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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빅테크 버렸다…버핏이 '뉴욕타임스' 산 이유[계좌부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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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AI 시대에 빅테크 버렸다…버핏이 '뉴욕타임스' 산 이유[계좌부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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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우리의 주식투자 목표는 원금 회복! 마이너스 계좌를 보며 마음 아파할 시간이 없습니다. 놓쳤던 한주의 주식시장 이슈를 정리하고, 구루들의 투자법도 '찍먹'하면서 계좌에 불(bull)이 붙을 때까지 우리 함께해요! 계좌부활전은 투자를 권유하거나 종목을 추천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연합뉴스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연합뉴스
    미국 기관투자자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포트폴리오가 공개(13F 공시)됐습니다. 최대 관심은 워런 버핏의 은퇴 전 마지막 투자인데요. 버크셔 해서웨이는 인공지능(AI) 빅테크인 아마존 보유지분 77%를 매도하며 사실상 포트폴리오에서 퇴출했습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에 3억 5천만달러(약 5070억원)를 신규 투자해 지분 3.11%를 확보했습니다. 물론 버핏이 당시 최고경영자(CEO)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투자 결정에 관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뉴욕타임스가 버크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13%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AI시대'에 빅테크를 팔고, 사양산업이란 평가를 받는 언론사에 투자한 곳이 버핏의 버크셔입니다. 13F 공시에는 투자 이유를 기재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한 이유가 더 궁금한데요.
     
    인베스팅닷컴 등은 가짜뉴스와 AI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가진 희소한 가치에 버크셔가 투자했다고 해석했습니다.
     
    사실 미국 기관은 언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켄 피셔는 저서 '역발상 주식투자'에서 10개의 장(章) 중 1개의 장을 할애해 언론을 비판합니다. 그 주요 내용도 매우 뼈아픕니다.
     
    "CNN이 24시간 뉴스를 방송하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방송국들이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뉴스는 오락거리로 전락했다. 객관적인 보도로 신뢰받는 언론인이 밀려나고 주장과 편견과 겉치레가 뉴스를 채웠다. 이어서 인터넷이 등장해 공짜 정보로 독자들을 유인하고 헐값에 광고주들을 훔쳐가자 전통적인 인쇄매체들은 베테랑 기자를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보도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관점도 협소해졌다. 이제 주요 금융지에 올라오는 기사도 대부분 풋내기 기자들이 쓴 글이다. 이들은 경험이 부족한 탓에 모든 사건을 유례없는 거대한 사건처럼 기술한다. 사실을 확인하거나, 출처를 점검하거나, 주장을 검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바뀌지 않았다. 나쁜 뉴스가 잘 팔린다는 사실이다. 대중매체는 친절한 마음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자선단체가 아니다. 사람들의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공포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조직이다."
     
    버핏도 2020년 지역 매체이긴 하지만, 보유한 언론사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과 빅테크의 타겟팅 광고에 밀린 언론사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버핏의 투자 철학은 '독점적 해자'가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가 가진 독점적 해자는 무엇이길래 버핏이 다시 언론사에 투자한 것일까요?
     
    연합뉴스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4분기 디지털 구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9% 상승한 3억 8150만달러(약 5530억원)입니다. 이 같은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보유 현금은 12억달러(약 1조 7400억원)에 달하고 배당금도 주당 18센트에서 23센트로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말 기준 1280만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140만명의 구독자가 증가했고, 4분기에만 45만명이 늘었습니다. 내년 말 목표 구독자 1500만명 달성도 유력해 보이죠.
     
    여기에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아마존과 AI 모델 훈련용 콘텐츠 라이선스를 계약하며 연간 2000~2500만달러(약 290~362억원)를 받기로 했습니다.
     
    즉 든든한 현금흐름이 보장돼 있고, 배당금 상향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버핏과 같은 투자자라면 누구나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요소입니다.
     
    여기에 약 6천명에 달하는 임직원 가운데 절반인 2800명 이상이 저널리즘 인력입니다. 기자뿐만 아니라 제작 및 편집 등 콘텐츠 생산자를 모두 포함하는 숫자이고요. 이들이 만드는 탐사보도와 또 이를 뒷받침하는 취재비용 등 규모의 경제가 만드는 압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뉴스와 게임(워들), 요리 레시피, 스포츠 등을 묶은 구독 시스템도 장점입니다. 뉴스 '단품'만 파는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구독제'를 만들어 전환 비용을 키운 것이죠. 즉 코카콜라와 시즈캔디처럼 다른 제품을 선택할 수 없는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가진 것입니다.
     
    이 같은 뉴욕타임스는 2015년 마크 톰슨 당시 CEO의 전략메모 'Our Path Forward(우리가 나아갈 길)'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메모는 트래픽(클릭 수) 장사하지 말고 뉴욕타임스 생태계에 더 오래 머무는 '충성 독자'를 만들자는 게 핵심입니다. 독자의 관심사와 읽기 습관에 맞춘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개발자와 데이터 부서가 완벽하게 융합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훌륭한 기자가 만들어 내는 대체 불가능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죠.
     
    버핏은 어릴 때 신문을 배달하며 모은 돈으로 투자의 종잣돈을 마련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매일 출근하면 5개의 신문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요. 2006년 주주서한에서는 "자유롭고 활기찬 언론이 위대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평생 언론을 사랑한 버핏은 은퇴 전 마지막 투자에서 투자의 비밀이 아니라 'AI 시대에 살아남는 법'을 언론에 선물로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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