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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리 만나 '라인사태-한일관계' 굳이 선 그은 대통령[딥뉴스]

日총리 만나 '라인사태-한일관계' 굳이 선 그은 대통령[딥뉴스]

이른바 '라인사태'는 한일 사이 최대 관심사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래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먼저 이 사안을 거론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려는 요구가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는 이 현안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고, 따라서 앞으로 양국 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일 최대 관심사여서 언급하는 것까지만 좋았다. 왜 윤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라인사태와 관련해 일본에게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첫 번째로,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려는 요구가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한 부분이다. 정부가 지난 10일 처음으로 라인사태와 관련해서 '유감'을 표명했을 때도 "행정지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했다. 다만 이때 정부는 "우리 기업에게 지분 매각 압박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때 정부의 입장보다도 대통령의 첫 입장 표명은 후퇴했다. 일본이 라인야후(라인 메신저 운영회사)에 보낸 두 번의 행정지도와 별지까지 포함해서 종합해보면, 일본 총무성은 계속해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기술 분리를 요구했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지나치게 기술 및 관리 등을 의존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졌고, 앞으로 이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이를 분리해야 한다고 봤다. 무엇보다 라인야후가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기술 위탁을 하고 있는데 사실상 모회사(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감독·관리가 되지 않느냐는 시각을 나타냈다. 보안 거버넌스(지배구조) 차원에서 '자본관계 재검토'를 하라고 여러 번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지분 매각이라는 표현만 없을 뿐 자본관계 재검토를 통해 지분 매각을 암시하고 있는 셈이다.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는 이후 자신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네이버와의 지분 협상 사실을 모두 공개했다. 두 번째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한 부분이다. 라인사태가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이 되려면 적어도 양국 정부가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분명 심각한 문제이고 네이버의 기술 관리가 제대로 안 된 탓이 크다. 그러나 이로 인해 일본이 총무성 행정지도로 '자본관계 재검토'를 압박한 것은 성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개인 정보 유출→자본관계 재검토로 가는 '연결고리'에서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총무성 행정지도 별지 어디에도 네이버클라우드가 네이버의 자회사이고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모회사이기 때문에 기술 관리가 미흡했다는 부분은 없다. 단지 자본관계상 '의심'이 된다는 '정황'만 있을 뿐이다. '불필요한 현안'을 만든 것은 일본 정부가 먼저였다. 정부는 지금까지 라인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된 입장을 낼 수 없던 이유에 대해 사기업인 네이버의 입장이 가장 중요해서였다고 주장해왔다. 네이버의 선택이 좁혀지지 않도록 정부는 뒤에서 지원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정부가 유감이라고 표명한 마당에 대통령이 나서서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라고 선을 긋는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할 지 의문이다. 국민들이 '라인사태'에 분노했던 건 한국 기업이 절반의 지분을 가진 민간 기업에 대해 일본이 행정력을 동원해 '자본관계 재검토'를 압박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행정지도에 '지분 매각'이라는 표현이 명확하게 들어갔는지 단어 찾기 공방을 하자는 게 아니다. 윤 대통령이 말한대로 양국 사이에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하려면 적어도 지금처럼 어느 한쪽 정부가 사기업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압박하는 일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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