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민이 살아있다면 첫 투표였는데…
- 동조 단식 때 文 9일간 함께 굶었다
- 文, 당선 후 더 커진 노란리본 달아
- 참사 규명 약속 지켜주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오(세월호 유족, 유민 아빠)
박근혜 정권의 크나큰 실책 가운데 하나이자 박 전 대통령이 파면까지 이르게 된 그 바탕에는 사실 세월호에 대한 미숙한 대처가 한 몫을 차지했죠. 결국 파면으로 인해서 조기대선이 치러졌으니까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이번 대선 특히나 더 남다를 겁니다. 어떤 바람으로 새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 김영오> 네, 안녕하십니까. 유민 아빠입니다.
◇ 김현정> 19대 대선 투표는 당연히 하셨겠죠?
◆ 김영오> 네.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 씨(사진=김영오 씨 페이스북)
◇ 김현정> 투표하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드셨을 것 같아요. 만약, 만약 유민이가 살아 있었다면 이게 첫 투표 아니었습니까? 어떤 느낌이셨습니까?
◆ 김영오> 네. 유민이가 만약 살아 있었다면 자랑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아빠, 나 이제 투표한다' 이런 것도 생각이 나고 유민이가 친구들이 처음 하는 투표라서. 살아 있는 단원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유민이 친구들은 설레고 좋아서 투표장으로 갔을 거 생각하니까 아침부터 어제 아침부터 눈물이 좀 났어요. 더 보고 싶고 그리워졌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유민이의 바람을 아마 담아서 아버님이 대신 투표를 하신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젯밤에는 광화문에도 직접 나가셨다고요.
◆ 김영오> 네, 어제 결과가 점심 때쯤 되니까 너무 초조함 때문에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고요. 그래서 광화문에 낮에 가서 오늘 새벽에 2시 정도에 왔죠. 와서 또 잠을 이룰 수가 없고 또 마지막 개표방송, 당선 확정이라고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그만큼 불안하더라고요.
◇ 김현정> 누가 되나 불안해서. 세월호를 살릴 사람이 될까. 이거 진실을 밝힐 사람이 될까 궁금해서 낮부터 달려가셨군요, 광화문으로? {RELNEWS:right}
◆ 김영오> 네네.
◇ 김현정> 그래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이 되고 나서 광화문으로 와서 국민들께 인사를 하면서 그게 첫 인사였는데. 유가족이 선물한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왔습니다. 평소보다 더 큰 걸 가슴에 달고 무대에 서더라고요. 그거 보면서는 유민 아버님은 어떠셨나 모르겠어요?
◆ 김영오> 확신이 이제 서더라고요, 그걸 딱 보고 나서. 어제는 더 큰 걸 달고 나오시는 걸 보니까. 세월호에 대해서 그동안 저희하고 약속했던 특별법 제정하고 제2의 특조위 제정하고, 더 진상을 규명을 해야 된다 해야 된다라는 말이 이제는 신뢰가 느껴지더라고요, 어제 딱 보는 순간.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문재인 대통령과 유민 아버님이 인연이 좀 있으세요. 세월호 사고가 났던 그 해에 광화문에서 단식을 오래하셨잖아요?
◆ 김영오> 네네.
◇ 김현정> 그렇죠. 46일간 계속 하셨는데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와서 동조단식을 좀 했었죠?
◆ 김영오> 네네.
◇ 김현정> 그게 며칠 동안 같이 단식하셨어요?
◆ 김영오> 9일 동안 했었죠.
2014년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 씨와 동조 단식중인, 당시 문재인 의원.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9일 동안. 그런데 이번 대선 기간 동안에 어떤 의혹이 제기됐냐 하면 동조단식 당시에 문재인 의원, 동조단식 당시에 문 당선인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보니까 단식기간인데도 식비를 지출했더라. 그러니까 혹시 남 모르게 어디를 가가지고 식사를 했던 거 아니냐 이런 의혹이 사실은 경쟁후보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이거 좀 알고 계세요, 그 당시 기억나세요?
◆ 김영오> 저는 그 옆에서 계속 지켜봤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제가 정확히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어떻게 된 건가요?
◆ 김영오> 원래는 첫날 문재인 대통령께서 단식하러 오셨을 때. 저를 만류하기 위해서 온 거예요. '단식 중단해라. 이러다 정말로 죽는다'. 그런데 제 고집이 또 있고 특별법 제정이 안 됐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싸우다 멈추면 안 된다. 특별법 제정 안 될 수 있다 해서 제가 안 한다는 고집을 피우다 보니까 '그럼 유민 아빠 중단할 때까지 저도 같이 하겠습니다' 해서 같이 하게 됐던 거예요.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단식을 하려고 마음먹고 왔던 건 아닌데 말리러 왔다가?
◆ 김영오> 네. 그런데 이제 제가 옆에서 '그러면 하십시오', 그때 당시 의원님이셨으니까 '그럼 하십시오, 의원님' 하고 시작이 됐던 건데. 하루, 이틀 계속 광화문에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물하고 소금 제가 먹고 있었잖아요. 물하고 소금만 드시고서 계속 옆에 있었던 거예요. 잠도 같이 자고.
◇ 김현정> 그러면 식비가 지출됐다는 건 이건 누가 쓴 거라고 생각하세요?
◆ 김영오> 그 당시에 이제 비서관이나 보좌진들이 많이 오셨거든요. 그분들이 썼는데. 그리고 제가 22일날 실려갔죠. 40일째 되던 날 병원에 실려갔는데 당시에 의원님께서 병원까지 계속 지켜주시러 온 거예요, 병원에서. 제가 또 안타깝고 어떻게 될까 봐. 병원에 가면 조그마한 의자가 있어요, 한쪽에. 그냥 가서 편안하게 누워서 쉬고 계시면 되는데 굳이 저를 지켜주겠다고 대기하고 있다가 이틀 동안 또. (그때가 단식) 3일째 였으니까 3일째 배가 고프니까 지쳐가지고 의자에서 그대로 쓰러져 주무시고 그런 걸 내가 직접 봐왔고 병원에서 계속 거의 다 저를 지켜준다고 옆에 계셨기 때문에 그 부분은 잘 알죠, 명확하게.
◇ 김현정> 그렇군요. 계속 옆에 있었기 때문에. 식비 지출 문제 그럼 이건 결국 가짜뉴스네요?
◆ 김영오> 네, 그렇죠.
◇ 김현정> 지금 그나저나 워낙 대선 이슈가 크다 보니까 세월호 뭍으로 올려진 세월호가 어떻게 수색이 되고 있는 건지 이 뉴스가 묻혀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 김영오> 세월호 인양은 지금 처음이나 수면 위로 이제 올라왔을 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게 없어요. 그리고 세월호 인양 초기 발표했을 때 그때도 저희 세월호 유가족들이 배제가 돼 있었어요, 항시. 특조위도 많이 배제가 된 상태였고 선체조사위원회 발족이 됐잖아요. 이제 선체조사위에다만 저희가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돼버렸어요.
◇ 김현정> 거기에다 의견 제시하고 같이 하시는 거 아니에요? 실종자 가족들도 그렇고?
◆ 김영오> 지금 선체조사위가 국민들이 알기에는 발족이 돼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위원님들이 지금 거기 계시니까, 목포에 계시니까. 그러나 조사관들도 임명이 안 돼 있는 상태고 지금 예산도 안 나왔어요. 한 두 달 정도. 통과는 됐지만 거기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 김현정> 멈춰 있는 거군요, 그 상황에서?
◆ 김영오> 네, 그래서 아직 신속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건 없어요. 그리고 저희 가족들이 오히려 기자님들한테 많이 물어봐요. 목포의 상황이라든지 또 배 안의 정보, 해수부의 정보. 상하이샐비지의 정보, 작업정보라든지 이런 건 뉴스를 통해서 저희가 많이 접하고 있어요. 유가족은 그냥 오로지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어요.
◇ 김현정> 지켜보는 상황이란 말씀. 그러니까 대선에 묻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묻혔었네요, 그동안?
◆ 김영오> 네네.
2014년 세월호 유가족 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46일째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후 병문안을 온, 당시 문재인 의원.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이제 대선 끝났으니까 뭔가 새 대통령, 새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수색작업도 좀 해 주고 또 7시간의 진실도 밝혀주고 여러 가지로 바라는 게 많으실 텐데. 특히 7시간 관련해서는 황교안 대행이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지정해서 봉인을 한 상태입니다. 이게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영오> 문재인 대통령께서 봉인 해제해야 한다고 공약 중에 말씀하셨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봉인은 당연히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것은 해제할 거고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꼭 밝혀주신다고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또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3년 동안 정말로 힘들게 버텨왔던 것들이 위로가 된 느낌이에요.
◇ 김현정> 희망이 보이니까?
◆ 김영오> 네.
◇ 김현정> 지금 대통령한테 요모조모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해 주기는 하셨지만 끝으로 이 얘기는 꼭 해야겠다. 남아 있으면 하십시오. 기회 드리겠습니다.
◆ 김영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당연히 부탁드리고 싶고요. 또 이제 모든 국민이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해 주시면 좋겠고요.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을 믿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제가.
◇ 김현정> 믿으세요, 신뢰하세요, 이런 얘기?
◆ 김영오> 네. 그래서 이제 광화문 광장에서 저하고 단식을 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힘쓰셨던 것들이 정치쇼가 아니었다는 것을 유가족들과 저희 아픈 사람들 꼭 약속을 지켜주시고 신뢰를 지켜서 국민들께 증명해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래요. 아버님, 어제 밤잠 못 주무신 것 같은데 이제 좀 주무시고요.
◆ 김영오> (웃음) 네, 그래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좋은 대통령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저도 바랍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영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세월호 유민 양의 아버지죠. 김영오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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