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5.18 민주화운동이 37주년을 맞은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온라인 상에서는 이를 지켜본 소감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로 9년동안 제창이 불허됐던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기도 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는 이날 페이스북에 "일을 하다 잠시 기념식을 보고 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이젠 국가가 치유해주고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나의 젊은 시절이 다 치유되는 마음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유 위원장은 "젊은 시절 우리를 거리로 나오게 했던 그 5.18, 시대정신이 되어버린 그 5.18 우리에게 5.18은 젊은 시절 가슴을 뚫고 가버린 아픔이자 분노였다"며 "이제는 더 이상 이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라고 전했다.
(사진=서천석 박사 페이스북 캡처)
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도 "국가 기념식의 기념사를 들으며 눈물이 나다니. 죽음의 공포를 견디며 도청에 머문 시민군들. 그들은 어떻게 존엄성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약하디 약한 인간의 내면에도 풀잎의 질김처럼 그런 강한 마음이 있는 것일까? 서로를 지키고 위로한 해방 광주의 장면들을 자꾸 떠올렸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 박사는 학창시절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느꼈던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두컴컴한 독서실에서 몰래 돌려본 두 권의 책. 광주 사진집, 그리고 황석영 씨가 쓴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속이 뒤집힐 정도의 분노를 느낀 순간이었다"며 "이런 짓을 한 자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고 9시마다 뉴스 시작이면 얼굴을 비췄다. 견디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인간은 한 번 산다는 것. 그렇다면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그때의 결심이 나를 조금은 잡아주지 않았을까 싶다"며 "80년 5월의 그 분들에게 나 역시 큰 빚을 진 셈이다. 조금은 더 낫게 살아야 한다. 이미 너무 많이 살았고 얼마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념식을 접한 이모씨는 "20대의 봄은 늘 눈물바람이었다. 슬퍼서 울고 분해서 울고 한심해서 울고. 친구가 잡혀가서 울고 누군가 목숨을 버려서 울고 내가 던진 돌에 누가 다치진 않았을까 무서워서 울고. 30대에 들어선 뒤에는 오월에 불렀던 노래가 들리면 조건반사인양 눈물이 나긴 했지만 그리 서럽진 않았다"고 술회했다.
이어 이씨는 "20년이 지난 오늘 그 재미없는 정부 공식행사를 보며 눈물이 그렁한다. 37년 내내 봄이면 눈물바람을 달고 산 분들이 있을 것이다. 내년 봄에는 그 슬픔이, 원통함이 조금은 덜해지길"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시민이라고 밝힌 최모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가르쳐주고 같이 불렀다"며 "대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가봤던 5.18 묘역에서 왠지 모르게 눈물흘리며 들었던 기분이 다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가수 전인권이 '상록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했다.
이에대해 네티즌들은 "누굴 지지하든 간에 다 같은 마음으로 열사들을 기리는 모습이 보기좋다", "기대이상 이었다. 영령들을 위해 마음을 담아 부르는 것이 느껴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