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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아시아나..계속되는 고난의 행군



기업/산업

    '승자의 저주' 아시아나..계속되는 고난의 행군

    2년 연속 영업익 흑자.. 2018년이 경영정상화 분수령

     

    그룹의 자금력이나 외형 대비 '버거운 회사'를 인수해 홍역을 치렀던 아시아나그룹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항공업계 경쟁 때문에 또한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아시아나그룹은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을 팔고 CJ대한통운 주식 73만8천427주를 팔기로 했다. 이를 통해 5천억원 가량을 조달할 수 있다. 두 조치는 회사의 부채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아시아나그룹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17년말 현재 총부채 규모는 7조3478억원, 부채비율은 602.2%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부채 가운데 1/3쯤 되는 2조원 가량이 2018년 연내에 갚아야할 부채다.

    사내 유보금 1100억원과 매각대금 5000억원이 들어오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1조4천억여원의 부채는 자산의 추가매각이나 부채 상환기일 연장 없이는 갚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갚아야할 부채가 많다보니까 자산을 파는 거고 만기가 돌아오는 건(부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기를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그룹의 현금 유동성 확보능력 대비 전체 부채규모가 커서 부채상환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유동성 문제의 핵심은 그룹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부가가치창출 여력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려가 깊다. 2012~2015년 내리 4년동안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최악의 경영난을 겪었다. 부채 규모가 커서 벌어들이는 수익(영업익)으로는 은행이자도 갚지 못했다.

    위기에 몰린 아시아나는 2016년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가 임원 임금삭감, 차량반납 등 경비절감과 사업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2564억원, 2017년 2736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아시아나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약진에 따라 갈수록 사업환경이 나빠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최고의 수익을 거둔 저비용항공사들은 올해들어 항공기 대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경쟁우위를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저비용 항공이 생기기 전에는 한중, 한일노선이 큰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단거리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며 "장거리 항공기 비율을 점점 높이는 등 사업구조를 장거리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아시아나는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구조조정작업이 올해도 약발을 발휘할 지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이 그동안 진행된 구조조정의 결과에도 기인하지만 그보다는 환율의 영향이 컸던 탓에 흑자기조가 정착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주력 계열사가 수년 동안 적자에 허덕이다 보니 그룹 내부의 자금사정은 악화일로를 걸었고 과도한 부채부담은 그룹 전체를 더욱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그룹의 부채는 상당액이 2006년 대우건설(6조4천억원)과 2008년 대한통운(4조1천억원) 인수 과정에서 늘어난 것이다.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2007년 리먼 브러더스사태로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자 3년도 안돼 대우건설을 매물로 내놨다.

    그러나, 대우건설 매각이 지연되면서 금호생명과 금호고속 등 많은 계열사를 매각하고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에 대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그룹이 해체위기를 맞기도 했다.

    최고경영자의 무리한 M&A시도에서 시작된 아시아나그룹의 위기는 지난 2006년 첫발을 내디딘 저비용항공사들의 약진과 함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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