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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특사' 이위종 후손 "모든 민족은 역사 기억해야"



책/학술

    '헤이그 특사' 이위종 후손 "모든 민족은 역사 기억해야"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출간…헤이그 특사이자 독립운동가 이위종 조명

    독립운동가 이위종 열사의 후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이 열사의 일대기를 담은 책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열사의 손녀 류드밀라 예피모바, 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바, 저자 이승우. (사진=연합뉴스)

     

    1907년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 평화 회의'. 고종은 이상설을 정사로 하고 이준과 이위종을 부사로 삼아 을사늑약과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폭로하고 국권 회복 문제를 제기하려 했다. 하지만 일제의 방해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우리 근현대사 속 잘 알려진 '헤이그 특사' 이야기다.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임에도 우리에겐 이위종의 이름은 잊혀진 채, 이준과 이상설의 이름만 널리 알려져 있다.

    신간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은 왜 그가 잊혀졌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부터 시작한다.

    16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출판간담회에서 이 책의 저자인 재야사학자 이승우 씨는 "헤이그 특사 중 이준과 이상설의 자료는 차고 넘치는데 이위종 선생의 자료는 왜 없을까? 그는 왜 행방불명이 됐으며, 누가 죽였나. 모든 것을 가졌지만,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인물에 대한 지적 호기심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가였던 이위종이 우리 시대 청년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우리 청년들은 그에게서 무엇을 볼 것인가 하는 것이 궁금했다"며 "이위종을 살려내 우리 현실에 초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집필을 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고종에 의해 헤이그 특사로 파견된 이위종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는 명문 사대부 출신으로 부족할 것 없는 집안에서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부인 이경하(1811~1891)는 조선 후기 훈련대장과 형조판서를 지냈고, 부친 이범진(1852~1911)은 외교관 역할을 하며 주미공사와 주러시아공사를 지냈다. 이위종 역시 이러한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엘리트 교육을 거쳤다. 그는 영어와 러시아어 등 외국어에 능통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위종은 헤이그에서 돌아온 후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이위종에 대한 행적은 현재 이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그의 행적을 뒷받침할 만한 사료 등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인 이승우 씨 또한 4년여 기간 동안 이위종에 대한 문헌을 찾아보고 분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국 이위종은 누구인가 하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전했다.

    이승우 씨는 이위종에 대해 몇가지 사실을 알아 냈다며 이를 소개했다.

    이승우 씨는 "100년 전에는 일본만 가도 굉장했는데 이위종은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 유럽에서 외교활동을 벌였다"며 "이위종은 외국어에 능통했던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위종은 한국인 최초로 독립전쟁을 주장했던 무장투쟁가이자 독립운동가"라며 "러시아 혁명군인 붉은군대의 사령관으로 일본과 격전을 벌이기도 한 뛰어난 무장"이라고도 말했다.

    특히 이승우 씨는 사료 수집 과정에서 이위종이 프랑스 생시르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우 씨는 이위종에 대해 '당대 최대의 로맨티스트'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씨는 "러시아에서 이상을 따라 활동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여성을 만났고, 결혼을 하기 위해 종교도 개종할 정도로 낭만주의자"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씨는 이날 자신의 책을 설명하면서 중학생도 읽을 수 있게 쉽게 글을 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찾은 사료를 바탕으로 썼지만 어느정도 작가의 창작이 가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책에 나온 이위종의 죽음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작가의 창작에 의한 픽션이다. 현재 이위종에 대한 정확한 죽음의 상황과 생몰년도에 대한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승우 씨는 이 부분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알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라며 "이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약 7~80%는 팩트에 기인했고, 나머지는 작가의 창작에 의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픽션에 대한 부분은 사료를 통해 어느정도 그런 일들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작가로서 추정했다"라며 "다른 픽션 자체도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이위종의 후손인 손녀 류드밀라 예피모바와 증손녀 율리야 피스쿨로바도 함께 자리했다.

    역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율리아 피스쿨로바는 "이위종의 증손자라는게 가장 자랑스럽다"라고 감회에 젖은 인사말을 남겼다.

    율리아 피스쿨로바는 "역사적으로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 상태로 만드려 전통과 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했고, 헤이그 특사 이후 이위종을 사형시키려 했다"면서 "이위종은 헤이그에서 돌아온 후 연해주에서 독립운동 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인생은 굉장히 영웅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민족은 자기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안좋은 시기에 독립운동가 활동을 했던 이위종을 많은 한국인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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