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맞물려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됐던 제5호 태풍 '장미'가 하루 만에 소멸한 가운데 한반도를 휩쓸고 간 역대 가장 강력했던 태풍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남긴 태풍은 1936년 8월에 발생한 '3693호'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태풍 3693호로 1232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두 번째로 인명피해가 많았던 태풍은 1923년 8월 한반도를 휩쓸고 간 '2353호'다. 사망·실종자는 1157명에 달한다.
1959년 9월 발생한 태풍 '사라'는 849명의 사망·실종자를 남겨 인명피해를 가장 많이 낸 태풍 3위로 기록됐다. 태풍 사라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46.9m의 강풍에다 호우까지 동반했고, 일부 해안지역에서는 해일까지 겹쳐 엄청난 피해를 낳았다.
재산피해가 가장 컸던 태풍은 2002년 8월 발생한 '루사'다. 루사로 강릉에는 하루 동안 무려 870.5mm의 호우가 쏟아져 일 강우량 1위를 기록했다. 또 초속 50미터가 넘는 강풍을 동반해 5조 1천억 원이 넘는 역대 최대 재산피해를 남겼다.
이듬해 발생한 태풍 '매미'는 4조 2천억 원의 재산피해를 남겨 역대 2위에 올랐다. 세 번째로 재산피해가 컸던 태풍은 1999년에 발생한 '올가'다. 올가는 1조 490억원 수준의 재산피해를 남겼고, 일 최다강수량도 377.5mm에 달해 태풍통과시 일강수량 역대 9위를 기록했다.
재산피해 역대 2위를 기록한 매미는 가장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대 풍속이 무려 60m/s으로 관측됐다. 최대순간풍속이 두 번째로 강력했던 태풍은 2000년 발생한 '쁘라삐룬'. 쁘라삐룬은 흑산도에서 초속 58.3m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재산피해를 남긴 루사는 최대순간풍속도 56.7m/s에 달해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역대 3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 순위에서도 루사는 1위를 기록했다. 루사의 일 최다강수량은 870.5mm. 1981년 발생한 '아그네스'(547.4mm), 1998년 발생한 '예니'(516.4mm)가 그 뒤를 이었다.
루사는 강풍에다 호우까지 동반해 막대한 재산피해를 남겼다. 루사가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꼽히는 이유다.
한편 장미는 소멸했지만, 중국에서는 제6호 태풍 '메칼라'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태풍은 우리나라를 지나지 않을 전망이나, 여기서 공급되는 수증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면서 서해상의 비구름대는 더욱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