조작업을 이끌었던 태국 네이비실이 10일 오후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야생 멧돼지'는 유소년 축구팀의 명칭이고 '후야'는 태국 네이비실의 구호이다.

    이들의 생환소식에 전 세계가 환호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역시 트위터를 통해 "아름다운 순간이다. 모두가 자유로워졌고 아주 잘했다"고 즉각 트윗했다.

    영국과 독일 등 다른 나라 정상들도 앞 다투어 축하메시지를 올렸다.

    월드컵 4강전에서 승리한 한 프랑스 선수는 트위터에 '이 승리를 오늘의 영웅들에게 바칩니다'라는 글과 함께 생환한 유소년 축구선수 12명의 사진을 올렸다.

    영국의 한 축구 명문구단은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다음 시즌에 이들을 홈구장에 초청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구조과정은 한편의 기적과 같은 드라마였다.

    이들은 축구 훈련을 마치고 태국 북부 유명 동굴에 들렀다가 폭우로 물이 갑자기 불어나는 바람에 동굴 속에 갇혔다가 17일 만에 모두 구조돼 돌아왔다.

    이들이 수색팀에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2일.

    이들은 지난달 23일 처음 동굴에 들어가서 이날까지 열흘 가까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옴짝달짝도 못하고 지내야 했다.

    이들에게 닥친 두려움과 공포는 말로 형언하기 힘들었을 것이리라.

    이후 수색팀에 발견됐다고 해서 사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들이 고립된 동굴은 잠수하지 않으면 빠져나올 수 없는, 천정까지 물에 잠긴 곳을 포함해 침수구간이 1km 이상에 걸쳐 여러 곳 있고 일부 구간은 폭이 좁아 잠수장비를 모두 갖추고 지나기 어려운 곳도 있었다.

    우기 속에 폭우가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해 침수구간의 수위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고 구조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도 나왔다.

    동굴 안에 물이 차오르게 되면 산소는 희박해지게 된다.

    구조대는 배수펌프로 동굴 속 물을 빼내고 동굴 내 산소탱크 설치해 산소를 공급하면서 힘든 구조작업을 벌였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이들 유소년 축구팀이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 돌아온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 감동하는 진짜 이유는 그 기적을 만들어낸 희생과 헌신 때문이다.

    다른 누구보다 코치 에카폴 찬타웡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불안에 떠는 아이들을 다독이면서 반드시 살아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갈증이 나도 바닥에 고인 물은 절대 못마시게 하고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마시게 했다.

    구조당시 그는 13명 가운데 건강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다.

    부족한 간식을 아이들이 서로 나누어 먹게 하고 자신은 입에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강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데도 끝까지 아이들을 지키면서 가장 마지막에 동굴 밖으로 나온 것도 그였다.

    동굴 밖에서는 전 세계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다국적의 탐험·잠수·구조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기적을 이뤄냈다.

    영국에서 온 잠수사들은 폭우로 불어난 수km의 동굴 물길 속을 잠수해 들어가 실종 아이들을 처음 발견해 냈다.

    이들의 요청으로 망설임 없이 호주에서 날아온 잠수 전문가인 의사는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구조 순위를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태국 네이비실은 목숨을 건 구조활동을 벌였고 결국 구조를 자원한 전직 대원 1명이 현장에서 산소부족으로 숨지는 불상사도 있었다.

    이들의 아름다운 희생과 헌신이 없었으면 이 아이들의 생환 기적은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구조·생환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꽃다운 아이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면서 안타까워 하는 이도 많다.

    세월호 참사는 희생과 헌신, 리더십은커녕,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만 살기와 책임방기, 책임전가로 수놓아져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 유소년 축구팀 구조 소식에 11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역할을 보았다"고 밝힌 대목은 이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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