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보현 PD)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조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검찰 개혁 정책을 잇달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 장관의 검찰 개혁 작업과 검찰의 의혹 규명 수사가 각각 속도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14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지난 11일 법무·검찰과 관련한 업무 검토를 지시했다.
자신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검찰 개혁 과제에 대한 검토와 대책 마련 취지다.
조 장관은 △검찰 직접수사 축소 △형사부 및 공판부 강화·우대 △기타 검찰 제도 개선 방안을 주요 안건으로 꼽았다.
여기에 공석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의 임명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감찰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조 장관은 "검사 비리 및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야만 지금까지의 관행과 구태를 혁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 장관이 본격적인 검찰 개혁 작업에 나섰다는 반응이다.
특히 감찰활동 강화를 통해 검찰 전반의 활동영역을 제약하려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최근 논란이 된 피의사실 공표 문제나 명목상 수사비로 통용되던 특수활동비 부분에 손을 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사진=연합뉴스)
조 장관의 지난 11일 지시는 취임 당일인 9일 밝힌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구성 방안이 나온지 이틀 만으로 속도감있게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선 조 장관이 당분간 검찰개혁 작업 속도를 더욱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장관 후보자 시절 검증 과정에서 갖은 의혹 제기에도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임명된만큼, 임기 초반부터 빠르게 개혁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이유다.
청와대도 의혹이 불거진 조 장관을 향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검찰도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늦출 수 없다.
검찰은 청와대와 여권을 중심으로 피의사실을 언론 등에 흘리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또 조 장관이 직접 연루된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마구잡이식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내란음모 하듯 수사한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도 조 장관의 개혁 작업과 마찬가지로 '시간싸움'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개혁'이라는 정당성을 들고 나온 조 장관을 상대로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개혁에 조직적으로 저항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 장관도 개혁 작업을 통해 존재를 증명해야 하고 검찰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나 검찰 모두 먼저 승기를 잡으려고 할 것이라는 취지다. 이는 양측이 추석 연휴 직후 사활을 건 승부수를 펼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하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