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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미닛 아닌 '일당백' 전지윤 "홀로 소처럼 일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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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포미닛 아닌 '일당백' 전지윤 "홀로 소처럼 일하고 있죠"

    (사진=전지윤 제공)

     

    '일당백'. 걸그룹 포미닛 출신 싱어송라이터 전지윤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용어다. 그도 그럴 것이 전지윤은 현재 소속사도, 매니저도 없이 홀로 활동 중이다. 곡 작업부터 홍보마케팅까지 모두 해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을 꿋꿋하게 버텨내고 있는 전지윤은 3개월 만에 싱글 '샤워'(Shower)로 돌아왔다. 이를 기념해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아세안홀에서 전지윤과 만났다. 인터뷰 장소를 지인의 도움으로 잡았다는 전지윤은 "아무도 안 보이는 곳에서 홀로 소처럼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곡명이 '샤워'네요.
    "샤워하면서 음악 듣는 걸 좋아해요. 그럴 때 이런저런 잡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죠. '샤워'는 그렇게 탄생한 곡이에요. 상처받았던 기억, 아팠던 기억이 씻겨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 매일 샤워하듯이 노래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곡을 썼어요"

    ▷꾸준히 자작곡을 공개 중이죠.
    "'샤워'보다 좋은 곡들을 많이 써두었어요. '나만 들을 수 없는 곡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발표를 결정하는데, 썼던 곡들을 차례대로 들려드리려고 하는 편이죠. '샤워'의 경우 가을에 듣기에 좋을 것 같아서 지금 내게 됐어요.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게절을 잘 못 타면 주목받지 못하잖아요"

    ▷어떤 주제의 곡들을 써두었나요.
    "이별을 주제로 한 곡들이 많아요. 설레고 기쁜 감정은 잠깐잠깐 오는데 이별은 임팩트도 크고 길게 가잖아요. 이별을 겪었을 때 곡을 쓰면 엄청나게 잘 나오더라고요. '샤워'도 그런 곡 중 하나에요. 그리움을 씻겨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포미닛과 솔로 전지윤의 음악 색깔은 다른 편이에요.
    "원래 재지하고 클래식한 조용한 음악을 즐겨 들어요. 안 어울리게 캐럴도 좋아하고요. (미소). 그런 점이 곡을 쓸 때 많이 반영되더라고요. 또 제 노래를 통해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하는 편이다 보니 댄스곡보다는 느린 곡들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 중인데 어렵지 않나요.
    "회사 없이 처음 활동할 때는 진짜 힘들었어요. 백수가 된 상태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죠. 그래서 하루에 가요계 관계자 분들을 3, 4명씩 만났어요. 마케팅팀, 홍보팀, 기획팀, 재무팀 관계자 분들을 만나며 뭘 해야 하는 지를 배웠죠. 그렇게 배우다 보니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혼자여서 좋은 점은요.
    "무엇보다 하고 싶은 걸 다할 수 있다는 점이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힐'이라는 이름으로 '그건 내가 정할 수 없는 거라서'라는 곡을 낸 적도 있어요"

    ▷음원사이트에 그 곡을 검색해보니 댓글이 4개뿐이네요.
    "하하. 그렇게 곡을 발표하고 난 이후 '아무런 홍보 없이 단순히 발매만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아예 없어요. 실패해본 경험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도 나중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처음에는 꼴찌로 출발했잖아요. 그런 게 단련돼 있어서인지 두려움은 없는 편이에요. 또 남을 의식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전 남 의식을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음악이 아닌 다른 일을 하더라도 잘 할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난 이후 두려움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분야에서 잘 할 자신이 있나요.
    "연기, 예능 MC 등 짧게 짧게 다 해봤어요. 그중 가장 재밌다고 느낀 건 MC에요. 그리고 경영도 해보고 싶은데, 아이돌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경영에 관심이 있다니 흥미롭네요.
    "포미닛으로 데뷔하고 3, 4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 회사에 하고 싶은 게 있다고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안 들어주시는 게 너무 절망적이어서 길거리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요. 그때 '아, 내가 결정권자가 되어야겠구나'하는 다짐을 했었죠. (웃음)"

    ▷쓴소리 해줄 사람은 있나요.
    "가요계 선후배를 비롯한 관계자분들이 많이 해주세요. 저와 비슷한 또래들은 '홍보 안 해요?' '언니 그럴 거면 차라리 유튜브해요'라면서 쓴소리를 하는 편이고, 어른들은 실용성있게 필요한 연락처를 건네주시는 편이죠"

     

    ▷방송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을 것 같아요.
    "무대 갈증을 공연이나 행사, 페스티벌에서 풀기는 하는데, 사실 방송 활동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방송하려면 또 여러 사람을 섭외해야 하니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죠. '음원형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느낌도 들어요. 방송에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요즘 정말 바쁘게 살아요. 아무도 안 보이는 곳에서 홀로 소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죠. 이걸 유튜브로 보여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에 도전할 생각인가요.
    "다시 태어나도 할 것 같아요. 진짜 멋진 직업이잖아요. 수많은 관객 앞에서 끼를 발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래요. 포미닛 브라질 공연 때 인이어로 노래가 안 들릴 정도로 엄청난 환호성을 들었을 때를 지금도 잊지 못하거든요. 전 운이 좋았던 케이스이기도 해요. 정말 운 좋게 회사 오디션에 합격했고, 1년 만에 포미닛으로 데뷔했으니까요. 사실 원래 포미닛 멤버 후보에도 없던 연습생이었는데 밥 굶어가며 연습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후보가 됐고,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준 덕분에 그렇게 될 수 있었죠"

    ▷포미닛이 다시 뭉칠 가능성은 있는지.
    "전 가수로 활동하고 있으니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지만, 연기 분야로 간 친구들이 많아서..전 사실 팀 활동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인생이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아요. (미소). 물 흘러가듯이 순리대로 살고 있어요"

    ▷그래도 솔로가수로서 분명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텐데.
    "목표는 항상 1등인데, 마음대로 되는 게 뭐 있나요. (미소). 언젠가 1등자리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곡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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