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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문가 "김연아 동상, 예술적 수준 너무 떨어져"



문화 일반

    미술전문가 "김연아 동상, 예술적 수준 너무 떨어져"

    "조각품시장 복마전...심의책임제 필요"



    - 시민단체 "제작비용 10배 부풀려져"
    - 임옥상 "청계천 조형물도 논란 사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군포시비리진상규명시민대책위원회 송성영 상임대표 / 미술연구소 임옥상 소장

    군포시에 가면 군포 출신 스타죠. 피겨여왕 김연아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앞에서는 연일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동상은 군포시가 지난 2010년에 5억원을 들여서 설치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비용이 무려 10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가 된 겁니다. 다시 말해서 5000만원짜리 동상을 예산 5억을 들여서 지었다, 이 얘기가 되는 건데, 문제는 이런 일이 비단 군포시만의 일이 아니라는 주장인데요. 무슨 얘기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김연아 동상비리 의혹을 제기한 곳, 군포시 비리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의 송성영 상임대표 연결을 해 보죠.

    김연아

     

    ◇ 김현정> 시민대책위는 어떤 단체인가요?

    ◆ 송성영> 군포시내에서 지방권력에 대한 시민감시운동 단체를 연대해서 조직이 됐고요. 비리예산 환수와 예산 바로세우기 등 지역운동단체로서 15개 단체로 구성돼 있습니다.

    ◇ 김현정> 15개 시민단체의 연합단체군요. 김연아 동상이라는 게 어떤 조형물입니까?

    ◆ 송성영> 공원에 높이가 6m 되는 쇠기둥 큰 것 위에, 지구본형상이 있는데 이것까지 합치면 한 7m 되겠네요. 그 위에 김연아 형상을 올려놓은 형태입니다.

    ◇ 김현정> 저도 그 조형물을 봤는데, 김연아 선수가 스파이럴이라고 하죠. 손 쭉 펴고 다리 한 쪽을 높이 들고.

    ◆ 송성영> 그런데 그게 꼭대기에 있어서 잘 안 보여요.

    ◇ 김현정> 자긍심을 높이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일텐데, 그 취지는 좋아요. 그런데, 이게 뭐가 문제인 겁니까?

    ◆ 송성영> 비용이 너무 부풀려졌습니다. 그것도 설계시공에서부터 부풀려진 비용을 시공과정에서 더 허접하게 제작이 돼서 아주 싸구려 제작이 됐다. 이렇게 저희들이 조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 김현정> 군포시에서는 5억 2천 만 원 정도 예산이 들었다고 얘기를 하는데 시민단체가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송성영> 네, 터무니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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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정> 근거는 뭡니까? 허접하게 싸구려 제작이 됐다고 보는.

    ◆ 송성영> 저희측이 조사한 바로는 10분의 1 가격이면 됩니다. 그 근거를 말씀드리면 저희가 실시 설계할 때 나온 설계비용에 대해서 그대로 실시를 했는지 조사를 했고요. 그랬더니 그 실시설계대로 제작이 안 됐어요. 그럼, 실시설계대로 시공이 안 됐으면 싼 걸로 제작되서 금액이 다운되어야 되는데 비용은 실시설계 금액의 입찰된 한 85%, 90% 5억여 만원이 지출이 된 거죠. 그대로.

    ◇ 김현정> 예를 들면 재료가 원래 원안에 있던 것보다 훨씬 싼 재료를 썼다든지 이런 식으로 됐다는 말씀인가요?

    ◆ 송성영> 그렇죠. 그렇습니다. 두께 같은 거, 형상 같은 거. 예를 들어서 지구형상을 만드는 거, 파이프로 구겨서 하는데 금액이 엄청 들어가는데 일반 철로 구부려서 해 버리고 이런 것들이죠.

    ◇ 김현정> 그런데 반론을 하자면 예술작품인데 어떻게 재료비만 가지고 값어치를 따지느냐, 1억이 될 수도 있고 5억이 될 수도 있고 이건 예술가 마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송성영> 그런 거야, 진정한 예술작품이면 저희들도 동의하는데요. 그 조형물을 보면 작가명도 없어요.

    ◇ 김현정> 작가명이 없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 송성영> 작가가 불분명하다라는 얘기죠. 이게 시공으로 여러 업체가 달려들어서 디자인한 업체 따로, 무슨 실시설계업체 따로 기둥업체 따로 이렇게 해서 종합적으로 만들어졌고 일종의 조각가가 전체를 총괄한 마스터플랜 그런 과정이었기 때문에 작가가 없어요. 그리고 5억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에게도 의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론입니다.

    ◇ 김현정> 세계적인 유명작가에게 맡겼어도 그 가격이면 된다는 말씀.

    ◆ 송성영> 5억이면 된다고 합니다. 지금 저희가 봤을 때 저 조형물은 아무리 쳐줘도 1억 안에서 작가비, 국내에서 훌륭한 작가가 하셨다고 해도 1억 안쪽이면 충분히 될 수 있는 거다는 얘기죠.

    ◇ 김현정> 지금 언론보도에는 조각가 이름은 나오던데, 그 작가가 혼자 맡아서 작품 활동을 한 게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 송성영> 네. 그 작가가 총괄을 했는데, 그러면 자신 있으면 거기다가 작가 이름을 명시를 해야 되는데 작가 이름이 없거든요. 누가 만든 작품이다. 이런 게 없습니다.

    ◇ 김현정> 허점이 많다는 말씀이에요.

    ◆ 송성영>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어느 선까지 일종의 짬짜미 공모를 한 거라는 의혹을 갖고 계신건가요?

    ◆ 송성영> 그렇죠. 저희가 오래전부터 조사를 해서 시에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시공 과정의 여러 가지 증빙서류 이런 것들을 다 요구했는데도 계속 지금 거절당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문제가 커지니까 한번 조사해 보겠다, 이렇게 커졌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시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시에서는 그런 입장입니다.

    ◇ 김현정> 군포시에서는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 적법하게 된 일이었다. 공무원과 제작자가 유착했다는 건 근거 없는 일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 송성영> 그러면 근거가 없으면 그 과정을 다 공개하면 되잖아요. 저희가 정보공개 청구를 했는데 공개를 안 하고 있고요. 적법하게 추진했다면 공공디자인심의위원회라는 걸 설치해서 운영해야 되는데 그것조차 안 했다는 게 경기도의 불법이라는 게 경기도 디자인팀의 설명입니다.

    ◇ 김현정> 혹시 다른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있습니까?

    ◆ 송성영> 다른 지자체에 여길 담당했던 교수가 아산시에 있는 맹사성 대감이라고 진짜 동상 형태로 만든 게 있어요. 조사를 했는데 거기도 수억이 들어갔는데 주변에도 아마 비슷한 경우가 전국적으로 많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우선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군포시 비리진상규명시민대책위 송성영 상임대표의 얘기를 먼저 들어봤고요. 이어서 미술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분은 조형물에 암시장이 있다. 실태를 좀 말하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미술연구소의 임옥상 소장이 연결돼 있습니다.

    김연아2

     

    ◇ 김현정> 김연아 동상비리의혹 듣고서 예술가로서 소감이 어떠세요?

    ◆ 임옥상> 이런 일들이 그렇게 처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늘 그러려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조형물을 보고 나서는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가치를 좀 예술가로서 매겨본다면?

    ◆ 임옥상> 너무 크고요, 너무 높고 비례가 맞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김연아가 주 내용인데, 김연아 상은 저 꼭대기에 아주 빈약하게 있고 그래서 비례가 맞지 않고 그러니까 내용이 아주 빈약한 거죠.

    ◇ 김현정> 예술적인 가치로 봤을 때 시에서 말하는 정도의 가치는 없다. 이런 말씀이세요?

    ◆ 임옥상> 수준이 엄청나게 모자르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예술가 시선에서 가치를 매겨본다면 어느 정도가 상식적인 수준입니까? 그 조형물은.

    ◆ 임옥상> 시민단체 분의 말씀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저는 보고요. 아마 유명한 작가라도 그 반 정도 가격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만든 것으로는 시민단체에서는 조금 너무 납득이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아무래도 일반 사람들도 디자인이라는 것은 또 디자인에 따른 대우를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 김현정> 예술로써 무형의 가치는 인정을 해야 되지만 그렇다고 치더라도 5억이라는 숫자는 너무 크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임옥상> 그건 너무 터무니없이 과대하게.

    ◇ 김현정> 이 문제가 그냥 군포시만의 문제였다면 저희가 오늘 이렇게 다룰 이유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의혹이 불거지자 여기저기에서 비슷한 일이 많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데, 실태가 어느정도인가요?

    ◆ 임옥상> 일종의 복마전이죠. 미술장식품, 장식미술품. 이쪽이 크게 보면 건축주와 브로커 그리고 작가 사이의 서로 그냥 짬짜미로 그냥 넘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고 있죠.

    가령, 건축주 입장에서는 가급적이면 미술 이게 법으로 돼 있기 때문에 안 했으면 좋겠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하기 때문에 작가에게부터 '할 사람은 많으니까 좀 싸게 하자.' 원래 그게 가격이 다 정해져 있는 거거든요, 예산이. 그런데 그걸 굉장히 후려치는데 그 사이에 브로커가 껴서 그걸 조정을 합니다. 그러니까 건축주도 먹고 브로커도 먹고. 작가한테는 아주 박하게 일이 떨어지게 되고 작가도 그게 일생에 흔한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거기서 조금이라도 남겨야 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 법적으로 시민들이 누려야할 것은 아주 작게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런 것이 일반적인 관행으로 돼 있습니다, 지금.

    ◇ 김현정> 혹시 대표적인 예가 있을까요?

    ◆ 임옥상> 그런 거 하나하나를 어떻게 열거 하겠습니다마는 우리나라 아주 대표적인 것으로 청계천 사업을 마치고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청계천에다가 세워놓은 올덴버그의 스프링이라는 작품.

    ◇ 김현정> 스프링이라는 작품 있죠. 높이 20m, 폭 6m, 무게 9톤짜리. 제작비 34억원.

    ◆ 임옥상> 그게 실질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일반적인 것들을 아주 대표적으로 그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임옥상> 일단 작가 선정에서의 투명성도 없었고 심의과정도 없었고 그리고 사후관리점검에 있어서도 시민들에게 설득력이 없고 그리고 예산은 누가 줬느냐? KT에서 기증했다, 이렇게 돼 있는데 KT는 그런 돈을 그렇게 함부로 쓸 수 있느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보거든요.

    기업이라는 게 뭐 사회적 책임이 있는 거고 말로는 다 글로벌스탠다드를 얘기하는데 이런 사회적 책임과 전제해서 이런 데서 한 발 더 앞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 결과물로 나타난 것입니다.

    ◇ 김현정> 지금 군포시의 김연아 동상을 놓고도 시민들 반응이 비슷한가요? 이건 좀 문제가 있다. 이런 반응?

    ◆ 임옥상> 그건 제가 모니터링을 못해봐서 모르겠는데, 그건 아는 사람은 다 알죠. 쳐다보면 저건 어떻게 됐고.

    ◇ 김현정> 어떻게 된 건지, 저거는 좀 문제가 있다. 이런 것을 예술가들은 탁 보면 압니까?

    ◆ 임옥상> 그럼요.

    ◇ 김현정> 지금 예술조각품 시장, 암시장이 대단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보다 투명하게.

    ◆ 임옥상> 지금 현재는 나름대로 투명하게끔 돼 있어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투명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들이 지금 발생하는 거잖아요.

    ◆ 임옥상> 그렇죠. 제 말은 제도는 투명하도록 돼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투명할 수가 없는 것이 심의과정에서 심의위원들의 자질도 문제고 인력풀로 해서 공정한 심사를 한다고 해도 가리고 다 하잖아요. 그러니까 누가 어떤 평을 내고 어떤 심의내용을 했는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작가한테는 통보를 하는데 다음 번 심의에서는 다른 사람이 와서 다른 소리를 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심의과정이라는 게 있긴 있군요,

    ◆ 임옥상> 있기는 있는데 그것도 편법으로 되는 경우도 많고 심의를 한다 하더라도 한 작품에 대해서 책임 있게끔 심의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던지는 거예요. 이건 이런 것이 아니야? 이렇게 하면 그것이 곧 작가한테 그대로 그냥 철칙으로 돌아오는데 다음 심의에는 그 얘기를 했던 사람이 담당하지 않거든요. 심의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또 다른 소리를 하고.

    ◇ 김현정> 게다가 사후의 결과물을 놓고 또 심의는 없을 테고요. 아마.

    ◆ 임옥상> 아무 점검도 거의 없고. 그러니까 심의도 저는 책임제로 해야 되는데 심의책임제가 아닙니다. 지금.

    ◇ 김현정> 시민들의 세금이 투입돼서 만들어진 이런 동상인데 이렇게 허투로 허술하게 제작되고 있다는 거. 이거 이번 기회에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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