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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 품은 경복궁 향원정…숨은 비밀 드러나다



문화재/정책

    온기 품은 경복궁 향원정…숨은 비밀 드러나다

    문화재청, 향원정에서 독특한 방식의 '온돌구조' 확인
    초석 받치는 초반석 균열 확인 통해 기울어짐 현상도 규명

    향원정 온돌 발굴조사 현장 모습(사진=문화재청 제공)

     

    경복궁 후원에 있는 정자인 향원정에서 독특한 방식의 온돌구조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시행한 '2019년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를 통해 이 같은 향원정(香遠亭)의 온돌구조와 침하원인을 밝혀내고 20일 공개했다.

    보물 제1761호인 향원정은 경복궁 후원 영역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가운데 섬을 만들고 조성된 상징적인 2층 정자 건물이다. 경복궁 중건시기인 고종 4년(1867)부터 고종 10년(1873)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층의 익공식(翼工式·전통 목조건축에서 처마 끝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 같은 곳에 짜맞추어 댄 나무 부재가 새날개처럼 뾰족하게 처리된 것) 육각형 정자로 일반적인 정자와는 다르게 아궁이가 설치돼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

    이러한 형태로 인해 향원정은 난방을 위한 온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풍동실험과 연막실험으로는 배연구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지난 9월부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온돌 형태와 연도(煙道·연기가 나가는 통로)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온돌 바닥은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주요시설인 구들장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고래둑'(방의 구들장 밑으로 낸 고랑으로 온돌에서 불길과 연기가 나가는 통로)과 '개자리'(불기운을 빨아드리고 연기를 머무르게 하려고 온돌 윗목에 방고래보다 깊이 파놓은 고랑), 연도가 확인됐다.

    방은 건물 기단 안으로 기와를 깨서 넓게 펴고 그 위로 석회가 섞인 점토를 다지는 것을 교차로 반복해 기초를 조성했다. 이렇게 조성된 기초 바깥으로 방고래와 개자리를 두르고 있었다.

    문화재청은 "일반적으로 방바닥 전체에 여러 줄의 고래를 놓아 전체를 데우는 방식과 비교하면 향원정 온돌구조는 방 가장자리에만 난방이 되는 매우 독특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연도는 향원정 외부 기단하부를 통과해 섬의 동북쪽 호안석축(護岸石築·호숫가에 돌로 쌓은 시설) 방향으로 연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아궁이에서 피워진 연기는 별도의 굴뚝을 통과하지 않고 연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 향원정이 기울어진 원인도 확인됐다. 조사단은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楚石·주춧돌)에 대한 조사 결과, 초석을 받치고 있던 초반석(礎盤石)에 균열이 발생한 것을 발견해 초석의 침하 현상이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인 것을 규명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미제로 남아있던 향원정의 독특한 온돌구조와 향원정의 안전을 위협했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것은 큰 성과"라면서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원정 보수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국민이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문화재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같은 향원정 발굴조사 결과를 공사현장 전면에 설치된 '경복궁 향원정 홍보관'에서도 공개한다. 또한 내년 6월까지 보수공사를 완료하고 다음달인 7월 일반인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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