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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악질경찰', 참사 5주기에 나온 세월호 소재 영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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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악질경찰', 참사 5주기에 나온 세월호 소재 영화 둘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악질경찰'과 3일 개봉한 '생일' (사진=각 제작사 제공) 확대이미지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가 오늘(16일)로 꼭 5주기가 됐다. 한국 사회에 큰 트라우마로 남은 이 사건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현됐다. 많은 창작자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래를 짓고, 글을 쓰고, 극을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다큐멘터리와 영화는 꾸준히 나왔다. '나쁜 나라', '다이빙벨', '업사이드 다운', '그날, 바다' 등 극장에 걸린 다큐멘터리들이 주로 주목받았다.

    5주기인 올해는 세월호를 주요 소재로 한 '장편 상업영화'가 등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악질경찰'(감독 이정범)과 3일 개봉한 '생일'(감독 이종언)이 그 주인공이다.

    '악질경찰'은 비리 경찰 조필호(이선균 분)가 경찰 압수창고 폭발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며 거대 기업의 불법 비자금 조성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겉으로만 보면 이미 자주 봐 온 '나쁜 놈보다 더 나쁜 경찰'의 이야기인 것만 같지만, 그가 최소한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에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세월호 참사로 친구 지원(박소은 분)을 잃은 장미나(전소니 분)다.

    친구가 남긴 체육복을 입고 다닐 만큼 지원의 부재를 가슴 아파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엇나가게 표현하는 미나. 극중 거대기업의 비리를 알게 된 조필호는 미나와 투닥대며 아주 조금씩 가까워지고, '어른답지 못한 어른'으로서 자신을 돌아본다.

    '악질경찰'은 세월호 참사를 보여주는 데 주저함이 없다. 영화 초반부터 카메라는 안산 단원경찰서를 비춘다. 조필호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딸을 둔 아버지와 인연이 있는 인물로 설정돼 있다. 물론 미나의 존재 자체가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다만 악당 뺨칠 만큼 부도덕한 악질 경찰을 주인공으로 하는 범죄물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뤘어야 하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에선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매개로 거대악에 맞서는 이야기가 통쾌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악질경찰'에는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잃은 소녀 미나가 중요 인물로 등장한다. (사진=청년필름㈜, 다이스필름㈜ 제공) 확대이미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인 '생일'은 제목에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로 떠난 아이의 생일날, 가족과 친구, 이웃들이 모여 그를 기억하는 '생일 모임'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생일'은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 수호(윤찬영 분)를 향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순남(전도연 분)과 정일(설경구 분)의 이야기다.

    어떤 사정으로 참사 당시 곁을 지키지 못했던 정일이 돌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미 마음을 닫고 산 지 오래인 순남은 생일 모임 하기를 싫어하지만, 딸 예솔(김보민 분)까지 "엄마는 왜 생일 모임 하기 싫어해?"라고 묻는 걸 듣고 차츰 생각이 달라진다.

    '생일'은 하루아침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한 가족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폭식 투쟁을 하거나 감히 입에 올리지 못할 막말을 하는 확실한 악인은 없지만, 별 악의 없이 무신경한 말을 던지는 사람들을 등장시킨다.

    또, 세월호 희생자의 형제자매가 마주하는 소외감과 상처, 이웃 주민들이 겪는 곤란함, 생전에 친한 친구들이 가진 죄책감과 상실감까지 두루 살피는 섬세한 시선이 돋보인다.

    '생일'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8일 동안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5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79만 1910명이다.

    세월호 유가족인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두 영화를 향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 바 있다.

    유 씨는 '악질경찰'을 "세월호 참사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세월호 참사가 모티브이자 숨은 주제인 영화"로, '생일'을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유가족-부모와 형제, 생존 학생, 희생 학생의 친구, 이웃)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로 소개했다.

    유 씨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이유가 점차 흐릿해져 가는 지금, 이 두 영화가 '살인 범죄'인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없이 우리 모두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음을 알게 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생일'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기리는 생일 모임을 소재로 한다. (사진=파인하우스필름㈜, 나우필름, ㈜영화사 레드피터 제공) 확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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