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우승하며 첫 금메달을 획득한 임효준이 환호하고 있다. 임효준 뒤에 있는 선수는 은메달리스트 싱키 크네흐트 (사진=이한형 기자)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임효준이 금메달을 차지하는 모습을 바로 뒤에서 바라본 은메달리스트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는 과거 스포츠 매너를 훼손하는 돌발 행동으로 빈축을 샀던 선수다.
크네흐트는 2014년 유럽선수권대회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최종 주자로 나섰다. 하지만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막판 뒤집기를 작렬한 러시아에 밀려 우승을 내줬다.
크네흐트는 환호하는 빅토르 안의 등 뒤에서 그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 욕설을 했다.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은메달을 따고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크네흐트는 그릇된 행동을 했다며 사과했지만 한동인 비판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크네흐트는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서 4년 전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임효준의 실력을 깔끔하게 인정했다.
크네흐트는 "6바퀴를 남기고 앞으로 치고 나가려고 했고 그게 잘됐다. 그런데 5바퀴가 남았을 때 내가 선두로 올라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5바퀴는 선두로 치고 나가기에는 너무 이른 타이밍이다. 뒤에서 누군가 나를 추월하지 않기를 바라며 계속 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임효준의 스피드가 나보다 조금 더 빨랐다"고 덧붙였다.
임효준은 크네흐트를 뒤따라가다가 3바퀴를 남기고 안쪽을 파고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안정적인 레이스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로 레이스를 마친 크네흐트는 환호하는 임효준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린 뒤 가볍게 머리를 툭 치면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남자 쇼트트랙은 임효준의 금메달로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 노 메달의 한을 풀었다. 임효준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딴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