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일문일답] '기생충'은 아주 내밀한 곳까지 파고든다



영화

    [일문일답] '기생충'은 아주 내밀한 곳까지 파고든다

    [현장] 영화 '기생충' 언론·배급 시사회
    봉준호 감독 "출발점 자체가 두 가족… 가족은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
    중요한 모티프는 '냄새', 상징보다는 "피부에 와 닿는 느낌" 추구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기생충'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배우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 (사진=이한형 기자)

     

    "이 관이 다 찬 건 처음 보네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한 상영관 안이 언론·평론·배급 관계자들로 가득 찼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고 온 '기생충'(5월 30일 개봉) 언론 시사가 끝난 자리였다. 영화 관계자는 본격적인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 관이 꽉 찬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생충'을 향한 언론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봉준호 감독, 기택 역 송강호, 박사장 역 이선균, 연교 역 조여정, 기우 역 최우식, 기정 역 박소담, 충숙 역 장혜진이 입장할 때부터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 입장하고 간단한 인사를 할 땐 객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기자간담회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다. 일동 웃음'으로 처리해도 될 만한 상황이 종종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처음 영화가 상영되는 자리라서 그런지 질문도 끝이 없었다. CBS노컷뉴스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질문과 답을 최대한 그대로 옮겨보았다. 다만, 아무 힌트 없이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영화 관람 후 읽기를 추천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영화에서도 사회 계층의 문제를 다룬 것 같다. '지리멸렬'이 생각나는데 그것과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

    봉준호 감독 : '지리멸렬'은 94년도에 제가 영화학교, 영화 아카데미 다닐 당시 찍은 작품이다. 25년이 지났다. 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더라… (웃음)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돼 있는 영화였는데 사회 고위층분들이 좀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들의 독특한 기행 같은 것들이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기생충'은 그것과 구조는 좀 다르지만 가난한 자와 부자… 우리 주변에 있는 양극화, 굳이 경제·사회적인 용어를 동원하지 않고도 부자와 가난한 자를 솔직하게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넓게 보면 '지리멸렬'과도 이어진다.

    하지만 저희 영화가 사회·경제적으로 부자와 가난한 자를 학술적으로 분석하는 그런 영화는 아니지 않나. 풍부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진 배우들이 '인간의 모습'을 투영해서 표현해준다. 요즘 들어서는 가난한 자와 부자라기보다, 서로에 대한 예의에 관한 문제랄까. 인간에 대한 예의나, 강호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에 대한 존엄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느 정도까지 지키느냐에 따라 영화의 제목처럼 기생이 되느냐, 좋은 의미의 공생, 상생이 되느냐 그게 갈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충'에서 각각 기택, 충숙 역을 맡은 배우 송강호와 장혜진 (사진=이한형 기자)

     

    ▶ 다들 연기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부분이 궁금하다.

    송강호 : 제가 먼저 하겠다. 글쎄, 보셔서 아시겠지만 장르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많은 다양한 장르의 어떤 혼합 같은, 그런 어떤 변주된 느낌들이 있다. 다들 아마 처음 이런 영화를 통해서 연기를 하게 됐는데, 그런 낯섦 같은 것들이 두렵다고 했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이것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 측면을 많이 고민하게 됐다. 이 참신함, 영화의 진행 이런 것들이 두려움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상쇄시키고, 우리 배우들끼리 정말 가족 단위의 앙상블을 통해가지고 아주 자연스럽게 잘 체득하면서 일했던 것 같다.

    이선균 : 예, 저는 캐릭터는 뭐 대본에 감독님이 너무나 잘 설계를 해 주셔서 그냥 편하게 호흡한다는 이런 생각을 했다. 처음에 부자로 나오니까 이런 역할을 해 보지 않아서 (웃음) 부담되긴 했는데 환경, 설정 너무 잘 잡아주셔서 편하게 했다. 감독님과 선배 연기자들과 같이 연기한 첫날, 신인 배우로 돌아간 것 같은 아주 기분 좋은 떨림으로 연기했던 것 같다. 그 첫날 촬영이 되게 기억에 남는다.

    조여정 : 연교는 어찌 보면 돌아가는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는 채로 전업주부로서 본인의 일에만 집중하는 캐릭터였다. 기택 가족을 대할 때, 모든 것을 깨끗하게 지우고 저 가족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역할할 때는 평소에 생각을 너무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기택 가족에 집중하는 것)은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

    최우식 : 송강호 선배님의 아들, 장혜진 선배님의 아들, 소담이 오빠로서 가족의 일원이 됐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가족끼리 했던 건 다 너무 재밌었던 것 같다. 처음에 나오는 피자박스 접는 씬에서도 서로 장난치고 웃으면서 잘 찍었던 것 같다.

    박소담 : 처음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기정이 대사는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너무 잘 외워져서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었다. 빨리 이걸 내 말로 만들어서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들 정도로 대사들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이번에 기정이를 하면서 제 말을, 제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어서 저는 그게 너무 행복했던 것 같다. 저도 피자박스 접는 장면에서 너무 재밌게 찍었던 것 같다.

    장혜진 : 저는 이렇게 큰 작품에 큰 역할을 한 게 처음이라 과연 제가 이 긴 호흡을 끌고 갈 수 있을까 걱정을 너무 했는데 감독님도 마음을 많이 추스르고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다. 송강호 선배님 여기 계신 모든 분들도. 신나고 소중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 (잠시 침묵) 울지 않을 거다. (일동 웃음) 여러분, 우는 장면을 찍으면 안 된다. (일동 웃음) 신나고 소중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 촬영 현장에서 제 두툼한 턱살을 보시고 '우리 충숙이의 턱살' 하면서 감독님, 촬영감독님께서 사랑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영화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길게 얘기해 드리겠다. (일동 웃음)

    '기생충'에서 각각 박사장, 연교 역을 맡은 배우 이선균과 조여정 (사진=이한형 기자)

     

    ▶ '기생충'에서 한국어 대사에 대한 갈증을 많이 해소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봉준호 감독 : 한국어, 그걸 부정할 순 없을 것 같다. 모든 스태프, 배우들과 다 한국어로 하니까 방언이 터지듯이… 칸에서 해외 매체와 인터뷰할 땐 중간 통역을 거쳤는데, 오늘은 직접 눈 보면서 한국말로 하니까 좋다. 제가 직접 시나리오 쓰지만 현장에서 그때 대사에 새로운 단어 넣어서 즉각 배우들한테 제안하기도 한다. 배구로 치면 제가 토스하면 이분들이 강스파이크 때리는 거다. 그런 주거니받거니 하는 재미가 있었다. 영어로 할 때는 제가 그게 조금 힘들다.

    ▶ 아들 역 최우식 씨가 아버지 역 송강호 연기 가르치는 장면이 굉장히 재밌었다. 송강호 배우를 가르치려고 했던 최우식 씨의 심리상태와 어린 후배한테 연기 지도를 받았던 송강호 씨 느낌을 말해 달라.

    송강호 : 아주 재밌는 질문을 하셔 가지고 (웃음) 저희들 연기보다 훨씬 더 재밌는 질문을 하셔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최우식 씨도 있지만 이선균 씨부터 제가 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후배들과 협연해서 현장에서도 너무 행복했다. 그런 장면 찍을 때 재밌기도 하고 스태프들도 되게 많이 재밌어 했다. 편집하다 보니까 일부분만 들어갔는데 사실 더 재미있는 상황도 많았는데 하여튼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최우식 씨도 너무 잘해주셨다. (최우식을 보며) 대답해주시죠. (일동 웃음)

    최우식 : 대본을 처음 읽고 엄청나게 부담되고 긴장이 됐던 씬 중에 하나가 그 장면이었던 것 같다. 감히 제 나이 또래 배우가 송강호 선배님한테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더더더 긴장됐고, 현장에선 더 재밌었던 것 같다.

    봉준호 감독 : (최우식을 보며) 너 즐기지 않았니? 굉장히 즐기는 것 같은데. (일동 웃음)

    최우식 : 하면서도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도록… (일동 웃음) 한편으론 다른 배우들도 이런 기회는 없을 텐데, 싶었다. 저한테 되게 소중한 추억이다. (웃음)

    '기생충'에서 각각 기우, 기정 역을 맡은 배우 최우식과 박소담 (사진=이한형 기자)

     

    ▶ 이번에 비중이 큰 역할을 맡았다. 연기하시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과 어려웠던 장면이 무엇인가.

    최우식 : 이게 제가 제작발표회 때 말을 이상하게 해서 뭔가 분량 자랑이 돼서… (웃음) 네, 감사하다. 저는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사실 저희 첫 촬영이 저희 집에서 가족끼리 모여가지고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있다. 저한테 되게 큰 부담일 수도 있는 현장이었다. 사실 저희 아버지로 송강호 선배님이 나오시고 감독님이 봉준호 감독님에, 제가 비중이 좀… (일동 웃음) 크고, 제가 많이 떨었는데 사실 가족끼리 할 수 있는 건 다 했던 것 같다. 모든 씬이 다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께서 너무 진짜 아버지같이, 저희 둘(최우식과 박소담)이 제일 막내인데 긴장을 덜하게 많이 풀어주시고 감독님도 풀어주시고 해서 많이 기억에 남는다. 제일 힘들었던 장면은 연기 지도하는 장면도 부담되긴 했다.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을까. 어, 좀… 어 모든 장면들이 다 되게 기억에 남는다.

    ▶ 메타포가 많이 사용됐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봉준호 감독 : 오히려 상징을 피해보려고 애를 쓴 것도 있었다. 극중 등장인물 기우가 계속 상징적이라고 얘기하지 않나. 극중에 나와 있는 배우가 '와, 이거 상징적이다'라고 하는데, 산수 경석이 무슨 상징이냐고 한다면 수석 그 자체다. 돌에 몇백 만원씩 지불할 수 있는 그 자체. 모르겠다. 상징의 기호들을 촘촘히 숨겨놓는 것보다… 우리 주변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집에 가서 센서등을 보면 평소와 다른 걸 느끼는 것? 그건 되게 실질적인 거잖나? 껌뻑껌뻑하는 걸 보면 기분이… 살맛에 딱 와 닿는 느낌,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을 추구하려 했다. 상징이라는 분석을 통해서가 아니라.

    ▶ 극중 '냄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설정을 한 이유가 있나.

    봉준호 감독 : 아, 냄새.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라고 해야 할까. 아무리 서로 가까운 사이여도 냄새 얘기를 하기 어렵다. 되게 공격적이고 무례한 것인데, ('기생충'은) 큰 화면으로 접할 수 없는 아주 내밀한 곳까지 카메라가 파고들기 때문에 냄새에 대한 이야기도 서슴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동선이 많이 다르다. 비행기를 타도 퍼스트와 이코노미로 나눠지고 일하는 곳도 솔직히 많이 다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직종들, 근무 상황 같은 것들이 부자와 가난한 자들이 서로 냄새 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상황인데 이 영화 스토리 자체가 그 상황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냄새는 이 영화에서 쓰이지 않으면 이상할 듯한 하나의 이상하고 예민한 도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이 미소짓는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 이번에도 미술에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디렉팅한 부분이 있나.

    봉준호 감독 : 제 영화 중에 공간 숫자가 제일 적다. 부잣집과 가난한 집, 영화의 거의 90% 정도가 그 공간 안에서 되게 미시적이고 세밀하게 더 자세하고 다채롭게 보여야 하니까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말씀하신 두 번 세 번 정도 체크하고 싶은 디테일은 이하준 미술감독과 그 팀의 공로다. 장인정신과 집요함 덕이다. 단지 저는 그런 건 있었다. 부잣집에서 가장 많은 사건이 벌어지지 않나. 인물들의 동선이 되게 교묘하게 엮여 있다. 이선균 씨가 이쪽에 있을 때 이쪽 각도에선 박소담 씨가 있는 게 안 보여야 하고. 누가 누구를 어디서 볼 수 있느냐, 볼 수 없느냐, 시야가 어떻게 차단하느냐를 시나리오 쓸 때 다 미리 구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시나리오를 쓸 수 없었다.

    미술감독님께 대략의 구조에 대한 주문을 하고 요구사항을 줬다. 건축가 분께 자문을 구했더니, 아무도 집을 이렇게 짓지는 않는다고 하더라. (웃음) 근데 나는 드라마를 풀어나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이 감독이) 중간에서 고생 많았을 거다. 제 요구도 받아들이면서 건축가들이 보기에도 그럴듯한 걸 만들었다. 부잣집은 100% 다 세트다. 다 만든 거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장 이냐리투 감독도 '집을 어디서 찾은 거냐, 그 집을 정말 잘 고른 것 같다'라고 했다. 기택 집도 사실 세트다. 길거리 나오는 거 빼고 다 세트, 동네 전체가 다 세트다. 얘기하다 보니까 흥분을 했네. (웃음) 영화 보신 분들이 다 세트인 줄 모르고 질문하셔서 어떤 짜릿한 쾌감이 있었다.

    ▶ '기생충'을 가족의 희비극이라고 표현한다. 가족이란 소재를 강조한 이유는.

    봉준호 감독 : 선택이라기보다 애초에 그냥 출발점이다. 한강에 괴물이 있었고 기차가 눈 속을 달리듯이, ('기생충'은) 출발점 자체가 두 가족이다. 가난한 4인 가족과 부자 4인 가족이 기구하고 기묘한 인연으로 뒤섞이는 얘기를 그리는 게, 어찌 보면 최초의 출발점이었다. 우리가 가구(家口)라는 표현, '1가구', '2가구', '세대' 이런 표현 쓰는데 그야말로 우리 삶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그런데 가장 다르다. 삶의 형편이나 그런 게. 지금 이 자리 계신 모든 분들이 가족과 가정이 있다, 그 형태는 다를지언정. 우리 삶에 놓여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서부터 시작했다. 2013년에 이 영화 처음 구상해서 스토리라인을 쓰기 시작했다. 2013년이라고 하면 '설국열차' 후반 작업하고 있을 때다. 그것('설국열차')도 부자-가난한 자, 기차 앞칸과 뒷칸의 부자와 가난한 자가 싸우는, 어떻게 보면 SF적인 장르다. 똑같은 얘기지만 조금 더 내 주변 일상과 가깝고 우리 현실에 가까우면서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보면 어떨까 했다.

    봉준호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가 서로 바라보며 웃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기생충'을 통해 한국에 사는 젊은 관객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었나.

    봉준호 감독 : 제가 하고 싶은 말이란 건 영화 그 자체다. 제가 강연회를 하고 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저는 영화를 통해 말해야 하는 사람이다. 최우식-박소담 두 훌륭한 배우가 이 시대 젊은 세대 모습들을 감독인 저보다 더 잘 알고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솔직해지고 싶은 생각 같은 건 있었다. 영화의 제일 마지막 쪽에 최우식 배우의 모습이나 마지막 감정적인 여운 같은 걸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 다 마찬가지겠지만 다 잘되기를 바라고 실질적으로 잘되기를 바라지만 녹록하지가 않잖나, 현실이.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고 쉽지가 않은데 거기서 오는 슬픔도 있고 불안감도 있고 두려움도 있고 그런 복합적인 마음들을 담아 보고 싶었다. 특히 마지막에 영화의 장면은 아니지만 끝에 보면 배우가 직접 노래하지 않나. 그걸 라스트 씬이라고 볼 순 없겠지만 거기서 꾸역꾸역 살아가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이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의 일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끝인사.

    장혜진 : 이렇게 두서없이 얼렁뚱땅 말씀드려서 너무 죄송하다. 영화 되게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기사를 써 주셔서 뒤에 보실 관객분들이 더 재밌게 보실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박소담 : 오늘 좋은 질문 많이 해 주셔서 저도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자리였다. 다시 한번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 개봉하면 어떨지, 지금도 떨리는 것 같은데 빨리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최우식 : 많이 오셔서 매우 긴장되는 자리였다. 여러분, 행복은 나누면 커지는 게 딱인 것 같다. (웃음) 저희 영화 같이 함께 이런 좋은 기운을 나눴으면 좋겠다. 감사하다.

    조여정 : 그 어느 때보다 기자분들의 응원과 애정이 너무 느껴져서 정말 힘이 난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 영화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란다. 감사하다.

    이선균 : 이렇게 훌륭한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게 너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 저희 수상 누구보다 축하해주신 거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기분 좋게 개봉날 봤으면 좋겠다.

    송강호 :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팬으로 영화 볼 때 저희 영화가 관객분들이 영화적인 재미, 그러니까 영화가 이렇게 진행될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 재미 이면에 냄새, 선 등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가 있다. 이런 것들은 상당히 주관적인 느낌이고 생각들인데,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게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가두고 있나 이런 생각도 든다. 영화적 재미도 흠뻑 느끼면서 우리 자신도 되돌아볼 수 있고 우리 사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 되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오늘 많이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봉준호 감독 :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이제 한국 관객분들을 만나게 됐다. 한 분 한 분의 생생한 소감이나 (관객과) 영화와의 만남이 궁금하다. 저는 약간의 가벼운 변장을 하고 … 티켓을 사서 정성스럽게 와 주신 진짜 관객 틈바구니에서, 몰래 그분들 속닥속닥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같이 영화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무슨 얘기하시면서 어떤 생각하시면서 보시는지, 관객분들이 생생하게 영화 보시기에는 영화 내용이 미리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은데 그런 저의 조바심으로 (칸에서) 주제넘게 기자분들께 부탁하기도 했다. 여러분들이 다 도와주셨는데 제가 스스로 스포 하고 있는… (일동 웃음) 진심으로 되게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관객분들이 생생하게 영화를 즐기셨으면 좋겠고, 저도 그 틈바구니에서 몰래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28일 '기생충' 언론·배급 시사회에 온 취재진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봉준호 감독이 취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