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2004년 한·칠레 FTA가 발효된 이후 국제적인 협력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농업·농촌 분야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FTA 체제 20년 동안 한국 농업은 어떻게 발전했는지, 향후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FTA 관련 이슈들을 종합 분석한 '메가FTA 무한 경쟁…농업·농촌은 어떻게 변할까'를 7차례에 걸쳐 기획보도한다.
▶ 글 싣는 순서 |
①FTA 발효 20년…한국 농업 어떻게 변했나 ②FTA 미래 20년…한국 농업, 산업化 시계는 빨라진다 ③FTA 미래 20년…식단의 고급화 열풍이 분다 (계속) |
세계적으로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식단과 친환경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한국 농식품 산업에 새로운 기회다. 이를 기반으로 신성장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비건 식품과 친환경농산물들이 있다. 1세대 비건 식품인 콩고기를 넘어선 실제 고기와 맛과 향, 그리고 영양성분까지 유사한 2~3세대 대체육이 대표적이다.
대체육은 전통적인 동물성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 식품이다. 주로 콩, 버섯, 완두콩 등 다양한 식물성 원료를 활용하여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다.
대체육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콩가루와 글루텐을 섞어 만들어낸 식물성 기반 고기다. 1세대 비건 식품은 식감이나 맛에서 실제 고기와 조금 차이가 있다. 이후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 오일, 철분 등으로 개선하고 실제 고기의 식감과 맛을 최대한 재현한 2세대가 등장했다.
최근에는 식물성 재료가 아닌 실제 고기의 단백질을 배양액에서 키워 만드는 배양육인 3세대 대체육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 등이 있다.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해 요리한 파스타. 디보션푸드 제공 국내 업체 '디보션푸드'는 독자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배양육인 3세대 대체육 추세를 따르지 않고 100% 국내산 식물성 재료만 사용해 3세대와 같이 실제 고기와 맛, 향, 영양성분까지 유사한 대체육을 개발해 2.5세대라 불리는 식물성 대체육을 만들어 생산,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디보션푸드 박형수 대표는 "식물성 대체육은 실제 육류와 흡사한 구조를 가지고, 육류 대신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소고기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배양육과는 달리, 대두 단백을 기반으로 만든 실제 육류와 흡사한 식물성 고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대체육이 진짜 고기 맛을 따라갈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100% 맛을 따라잡는 게 목표는 아니다. 최초에는 대체 형태지만 앞으로는 식자재의 다른 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보션푸드는 정부 지원을 활용해 대체육을 수출했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육류는 국가별로 다른 각종 제한 사항과 조건 때문에 수출이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 제품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만큼 FTA 협약 덕분에 대두 가공품으로 대체육을 분류해 수출할 수 있었다"며 "정부 지원으로 해외 밴더사와 매칭되기도 하는 등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 뉴욕 자비스 센터 코미콘 행사에 핫도그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경험, 밀키트 업체와 협업해 수출 기회를 얻은 경험 등 정부의 지원을 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해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수출이 위축됐지만 농식품(K-Food) 수출액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양주필 식품산업정책관은 "지난해 대외여건 등으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K-Food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91.6억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며 "작년 1월 'K-Food+ 수출 확대 추진본부'를 발족했고, 강도 높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양 식품산업정책관은 "약 160회 이상 현장방문‧간담회를 통해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발굴‧해소해왔다"며 "수출 정보 제공, 바이버 발굴‧매칭, 물류·통관 지원 등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그는 "전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함께 K-Food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조성된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특히 민·관이 '수출 원팀'이 돼 역량을 결집해 성과를 낸 것이 큰 의미가 있었고, 수출농가·기업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내 대체육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FTA를 활용한 판로 개척이다.
현재 FTA 글로벌 경쟁력 강화, 판로개척, 기반구축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중이다. 매년 주요 국제 식품 박람회에 한국관을 설치해 국산 농식품을 홍보하고, 현지 바이어와 비즈니스 매칭도 지원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 디보션푸드 제공 무엇보다 건강 트렌드와 맞물려 대체육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24년에는 약 30조 38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헬씨 플레져(Healthy Pleasure·건강한 즐거움 추구)'와 '의식적 웰빙(Conscious Wellbeing)' 등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순천대 한재환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K-Food가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짚으며 "한류 영향도 있겠지만 (K-Food가) 수출도 잘 되고 있지 않나. 해외 수출이 많이 되고 있는 것도 우리 농업에 굉장히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김밥 등이 해외에서 워낙 인기가 많아서 김값도 많이 올랐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관련 기업 등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이나 투자 기술개발 등 경제적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한편 한국은 현재 59개국과 21건의 FTA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새 FTA를 체결했다. 동남아 시장을 향한 농식품 수출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농촌경제연구원 남경수 전문연구원은 "FTA는 관세 인하에 중점을 둔 무역협정으로 개방화에 따른 농업의 구조변화, 인력 부족, 농촌 및 환경 정책의 중요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유통, 환경, R&D 등 분야에서 국내 경쟁력 향상을 위한 보완대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미, 한-EU FTA 등으로 주력 수출품목의 관세 인하 효과를 본 한국은 FTA를 기반으로 딸기, 김치, 쌀 가공식품 등 농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FTA를 적극 활용해 수출 다변화 및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 본 기사는 2024년 FTA교육홍보지원사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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