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진통제로 알고 붙였더니…1020 '마약 백서'

핵심요약

코로나19 이후 1020세대 마약류범죄 증가…다크웹·가상화폐 사용해 구입
모르핀보다 100배 강력한 펜타닐…1020세대에서 사용량 급증
환자들 개인의 경각심 필요하지만, 의사 사회의 자정기능도 중요

"허리가 아프다.", "디스크 수술 예정이다."
 
10대 청소년들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기 위해 의사에게 허위로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성 진통제를 판매하고 직접 투약한 고교생 등 10대 41명을 무더기로 검거했습니다. 이들은 부산·경남 지역 병원 등에서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판매하는가 하면, 공원·상가 화장실과 학교 안에서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1020세대 마약류범죄 증가

최근 인터넷과 다크웹, 텔레그램 같은 경로를 통해 마약을 접하지 않던 일반인들도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마약류 범죄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이 밝힌 마약류 사범은 2011년도부터 2014년도까지 9천여명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1만 8천명 선으로 증가했습니다. 한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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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젊은 층에서 마약류 사범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마약류 사범 비율을 살펴보면 30대 이상 마약류 사범은 감소했지만, 1020세대 사범은 오히려 급증했습니다. 마약류 유통 방식이 인터넷(다크웹)과 가상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더해, 코로나19로 늘어난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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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에서 밝힌 인터넷 마약류 사범을 살펴보면 지난해 6월 대비 5.4%p 증가했고, 이중 다크 웹과 가상화폐 이용 사범 역시 같은 기간 4.8%p 상승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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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당국은 인터넷·가상화폐를 이용한 마약류 거래를 집중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마약류 유통 불법 사이트는 신속 삭제·차단하고 임시마약류 지정을 통해 신종 유사 마약류 반입·유통을 조기에 차단한다는 계획입니다.

모르핀 보다 100배 강력하지만···1020세대에서 불티

문제가 되고 있는 '펜타닐'(Fentanyl)은 1959년 처음 합성된 강력한 진통제로, 오남용 가능성이 크고 의존성이 높아 통제 물질로 지정됐습니다. 모르핀보다 약 100배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 말기 암이나 만성 통증 환자 치료의 마지막 단계에서 마취제로 쓰입니다.
그만큼 남용시 내성과 의존성이 매우 빠르게 진행돼 과다 복용의 위험과 호흡 기능 저하로 쉽게 사망에 이를 수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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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펜타닐과 그 유사체의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2015년 약 5천명에서 2016년 1만 9천명, 2017년에는 2만 8천명 이상으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도 펜타닐 오남용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유독 젊은 층의 증가율이 눈에 띕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대의 펜타닐 패치 사용량 증가율은 전년대비 무려 2736.4%까지 치솟았습니다. 20대 또한 2019년 9567명이던 사용자가 지난해 2만 3879명으로 149.6%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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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무분별한 처방···"의사들 안에서의 자정기능 필요"

1020세대의 펜타닐 패치 사용량이 증가한 이유로는 의사 처방을 통해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됩니다.
펜타닐 패치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구매가 불가한 마약성 진통제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의 처방전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고 수기로 처방전을 내주는 경우가 있어 펜타닐이 남용되거나 유통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3~4년 전만 하더라도 힙합이나 래퍼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펜타닐 패치가 일반인들 사이에도 퍼져 최근 일반 젊은 층 환자가 많이 늘었다"며 "그 사람들은 의사가 처방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서도 연령이 낮을수록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약류 의약품 중복처방·과다처방 요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일이 있냐'는 질문에 4.2%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20대'가 9.7%로 가장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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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장은 마약성 의약품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들 개인의 경각심이 필요하지만, 공급책(의사)을 차단하지 않고는 소비자들이 윤리적으로 판단해 마약을 사용하지 않기는 어려워 의사들 안에서의 자정기능이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나 식약처가 시민들이 마약성 의약품에 더욱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마약성 진통제나 의약품에 대해 더욱 홍보하고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정부는 내년 3월부터 허가 범위를 벗어난 마약류 사용에 대한 취급 제한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개정이 마약류 오남용 예방과 국민 보건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마약류 불법 유통과 오남용을 막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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