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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먹으려니 잿가루가…" 특수진화대원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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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밥 먹으려니 잿가루가…" 특수진화대원 현실

     

    "진화 작전 도중 점심으로 김밥을 먹는데 잿가루가 날려 잿가루 김밥이 됐지 뭐예요. 대원들끼리 우리 이러다 정말 잿밥을 먹는 거 아니냐 씁쓸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 동해한 산불 진화 작전에 참여한 특수진화대 A씨의 말이다.

    지난 4일 발화됐던 동해안 산불이 자칫 대형 재난 사고로 번질 뻔한 것을 막은 데에는 A씨와 같은 산림청 소속 특수진화대의 공로가 컸다.

    하지만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 이들의 고용 및 처우 문제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산림청 소속인 특수진화대는 통상 6개월에서 10개월 단위의 계약직으로 근무한다. 1년이 되지 않는 근로 계약상 퇴직금조차 받을 수 없다.

    고용불안 문제는 이들의 만성적인 걱정거리다. 최초 10개월간 계약직 근무를 마쳤다고 해서 다시 계약이 갱신되는 것도 아니다.

    만일 이들이 특수진화대에 재계약 의사가 있다면 처음 채용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산림청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재계약이 완성된다. 재계약이 된다고 해도 급여 인상은 없다.

    강릉 지역에서 근무하는 특수진화대원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재계약을 하려면 다시 시험을 봐야 하는 까닭에 한 번 근무후 떠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계약형태상 업무숙련도가 쌓일 수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산불 특수진화대는 격무의 연속이다. 강릉지역에서 근무하는 특수진화대원B씨는"평시에도 산불 예방 계도 활동, 진화 작전 훈련 등 격무의 연속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힘들게 하는 건 이런 격무도 열악한 장비도 아닌 처우 문제다.

    이들이 한 달을 꼬박 일해 받는 월급은 200만원 언저리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달 만근을 했을 때 가정이다. 비교적 화재 위험이 적은 대설주의보나 장마철에는 출근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해 1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일도 잦다.

    한 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특수진화대는) 김밥 같은 거 먹으면서 산속에서 밤을 새고 해뜨면 또 물호스를 끌고 다닌다"며 "요즘 넓은 밭에 호스 끌면서 농약치는 일당이 15만원이 넘는다. 밭과 산의 지형차이를 생각해보면 특수진화대란 건 이름만 거창하지 죽을지도 모르는 일 시켜놓고 일당 10만원 주는 비정규직 일자리"라고 말했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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