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넓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식과 터전을 넓히는 '인류의 노력'을 바라봅니다. 지구를 넘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 '코스모스토리' 시작합니다.
NASA's James Webb Space Telescope 페이스북 캡처 7월 12일, 약 7개월 간 준비를 거쳐 첫 공식 풀컬러 이미지와 분광데이터를 공개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은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천문학자, 정치가, 일반 학생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우주애호가들은 관측자료가 공개된 순간 저마다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전율했죠.
그 놀라움의 순간에서 약 2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제임스 웹은 천문학자들과 웹을 준비하는데 기여한 우주기관의 관측임무(Cycle 1 go)를 배정해 쉴틈없이 다양한 임무활동을 해왔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제임스 웹의 미션 결과물 중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부 천체에 대한 관측 이미지와 데이터를 공개해왔습니다.
타란툴라의 품에서 형성되는 별을 포착한 제임스 웹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으로 촬영한 타란툴라(독거미) 성운. NASA, ESA, CSA, STScI, Webb ERO Production Team 첫번째는 6일 공개된 타란툴라(독거미) 성운입니다.
황새치자리에서 약 16만 광년 거리에 위치한 이 천체는 대마젤란 은하의 국부 은하단에서 가장 크고 밝은 별 형성 구역입니다. 제임스 웹은 이 성운을 관측하는데 근적외선 카메라(NIRCam),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 중적외선 기기(MIRI) 등 3가지 기기를 활용해 관측했습니다. 그 덕분에 타란툴라 성운의 전체적인 구조와 중심부 다단계로 형성된 별의 생성 과정을 명확하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성운은 거미 모양의 형태 바로 앞 부분에 별을 토해내는 듯 군집형태의 별들이 밀집돼 있는데 과거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담아낼 당시에는 이부분의 빛이 산란되고 우주먼지들로 인해 별들의 모습을 관측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근적외선과 중적외선 관측을 통해 별들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제임스 웹의 중적외선 기기(MIRI)로 촬영한 타란툴라(독거미) 성운. NASA, ESA, CSA, STScI, Webb ERO Production Team 중적외선 기기로만 바라본 타란툴라 성운은 근적외선으로 바라본 것 대비 다른 시야를 제공했습니다. 먼지와 별들이 모여있는 중심 부분을 확대해 촬영했는데요. 이미지에서는 더 밝고 타오르는 불길처럼 먼지가 빨갛게 표현돼 있습니다.
하지만 나사에서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에서 "뜨거운 별은 사라지고 더 차가운 가스와 먼지가 빛난다"고 전했습니다. 밀집한 성운에서 짧은 파장의 빛은 먼지에 흡수되거나 산란되는데요. 이러한 특징 때문에 근적외선 카메라에서는 탐지가 어려워 차갑고 보다 어둡게 표현됐습니다.
타란툴라(독거미) 성운 내 먼지구름 속 숨어있는 별을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으로 분석한 자료. NASA, ESA, CSA, STScI, Webb ERO Production Team 이어 제임스 웹은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로 성단의 왼쪽 상단부분 먼지 구름에 숨어있는 어린별을 관측하고 분석했습니다. 관측전 과학자들은 이 별이 오래된 별이고 주변의 거품을 제거하는 과정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적외선으로 관측·분석한 결과 이별은 오래된 별이 아닌 생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어린별이었습니다. 고해상도 적외선 스펙트럼 관측이 없었다면 알기 어려웠을 것 입니다.
이 별은 주변의 먼지를 뒤집어 뜬 모양으로 마치 거미줄로 휘감긴 고치처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린별의 항성풍으로 먼지가 걷혀야되지만 밀도가 높은 먼지들은 항성풍에 침식되지 않고 거대한 기둥을 형성했습니다.
인류은 수천년 동안 별을 바라보고 연구했지만 아직 별형성 과정은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먼지 속에서 별이 생성되는 현장에 대한 관측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이 천체에서 별의 형성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타란툴라 성운을 바라본 허블우주망원경,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기기(MIRI) 관측 이미지 비교. NASA's James Webb Space Telescope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타란툴라 성운에는 여러가지 흥미로운 관측 포인트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또다른 특별한 점이 있는데요. 타란툴라 성운은 우주의 별 생성이 왕성하던 시기인 '우주정오(Cosmic noon)' 시기와 비슷한 화학적 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주정오는 오늘날의 은하를 형성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빅뱅 이후 우주가 팽창하면서 수많은 별과 은하가 생겨났죠. 그런데 그 숫자가 어느 순간 감소하는 시점이 발생합니다.
왜 우주에서 별이 왕성하게 생겼다가 감소하는 건지, 왜 은하들이 별형성을 줄이고 서서히 사라져가는지, 이웃 은하간의 국지적인 영향이 얼마만큼 중요한 건지 모두 미스터리입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우주의 특이한 분기점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한 이 성운에서 연구를 통해 답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은하간 충돌과 별의 형성을 보여준 제임스 웹
은하간의 충돌을 보여준 수레바퀴 은하. NASA, ESA, CSA, STScI 두 번째는 지난달 2일 공개된 수레바퀴 은하(Cartwheel Galaxy)입니다.
조각가자리에서 약 5억 광년 떨어진 이 천체는 두개의 은하가 충돌하며 거대한 파장을 만들어냈고 수레바퀴와 같은 형태를 띤 환상적인 모습을 형성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가운데 회오리치는듯이 보이는 은하 주변에 큰 원을 그리면서 커다랗게 퍼져나간 둘레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둘레 안에 소용돌이 은하에서 보이는 특징인 '회전하는 팔'이 잘 형성돼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기기(MIRI)로 촬영한 것을 합친 것으로 허블 우주 망원경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명한 나선팔의 모습과 먼지 속에 숨어있는 별들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이미지내 중적외선으로 관측된 부분은 빨간색으로 표시됐고 근적외선 카메라의 데이터는 파란색, 주황색 및 노란색으로 표시됐습니다.
목성의 오로라를 포착해낸 제임스 웹
제임스 웹으로 촬영한 목성의 모습. 왼쪽은 커미셔닝 이미지, 오른쪽은 이번에 공개된 주디 슈미트의 이미지 프로세싱을 거친 목성의 이미지. NASA, ESA, CSA, and B. Holler and J. Stansberry (STScI), Jupiter ERS Team; image processing by Judy Schmidt. 세번째는 태양계에 있어 우리에게도 친숙한 목성 이미지 입니다.
이 이미지는 7월 15일, 8월 22일 두번에 걸쳐 관측됐는데요. 7월 관측분은 공식 관측 시작전 기기의 테스트 겸 진행된 커미셔닝 데이터였고 본래 성능을 발휘한 이미지는 8월에 공개됐죠.
우선 커미셔닝 데이터는 목성의 이미지가 제대로 담기긴 했지만 대적반조차 하얗게만 보일정도로 데이터 처리와 이미징 프로세싱이 되지 않은 결과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목성의 고리, 위성 유로파와 소행성의 이동하는 모습을 포착해내면서 과학자들에게 압도적인 성능을 다시 한 번 인식시켰습니다.
이후 8월 공개된 목성의 이미지는 보는이들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습니다. 커미셔닝 이미지와 확연하게 다른 점은 훨씬 더 디테일해졌다는 겁니다. 목성 구름의 결과 모양, 대적반이 회오리 치는 모습이 잡혔고 북쪽과 남쪽 극지방에 오로라가 형성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오로라가 극지방 정위치가 아닌 약간 틀어져 형성됐습니다. 이 것은 목성의 극축이 그만큼 틀어져 있을 수 있다고 짐작하게 합니다. 이어 주변에는 희미한 고리와 함께 작은 소규모 위성 아말테이아(Amalthea)와 아드라스테아(Adrastea)도 포착됐습니다.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관측한 목성의 이미지 여기에는 2가지의 필터(F212N : orange , F335M : cyan)가 사용됐습니다. NASA, ESA, CSA, Jupiter ERS Team; image processing by Ricardo Hueso (UPV/EHU) and Judy Schmidt. 이번에 공개된 목성 관측 자료에는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목성과 색이 다른 이미지도 포함됐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바로 웹의 데이터 공개방식과 연관이 있습니다.
제임스 웹이 관측한 모든 데이터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에서 관측 자료를 가공해 과학자들이 분석할 수 있는 파일로 만들어 '미쿨스키 우주망원경 아카이브'에서 공개합니다. 이 자료를 가지고 이미지프로세싱을 통해 색을 입혀 주관적인 강조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이미지도 적외선으로 포착된 빛 정보를 가시광 영역에 맞게 파장이 긴 것은 적색, 짧은 것은 청색으로 보이게 재구성했습니다. 작업자는 10년 전 허블 우주망원경 이미지 처리를 시작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주디 슈미트라는 미국인 시민 과학자입니다. 이 과학자는 관측미션을 의뢰한 드 파터르 박사팀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문명의 흔적? 자연적인 현상?…외계행성에서 이산화탄소 포착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로 분석한 WASP-39b 의 대기 분석 그래프. 뚜렷한 이산화탄소 특징이 포착됐습니다. NASA, ESA, CSA, and L. Hustak (STScI); Science: The JWST Transiting Exoplanet Community Early Release Science Team 네 번째는 외계행성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착해냈다는 소식입니다.
제임스 웹은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을 활용해 WASP-39b라고 명명된 외계행성 빛의 변화 분석방법인 '트랜짓' 분석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외계행성이 공전하면서 별 앞을 가리고 지나갈 때 별에서 방출된 빛이 외계행성을 거쳐 밝기가 변합니다. 이 빛의 변화를 분석해 외계행성에 어떤 대기 성분이 있는지,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외계행성의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이산화탄소가 뚜렷하게 발견된 첫 사례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뚜렷하게 존재하려면 대기내 함유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야하는데요. 행성에서 이 정도의 양을 가진다는 것은 자연적으로 구성됐을 수도 있지만 '인위적으로 구성됐을 일말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외계행성 WASP-96b의 분광 데이터. 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포착됐습니다. NASA, ESA, CSA, and STScI 우리는 앞서 7월 WASP-96b 외계행성에서 트랜짓 분석을 통해 수증기를 발견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행성도 거대한 목성형 가스행성이고 항성을 공전하면서 매우 뜨거운 대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행성을 관측하고 연구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대기를 통해서 그 행성의 기원과 진화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태양계에 존재하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과 같은 가스행성은 어떻게 생성됐고 얼마만큼의 가스가 사용됐는지 알 수 없죠. 이에 대한 실마리를 다른 외계행성의 깨끗한 대기를 트랜짓 분석을 통해 알아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최초로 외계행성을 촬영한 제임스 웹
외계행성 HIP 65426 b 를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기기(MIRI)의 서로다른 필터로 관측한 이미지 입니다. NASA/ESA/CSA, A Carter (UCSC), the ERS 1386 team, and A. Pagan (STScI) 다섯 번째는 이달초 공개된 외계행성 촬영 이미지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지난 2017년 칠레에 있는 유럽남부천문대 초거대망원경에 있는 SPERE 기구를 이용해 HIP 65426 b라고 불리는 외계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1일 제임스 웹으로 촬영한 결과물을 공개했습니다.
이 행성은 목성의 약 6배~12배에 달하는 가스행성이자 생성된지 약 1500만 년~2000만 년 정도 되는 어린행성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왜 이러한 행성을 제임스 웹을 동원해 촬영했을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밤하늘에 떠있는 은하와 별을 수없이 관측하고 이미지를 담아왔습니다. 하지만 외계행성을 촬영하진 못했죠. 그 이유는 행성은 빛을 발하는 존재가 아니기에 매우 어둡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별 주변에는 그보다 더 많은 외계행성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하나하나가 우리에겐 연구의 대상이자, 지구를 벗어나 새로운 우주로 진출하려는 인류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외계행성을 촬영했을까요? HIP 65426 b는 중심별로부터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거리(AU)보다 약 100배 떨어져 있습니다. 이 거리는 제임스 웹이 이미지에서 행성과 별을 분리해낼 수 있을 정도인데요.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기구(MIRI)에는 별빛을 차단하는 작은 마스크 세트인 코로나그래프가 탑재돼있어 이처럼 특정한 조건의 외계행성을 직접 촬영할 수 있습니다.
공개된 이미지를 살펴보면 각 필터 이미지에서 보이는 행성의 모양이 기기마다 다르고 필터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요. 그이유는 두 기기가 빛을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고 필터마다 투과하는 빛의 양과 파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제임스 웹의 압도적인 해상도가 아닌 작고 뿌옇게 보이는 이미지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특정조건에서 이 정도의 성능으로 촬영해야 겨우 저렇게 담아진다는 점에서 외계행성 촬영이 얼마만큼 힘든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여기에 나사는 "(이번 촬영을 통해)외계행성의 물리, 화학, 형성에 대한 우리의 전반적인 이해를 형성할 수 있는 더 많은 외부 행성들의 이미지들이 앞으로 나올 것"이라며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행성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놀라움은 계속 될 것입니다
NASA's James Webb Space Telescope 페이스북 캡처 이름처름 빡빡한 스케줄로 관측미션을 수행중인 제임스 웹은 달 뒤편 라그랑주 2점에서 지금까지 가려진 우주의 진짜 모습을 포착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식 관측물이 공개될 때마다 그 신비로운 모습에 감탄하지만, 사실 그 천체는 변함 없이 그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우리를 기다려왔죠. 그 본 모습을 이제서야 포착했을 뿐입니다.
최고의 예술가는 자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인식한 우주의 진짜 모습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제임스 웹의 미션기간은 앞으로 십수년간 예정돼 있죠. 그동안 우리는 새로운 우주의 모습을 기대하며 매번 놀랄 준비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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