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1인가구 점점 늘어가는데…40대부턴 행복감 '뚝'
'나혼산' 만족도 높다지만 "위급상황 때는 곤란"
다인가구 대비 소득(86만↓) 낮고 범죄 피해율 3배↑
사회적 시선 숨어든 중장년 1인가구 '사각지대'
죽어서도 외면당한 죽음…'고독사' 통계도 부제
제도적 구멍, 지원 미비…1인가구 '불만 폭발'
'혼족, 혼술, 혼밥, 혼행…'
여러분들의 '혼삶'은 안녕하신가요. 혼자서도 낯설지 않은 이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2020~2050년)'를 보면, 2020년 평균 가구원 수는 2.37명이었지만 2040년엔 2명 미만인 1.97명으로 내려가고, 2050년에는 1.91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특히 2050년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9.6%까지 늘어나게 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30년 뒤면 10가구 중 4가구는 1인 가구가 되는 셈입니다.
이처럼 혼자 사는 이들이 점점 늘어 가는 상황 속에, 홀로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 또한 늘어가는 실정입니다.
1인가구 점점 늘어만 가는데…40대부턴 행복감 '뚝'
1인 가구 전 연령 중 40대 이후로는 행복의 곡선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7월 발표된 국회미래연구원 '국가미래전략' 보고서 중 1인 가구의 행복 영향 요인 분석에 따르면 30대 이하 청년의 행복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난 반면, 40대부터 행복감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기관에서 2021년 한국인의 행복조사 자료를 활용해 전국 거주 15세 이상 1만 7357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청년 1인 가구의 행복감은 평균 6.60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40-50대 1인 가구는 6.22, 60대 이상 1인 가수는 5.96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행복감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행복감과 만족감 차이는 컸습니다.
△전반적 행복감과 생활영역별 만족도 △일반적 신뢰도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한 경우 빌릴 사람 존재 △아플 때 도움 얻을 사람 존재 △우울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이야기할 사람 존재 등에서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낮은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전반적 행복감은 1인 가구 6.22점, 다인 가구 6.61점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밖에 △생활수준 만족도 △건강 만족도 △대인관계 만족도 △안정감 만족도 △공동체소속감 만족도 △미래 안정에 대한 만족도 △좋아하는 일 시간의 양 만족도 △동네환경 만족도 △일에 대한 만족도 일반적인 신뢰 △큰 돈 빌릴 사람 존재 △아플 때 도움 얻을 사람 존재 △우울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이야기할 사람 존재 여부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내 삶에 NO! TOUCH!"…'혼라이프' 행복의 양면
'혼라이프'에도 행복의 양면은 존재했습니다.
지난 5월 서울시는 1인 가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조사 결과 서울에 사는 1인 가구의 86.2%는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36.8%는 지금처럼 혼자 살고 싶어했습니다. 그중 23.5%는 '평생 1인 가구로 살아갈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혼자 생활하는 것의 장점으로는 △자유로운 생활 및 결정(36.9%)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31.1%) △직장업무나 학업 등에 몰입(9.6%) 등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삶의 만족도에 비해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는데요. 가장 곤란한 건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가 어렵다'로, 35.9%가 응답했습니다. 다음으로 식사해결(30.8%), 여가생활(11.9%), 경제적 어려움(10.2%) 등을 힘든 점으로 꼽았습니다.
'혼자서 견디는 삶'…다인가구보다 취약한 건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경제·안전·건강' 면에서도 취약했는데요.
서울시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은 219만원으로 다인 가구 균등화 월소득 305만원보다 86만원이 적었습니다. 주거비 과부담 비율 또한 30.9%로 다인 가구보다 16.8%p 더 많았고, 청년(35.4%)과 노년(38.5%)에서 주거비 과부담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다인 가구보다 모든 범죄의 피해 두려움(13~15%)이 높았고, 폭력범죄피해의 경우 전국범죄피해율 0.57%보다 약 3배 높은 1.5%였습니다.
장소별 범죄 두려움으로 꼽은 범죄 위험 장소는 귀갓길(25.5%), 방치된 공간(21.0%), 주택 외부 공감(17.1%) 등 주로 옥외 공간이 많았습니다.
1인 가구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31.5%로 다인 가구의 11.8%에 비해 약 2.7배 높았습니다. 노년 1인 가구 10명 중 7명이 1개 이상의 만성질환 진단을 경험한 겁니다.
우울증 유병률은 7.6%로 2020년 서울시 우울증 유병률 3.2%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특히 남성 7.7%, 노년 8.3%로 높았습니다.
사회적 시선 숨어든 중장년 1인가구 '사각지대'
스마트이미지 제공 서울시는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중장년 1인 가구의 주거실태에 대한 심층조사도 실시했는데요.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데이터 및 사전 심층면접조사 결과를 근거로 중장년 밀집지역(2개 지역)과 청년·중장년 혼합지역(2개 지역), 비교군(1개 지역)의 5곳을 선정해 가구 및 건물조사, 인근 생활시설 등을 조사했습니다.
밀집지역 중장년의 월평균 소득은 116만원으로 5개 조사지역 평균(182만원)의 63.7%였고, 절반 이상인 57.6%가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노후를 대비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주말 저녁에 혼자 식사하는 비율은 93.2%, 3명 중 1명은 최근 3개월내 접촉한 사람이 없어 심각한 사회적 고립이 우려됐습니다.
죽어서도 외면당한 죽음…'고독사' 통계도 부제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시신이 발견되는 죽음을 우리는 '고독사'라고 하는데요. 이 죽음은 죽어서도 외면을 당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1인 가구는 2050년 절반(51.6%)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돼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다양한 사유로 사회에서 고립된 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는 수많은 고독사 사례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고독사와 관련해 제대로 된 통계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태인데요.
이에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지난 6월 발표한 '초고령사회 대비 고독사 대응 현황과 과제'를 통해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고독사에 대응할 준비가 돼있는지를 놓고 점검에 나섰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차원에서 모든 1인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으며, 고독사와 무연고사는 면밀한 의미에서 서로 다른데도 고독사의 대리지표로 무연고사 관련 자료가 활용돼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예 없거나 연락이 닿은 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해서 지자체가 시신을 처리하는 경우는 사실상 사망자와 그 가족간의 관계가 단절됐더라도 고독사가 아닌 무연고사로 분류됩니다.
반면 사회적으로 고립됐는지를 확인하기 어렵더라도 가족이 시신을 인수한 경우는 무연고사가 아닌 고독사로 분류되는데요.
두 개념 모두 사회적 고립 여부보다는 시신 인수의 주체가 가족인지, 지자체인지를 구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자세한 고독사 통계 조사가 불투명해지는 지점입니다.
제도적 구멍, 지원 미비…1인가구 '불만 폭발'
스마트이미지 제공 서울시에 따르면 '1인 가구 복지를 확대해달라' 등의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A씨는 "코로나19로 사회적 연결과 타인의 연대감을 느낄 기회가 적어 1인 가구들이 소외되고 있다"며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가 증가하는 데 비해,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적 지원이 미비한 상태로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보안이 취약한 곳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여성 1인 가구 B씨도 "도어지킴이 사업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단독주택은 예외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제도적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혜선 서울시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 중인 1인 가구 '4대 안심정책'(△건강 △안전 △고립 △주거)과 관련, 이번 실태 조사 결과를 반영해 생활밀착형 맞춤 정책을 발굴·시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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