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박재홍의 한판승부 캡처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29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공식사과했다. 방송 하차 의사에 대해서도 공정성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판승부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이라고 평가하며 제작진과 청취자들에게 재차 사과했다.
진중권 교수는 전날 생방송에서 '한판승부'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의 타당성을 떠나서 그것은 문제를 제기하는 적절한 방식이 아니었음에 틀림없다"며 "이에 대해 청취자 여러분과 제작진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진영을 넘어 공감으로'라는 슬로건은 그것을 실현하는 방식에 따라서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저는 드높은 이상적 기준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제작진은 현실적인 기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방송을 위해 수고해주신 제작진과 청취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전날 공정성에 대한 자신의 문제 제기가 자신의 극히 이상적인 기준에 따른 판단이었음을 부연한 것이다.
방송 하차 의사에 대해서도 방송의 공정성과는 무관한 일임을 강조했다.
진 교수는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은 이 일이 있기 전에 이미 제작진에 전달된 바 있다"며 "제 뜻이 행여 이 방송이 불공정하다는 뜻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조금이라도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저는 지체없이 요란하게 문제를 제기해왔고 그럴 때마다 제작진은 제 의견을 100% 받아들여줬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판승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판승부 제작진은 "진 교수의 공식 사과를 받아 들인다"며 "한판승부는 그동안 편향된 방송을 한 바 없고, 여야에 대해 동일한 잣대로 비판해왔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그 근거로 "이재명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공약에 대해서 진중권 교수는 27일 '헛소리'라고 비평하였고,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25일 '경제 바보'라고 비판한 바 있다"라며 "박용진 민주당 의원 공천 논란과 관련해, 홍영표 새로운미래 의원의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이라는 발언과 진중권 작가의 '일종의 홍위병 문화'라는 거친 비판도 있는 그대로 방송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중국 외교와 관련해 했던 '셰셰' 발언에 대해서도 보수 패널인 서정욱 변호사가 강도 높게 비평한 바 있고,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유튜브 라이브로도 방송했다"라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공정방송과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로써 진 교수는 'CBS 박재홍의 한판 승부' 패널에서 2년 8개월만에 하차하고, 당분간 서정욱 변호사와 진수희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된다.
한편 진 교수가 생방송 중 거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진 교수는 지난 15일 생방송에서 진행자의 수 차례 제지에도 불구하고 격한 언쟁을 이어가며 생방송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만들었다.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다 낙마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진 교수에게 "제가 한 번도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된다'고 이야기한 적 없는데 진 선생님이 그걸로 저를 엄청 공격하셨다"며 "제가 정확히 '강간을 당했어도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받아줘야 된다'고 얘기했는데 진 선생님이 저한테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된다 이렇게 얘기한 이런 여자가 있냐. 이런 여자가 여가부 후보가 되는 게 맞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진 교수는 "그 말이 그 말이 아니냐"고 따졌고 김 전 위원은 "멀쩡한 대한민국 여성이 강간당한 여성이 애를 낳아야 된다고 얘기하는 정신 빠진 여자가 어디 있냐"면서도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 낳은 아이는 국가가 사회가 보호해 줘야 한다"고 말하며 언쟁을 이어갔다.
이 문제를 두고 언쟁이 이어지자 진행자는 김 전 위원의 정확한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진행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은 "낙태가 금지된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남자들이 취하고 도망쳐도 코피노를 다 낳는다. 너무 가난하거나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원치 않을 경우에도 아이를 낳았다면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이 있으면 여자가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발언이 소개됐지만 진 교수는 "저게 관용이냐"며 다시 꼬투리를 잡았고, 김 전 위원은 "아이에 대한 관용"이라고 반박했고, 이후에도 두 사람이 격한 언쟁을 이어갔다. 진행자는 수 차례 제지를 했지만 언쟁이 계속되자 제작진에게 '마이크를 꺼달라'고 요청했고, 생방송 중에 몇 조간 마이크가 꺼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청취자들에게 사과하며 방송이 급하게 마무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