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코로나 어떻게 '교육 격차' 심화시켰나

  • 2020-11-02 09: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학생들의 교육 격차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된 지난 3월 개학일을 수차례 연기한끝에 4월 9일 고3과 중3 수험생들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을 했고 4월 20일 모든 학생들로 범위를 확장해 시행했습니다.
온라인 개학은 쌍방향 화상수업, EBS 강의 콘텐츠, 과제 수행 등의 방법으로 진행됐고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등교수업을 하는 학생들은 균등한 학습환경을 제공받지만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들은 가정 형편에 따라 교육환경의 차이가 발생했고 이는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가 2020년 8월 26일부터 9월 4일까지 공동으로 진행한 '온라인 수업으로 생긴 학습 공백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교육 불평등 심화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관리자의 80%, 교사의 81%, 학부모의 82%, 학생의 63%가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가정 형편'에 따라 다른 온라인 수업 환경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정 형편에 따라 교육환경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온라인 수업 중 화상수업은 학교에서 교사가 카메라 앞에서, 태블릿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화상 중계 프로그램과 학습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수업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위해선 학생들은 화상연결을 하기 위한 컴퓨터와 웹 카메라, 인터넷 통신환경이 요구됩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환경이 비슷하지만 가정에서는 장비, 주변 환경에 따라 학습 환경의 격차가 발생합니다.
문제는 학습하기에 부적절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입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받기 힘들정도로 노후화된 장비 또는 낮은 품질의 인터넷 망, 수업에 집중하기 힘든 장소에 처한 학생들이 발생했습니다.
장비는 학교측에서 지원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망과 장소문제는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온라인 수업 시스템을 통해 전국 교사들과 만났는데, 순간 인터넷이 먹통이 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수업에서 궁금한 사항을 해결하는 방법도 가정 형편에 따라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현장수업 도중 이해가 되지 않거나 궁금한 사항이 발생한 학생들은 바로바로 질문을 통한 해결이 가능했지만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는 바로 도움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때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가정 환경에 따른 교육격차가 발생합니다. 보호자가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혼자서 수업을 받는 환경에서는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높은 집안의 자녀일수록 주변인들로부터 과제해결에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저소득층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듣다가 어렵거나 궁금한 점이 생겨도 보호자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해결(26.5%)'하거나 심지어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22.4%)'도 있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한 고등학교 교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평상시때는 학생들이 수업도중 질문하거나 교무실로 찾아와서 물어보는 방식으로 궁금증을 해소했다. (온라인)원격 수업이 도입된 이후에는 수업도중 질문을 하는 학생이 있으면 바로 답변을 해줬지만 아무래도 모든 질문에 상세히 답해주긴 어려웠다"며 "가정에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학생들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정형편때문에…점심도 거르는 학생들 '건강마저 불평등'
온라인 수업은 학습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식생활에도 격차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약 2배 가량 점심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일 등교수업을 하지 않는 날의 경우 점심식사를 하는지 여부를 물었을 때 경제수준이 낮은가정 학생들의 '거의 먹지 않았다(상 7.9%, 중 11.4%, 하 20.7%)'는 답변이 가장 높았습니다.

 

또한 편의점 음식·패스트푸드를 먹는 습관에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가정경제 수준이 높은 학생은 32.7%가 줄었다고 답변한 반면 가정경제 상황이 낮은 학생들은 35.9%가 늘었다고 답변했습니다.

 

배달음식을 먹는 습관도 가정경제 수준에 따라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가정경제 수준이 높은 학생은 26.7%가 줄었다고 답변한 반면 가정경제 상황이 낮은 학생들은 34.8%가 늘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는 가정경제 상황에 따라 좋을수록 집밥(한식)을 더 많이 섭취하고 배달음식도 덜 먹는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전국 유·초·중·고등 학생의 등교 수업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제 다시 강화될지 알기 힘든 상황속에서 학생들의 원격수업 불이익 해소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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