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인부들이 중국 북서부 산시성 시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SCMP 캡처중국은 베이징과 허베이의 코로나19 소규모 집단 반발로 새해 문을 열었고 1300만명이 사는 시안 봉쇄로 문을 닫게 됐다. 중국도 여전히 코로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년의 한 가운데인 7월 1일에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렀지만 감동과 감격은 단 몇일, 소수의 당원에게나 해당됐을 뿐 대부분의 라오바이싱(일반 인민)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바빴다.
세계 최강 아메리카호의 선장이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바뀌자 중국이 상대해야 할 일들과 국가들이 많아졌다. 인권이 강조되면서 신장 관련 뉴스가 외신을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을 방어하느라 바빴다. 인물 키워드로 2021년 중국을 되돌아 본다.
(윗줄 왼쪽부터) 마윈, 청웨이, 쉬자인, 펑솨이, 지미라이, (아랫줄 왼쪽부터) 펑린, 장잔, 멍완저우, 우징, 왕야핑. SCMP·연합뉴스·바이두·빈과일보·텅쉰망 캡처 마윈-중국 대표 혁신가에서 유랑자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SCMP 캡처중국을 대표하는 기업가이자 혁신가인 마윈은 지난해 10월 한 포럼에서 금융 당국을 정면 비판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인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 증시 동시 상장은 전격 취소됐다. 마윈 발언의 여파는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반독점, 사이버 안보, 근로자 권익 보호 등을 내걸고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퇀 등 대형 IT기업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졌다. 두문불출했던 마윈은 홍콩을 거쳐 스페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웨이- 중국판 우버 창업자…디디추싱에 봄은 다시 올까
디디추싱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청웨이. 연합뉴스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식 직후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앱 디디추싱에 대한 보안조사가 시작됐다. 데이터 보안 위험에 대비하고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설명이 붙었다. 채용정보업체와 물류앱 등 세 곳에 대한 조사가 뒤를 이었다.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한 업체들이었다. 1백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 중국 인터넷 회사는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려할 경우 사실상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증시에 상장했던 기업들이 홍콩과 선전으로 돌아오고 있다.
쉬자인 - 한때 중국 최대 후보였지만 '부채·문어발'에 발목 잡혀
헝다그룹 회장 쉬자인. 연합뉴스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그룹 헝다(에버그란데)의 총수다. 헝다는 중국 100대 기업에 들 정도로 손꼽히는 기업이었지만 우리돈 365조원의 부채에 허덕이다 지난달부터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그의 성공신화도 막을 내리게 됐다. 헝다그룹의 위기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차입경영, 방만경영, 문어발식 확장의 사필귀정이라고도 할수 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도산하는 제2, 제3의 헝다 속출하면서 중국의 부동산과 금융을 위협하고 있다.
펑솨이 - 中 고위층의 민낯을 드러내 보이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연합뉴스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11월 초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장가오리 전 부총리와의 부적절한 관계와 성폭행을 당했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글은 곧 삭제됐지만 국제사회가 펑솨이의 안전과 투명한 조사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펑솨이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과 영상통화를 하고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관람하며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국의 조종하에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미라이 - 빈과일보, 빗속에서 홍콩시민과 고통스럽게 이별
홍콩의 반중매체 빈과일보 사주 지미라이. 연합뉴스홍콩의 반중매체 빈과일보 사주로 지난해 12월부터 구속 상태에 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가 많아 일부 혐의는 형이 확정됐고 일부 재판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가 대주주로 있던 빈과일보는 자금이 동결되고 편집장 등이 무더기로 체포된 끝에 6월 24일 폐간했다. 6개월 뒤 치러진 홍콩 입법회 선거에서는 친중파가 싹쓸이 했다. 홍콩은 그야말로 중국의 일부가 됐다.
펑린 - 시진핑 앞에서 충성맹세한 대학생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서의 펑린. 바이두 화면 캡처7월 1일 톈안먼광장에서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에 대드는 외부 세력은 14억 인민이 쌓은 철의 만리장성에 부딪쳐 머리가 박살 나고, 피가 철철 흐를 것이다"고 말해 세계를 오싹하게 했다. 하지만 영문 번역본에서는 빠져 내부 결속용임을 드러냈다. 펑린은 촨메이대 3학년으로 시 주석 앞에서 '천안문 맹세'를 낭독했던 4명의 젊은이 가운데 한 명이다.
장잔 - 그는 올 겨울을 넘길 수 있을까
'우한 코로나'를 취재했다가 감옥에 갇힌 시민기자 장잔. 빈과일보 캡처
38세의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다. 지난해 우한봉쇄 당시 현지를 생생하게 취재해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도시를 봉쇄했다고 비판하는 글과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5월 공중소란 혐의로 체포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오랜 단식 저항으로 올 겨울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오빠의 우려가 있었다. 언론자유가 없는 중국 현실을 상징한다.
멍완저우 - "나를 집으로 이끈 건 찬란한 중국의 붉은빛"
화웨이 그룹 부회장 멍완저우. 연합뉴스중국의 대표적 기술기업 화웨이의 재무 책임자이자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이다.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가택 연금 상태에 놓이면서 석방돼 2년 9개월만에 귀국했다. 오성홍기가 그려진 비행기 출입문이 열리자 빨간 드레스를 입은 멍완저우가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자 환호성이 터졌다.
귀국해 트랩에서 내려오는 멍완저우. 연합뉴스우징 - 반미영화 장진호 주인공
영화 '장진호' 포스터. 왼쪽이 주연배우 우징. 사진은 텅쉰망 캡처첨예해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탄생한 반미영화 '장진호'의 주인공이다.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이 영화는 '패왕별희'를 만든 첸카이거, '황비홍' 시리즈의 쉬커, 액션 영화 전문인 린차오셴 등 유명 감독 3명이 공동으로 연출했다. 우징은 '유랑지구', '전랑' 등에 출연하며 국민배우 반열에 올랐다. '장진호'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과 총부리를 겨눴던 한국입장에서는 불편한 영화지만 영화 속에 한국인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공산당원들은 이 영화를 보고 토론회를 열었다.
왕야핑 - 유리천장 뚫고 중국 우주굴기의 상징으로
선저우 13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3명. 맨 오른쪽이 왕야핑. 중국의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이자 톈궁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첫 번째 중국의 여성 우주인으로 등록된다. 연합뉴스중국이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을 건설하기 위해 두 번째로 발사한 선저우 13호에 탑승한 3명의 우주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중국 사상 첫번째 우주인은 그가 아니라 선저우 9호에 탑승했던 류양이다. 중국이 만들고 있는 우주정거장 톈궁은 미국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운영이 중단되는 2024년에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