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FTA 시대…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메가FTA 무한 경쟁…농업·농촌은 어떻게 변할까⑦]

편집자 주

2004년 한·칠레 FTA가 발효된 이후 국제적인 협력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농업·농촌 분야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FTA 체제 20년 동안 한국 농업은 어떻게 발전했는지, 향후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FTA 관련 이슈들을 종합 분석한 '메가FTA 무한 경쟁…농업·농촌은 어떻게 변할까'를 7차례에 걸쳐 기획보도한다.

전라북도 전주시 배 농가의 여물지 않은 새끼배. 박준현 기자전라북도 전주시 배 농가의 여물지 않은 새끼배. 박준현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FTA 발효 20년…한국 농업 어떻게 변했나
②FTA 미래 20년…한국 농업, 산업化 시계는 빨라진다
③FTA 미래 20년…식단의 고급화 열풍이 분다
④FTA 발효 20년…한국 농촌 어떻게 변했나
⑤FTA 미래 20년…한국 농촌, MZ세대가 몰려온다
⑥FTA 미래 20년…한국 농촌, 힐링의 삶 즐긴다
⑦메가FTA 시대…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끝)

메가FTA 시대…전문가들의 의견은?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남경수 전문위원

    "보호할 산업과 성장시킬 산업을 구분하고, 직접수출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등 여건에 맞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 순천대학교 농업경제학과 한재환 교수

    "농업·농촌이 '지속가능'해지도록 친환경 농업의 발전과 귀촌희망인 지원에 힘써야 한다."

  •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곽용범 교수

    "한농대 학생들은 물론 농민들에게 수입을 막는 것이 아닌, 역으로 수출하기 위한 대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가르친다."

대한민국은 2024년 7월 기준 이미 59개국과 22건의 FTA를 체결했다. 또한 신흥국가와 추가로 FTA를 추진 중이다. 진행중인 협상에는 '메가FTA' 내용도 포함돼 있어 다양한 국가와의 글로벌 무역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농축산물의 수입·수출시장이 확대된다는 신호다. 국내시장에 의존하던 농축산업에 변화의 시기가 왔음을 뜻한다.
메가FTA는 1대1 자유무역협정을 넘어 여러 국가가 모여 한 개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형태의 FTA다. 대표적으로 한국은 15개의 아시아 국가가 포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여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 협정의 규모는 2021년 기준 29조 7180억 달러. 이는 해당 년도 세계경제의 30.6%에 해당하는 거대한 규모다.
FTA 속에 급변하는 농촌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농업인도 생긴다. 수출보다는 국내에서만 사업을 전개했던 많은 농업인들은 실제 FTA 체결 이후 피해를 입었다. 농업인들은 지속적으로 FTA가 야기할 문제에 지원대책을 요구했고, 정부는 매년 보완대책을 수립해 국내 농가를 지원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정부는 농산업, 축산업, 원예산업 등에 종사하는 농업인들을 위해 32개의 지원대책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팜 ICT 융복합 시설보급, 컨설팅 지원 사업 비용에 649억 5800만원 예산을 배정해서 지원해 농업인들의 효율적인 노동을 보장하고 있다. 스마트팜으로 과수를 재배하면 센서 등을 이용해 온도, 풍속, 감우, 조도 등의 요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환풍기, 차광커튼, 보온커튼을 원격으로 조절해 재배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FTA 이행에 따른 국내 대책 추진 관련 농업인 교육·홍보 사업이나 농산물, 농식품 등의 수출 확대를 위한 컨설팅 사업 역시 21억 67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수출에 익숙하지 않은 농업인들을 돕고 있다.
스마트팜을 활용한 토마토 농원. 경북도 제공스마트팜을 활용한 토마토 농원. 경북도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의 양주필 식품산업정책관은 "정부가 올해 100억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K-Food+ 수출 혁신 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업체별 맞춤형 메뉴를 선택해 지원 받는 '수출 바우처'를 확대하고, 저온 유통체계 등 국내외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양 정책관은 "한류콘텐츠 연계 마케팅 강화, 수출펀드 등 민간 투자 지원, 대·중소기업간 협업모델 확산 등을 통해 기업이 활약할 수 있도록 무대를 준비하겠다"며 "현장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해소하기 위해 현장과 주기적으로 소통해 수출업체는 물론 정부가 기업과 원팀이 되어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FTA 체결 이후 농산물 수입 증가로 예상되는 국내 농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피해 영향조사'를 거쳐 농업인들 지원을 위한 국내보완대책을 수립해 시행했다. 특히 농업인들에게 08년~23년 간 총 37조 7754억원을 지원해 매년 FTA 대책에 대한 성과분석과 결과보고를 이행하고 있다.
농식품부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주로 농업인들의 역량강화와 경영안정, 과수·원예의 경쟁력 제고, 농업분야 신성장 동력 창출, 수입 피해 직접 지원 등의 분야에서 지원사업을 설계해 농업인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재해보험과 가출질병 치료보험, 농기계 임대 지원 등을 통해 농업인들의 경영안정을 이끌어냈다"며 "해외정보조사, 우수 농식품 판로 개척 등의 수출 관련 지원을 통해 농식품 수출액은 04년 기준 21억 달러에서 23년 92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향후 메가FTA 체제에서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남경수 전문위원은 "메가FTA 시대에서 한국은 농축산물 수입국으로서 국내 농업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경쟁력 있는 농업상품을 발굴해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입 원료로 농축산물을 가공해 재수출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복합적 개념을 설명했다. 보호할 산업과 성장시킬 산업을 구분하고, 직접수출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등 여건에 맞는 적극적인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한국만의 농산업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남 위원은 "메가FTA 시대에 발 맞춰 성장하면 우려한 것보다 훨씬 많은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순천대학교 농업경제학과 한재환 교수는 한국 농업의 미래 전망에 대해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 이라는 키워드로 친환경 농업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스마트 농업이 앞으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유기농업, 무농약 농업, 탄소중립 농업, 신재생에너지 등 농업농촌이 다양한 친환경 농업을 통해 지속가능하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속가능'이라는 단어에서 농촌 인구에 대한 지적도 노출시켰다"며 "농촌이 고령화가 되고 있고 국가적으로 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게 정말 큰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농촌에 있어서 도전 과제이며, 청년 농업인들을 어떻게 키워내고 귀농에 관심있는 귀농희망인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20년 뒤에도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청년 농업인들의 요람인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에서 과수전공 교수 겸 교학과장인 곽용범 교수는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농가는 품질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며 "농업인들이 맛 좋고, 품질좋은 상품을 납품하면 자연스레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실습 현장. 송정훈 기자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실습 현장. 송정훈 기자
곽 교수는 "수확·유통 시기가 겹치지 않는 뉴질랜드 같은 남반구 국가들과 교역을 하는 것이 국내 산업과 농업을 보호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이런 모색과 함께 대외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소비자들은 '신토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더이상 설득되지 않으며 품질 경쟁력을 갖춰야 수입산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산을 사먹는다"고 밝혔다.
그는 농촌진흥청 연구자 시절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경쟁력을 갖춰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한농대 학생들에게도 (FTA와 관련해) 방어만 할 게 아니라, 역으로 수출하기 위한 대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메가FTA 체제에서 한국 농가가 살아남기 위해선 품질 향상 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다양한 친환경 농업으로 지속 가능한 농촌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보호산업과 성장산업을 구분하고 여건에 맞는 적극적인 정책도 펼쳐야 하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 본 기사는 2024년 FTA교육홍보지원사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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