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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화제몰이, 잘못된 통념 깨야 성공한다"



미디어

    "스토브리그 화제몰이, 잘못된 통념 깨야 성공한다"

    SBS '스토브리그'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아
    94년 '마지막승부' 이후 가장 성공한 스포츠물
    야구계의 '적폐'와 '통념' 깨나가는 백승수 단장
    조직생활, 성장서사, 휴먼드라마 등 복합적 서사
    야구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요소 많이 담겨있어
    러브라인 있어야 성공한다? 그것도 깨야할 편견
    지상파 드라마, 강세 이어가려면 통념 벗어나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1월 17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선영,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

     


    ◇ 정관용> 금요일 저녁 우리 대중문화계의 이슈를 짚어보는 백투더컬쳐 시간.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 위근우 두 분 어서 오세요.

    ◆ 김선영> 안녕하세요.

    ◆ 위근우>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SBS 드라마의 스토브리그. 요새 장안의 화제라면서요.

    ◆ 위근우> 그렇죠. 굉장히 화제인데. 말씀을 드리자면 우선은 시청률도 현재 15.5% 정도 나오고 있는데 이게 이 자체도 높은 스코어긴 하지만 이게 처음 시작할 때는 막 기대작이 아니었어요, 기대작이 아니었고.

    ◆ 김선영> 저평가하는 드라마였죠.

    ◆ 위근우> 4%대에서 시작을 했는데 정말 이제 입소문만으로, 입소문만으로 꾸준히 이게 시청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지금 더 상승해 가고 있는 추세죠.

    ◇ 정관용> 요새는 15~16%면 되게 높은 거예요?

    ◆ 김선영> 엄청난 거죠.

    ◆ 위근우> 종편, 케이블이 들어온 시대에서는 사실은 10% 이상이면 굉장히 선방한 건데.

    ◇ 정관용> 옛날에는 50~60% 나왔는데 요새 그런 건 없죠? 그러면?

    ◆ 위근우> 지금은 주말극 30%가 거의 이제 최대선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이제 시청률도 시청률인데 말하자면 팬덤의 열광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거의 신드롬에 가깝게 벌어지고 있는 거죠. 정말로 계속해서 다음 회차가 너무 기다려진다거나.

    ◇ 정관용> 동백꽃이 한창 막 신드롬을 일으켰었는데

    ◆ 위근우> 맞습니다.

    ◆ 김선영> 지난해 최고의 드라마였죠. 그러니까 동백꽃 같은 경우 시청률이 높다고 다 화제성이 높은 게 아닌데 시청률도 좋았고 화제성도 좋았고 또 작품성도 호평을 받은 케이스인데 스토브리그도 오랜만에 그런 같은 동백꽃의 성공 사례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 정관용> 동백꽃은 KBS였나요?

    ◆ 위근우> 맞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는 SBS.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그동안 종편 쪽 드라마가 화제몰이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다시 지상파의 드라마들이 인기를 끄네요.

    ◆ 위근우> 2019년부터는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의 tvN과 JTBC 이 두 쪽 채널이 거의 양대로 작용을 했었는데.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선영> 드라마 왕국으로.

    ◆ 위근우>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했었는데.

    ◇ 정관용> 응팔 이런 게 다 tvN이었죠?

    ◆ 위근우> 맞습니다.

    ◆ 김선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JTBC.

    ◆ 김선영> JTBC였고요. 그래서 그 두 채널에서 확실히 드라마의 트렌드를 선도해 가는 흐름이 있었는데 지난해 동백꽃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현재 SBS 월화드라마의 낭만닥터라는 의학드라마도 시청률이 굉장히 잘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성공 사례들을 들어서 지상파 드라마가 다시 부활하는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 정관용> 그 얘기는 뒤에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어쨌든 스토브리그 이 용어를 모르는 분들도 많은데 이게 야구 드라마라면서요.

    ◆ 김선영> 야구 용어죠.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 정관용> 스토브리그가 무슨 뜻이에요?

    ◆ 위근우> 야구 시즌이 끝난 이후에 새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선수를 트레이드하거나 팀을 강화하는. 어떤 면에서는 실제 경기는 없지만 실제 경기가 벌어지는 그 리그만큼이나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런 기간을 스토브리그라고 하는데, 스토브리그 기간을 다룬 드라마이기도 하고 또 이제 아마도 노린 편성이었겠지만 현재 실제로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기간에 맞춰서..

    ◇ 정관용> 딱 맞네요.

    ◆ 위근우> 지금 딱 맞게 지금 방영 중입니다.

    ◇ 정관용> 어느 선수가 어느 팀으로 가고 이런 거죠, 트레이드하고 막 이런 거.

    ◆ 김선영> 한창 지금 선수들 연봉협상이 진행 중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제 현실과 겹치는 장면들이 많아서 더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영화로 치면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 위근우> 머니볼.

    ◇ 정관용> 머니볼. 저는 참 재미있게 봤었거든요.

    ◆ 위근우> 그러면 아마 이 드라마를 보시면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코드인 거죠, 이 드라마가.

    ◆ 김선영> 맞습니다.

    ◆ 위근우> 기본적으로는 그런 코드라고 말할 수 있죠. 말하자면 거기서도 선수들이 하는 이야기뿐 아니라 단장이 어떻게 팀의 철학을 바꿔나가는 이야기이고, 이 스토브리그도 크게는 다 그 이야기 안에 있습니다.

    ◇ 정관용> 브래드 피트식의 역할을 누가 해요?

    ◆ 김선영> 백승수라는 젊은 단장이 있는데요. 이걸 배우 남궁민 씨가 연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드라마가 방영 전에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가장 높이는 요인이 제일 첫 번째 요인이 아무래도 스타 파워잖아요. 그런 스타 파워라는 측면에서 남궁민 씨 자체가 굉장히 좋은 작품들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과소평가된 배우 중의 1명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배우가 굉장히 작품 보는 눈이 좋고 이번에도 역시나 그 눈을 다시 한 번 증명을 하면서 드라마에 더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할까요? 이분의 연기가 굉장히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스토브리그의 그쪽 자체 홍보를 보니까 1 야구드라마다. 2 야구드라마 같은 오피스 드라마다. 3 오피스물 같은 전쟁 드라마다. 4 전쟁물 같은 휴먼 성장 드라마다. 이게 무슨 말이에요?

    ◆ 위근우> 사실 이제 메인 문구가, 이것은 야구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메인 문구예요. 포스터를 보면 그렇게 돼 있는데 정말로 사실 보고 있으면 이것은, 드라마 미생이 있잖아요. 드라마 미생이라는 것이 사실은 오피스 드라마이면서 결국은 장그래에 대한 성장서사이기도 했던 것처럼 이 스토브리그 역시 야구계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그 야구계를 움직이는 거기에서는 구단이나 구단 프론트나 모든 것들이 굉장한 조직인 거잖아요.

    ◇ 정관용> 조직, 오피스 드라마.

    ◆ 위근우> 오피스 드라마고 사실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 대 사람의 어떤 신념의 대결, 철학의 대결이라는 것들이 있는 거잖아요.

    ◇ 정관용> 대결은 즉 전쟁이고.

    ◆ 위근우> 그렇죠. 그리고 결국 거기서 어쨌든 물론 실제 삶이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항상 우리가 어떤 철학의 대결이라는 것에 있어서 더 옳은 것 좀 더 합리적인 것에 승리를 바라게 되잖아요. 어떤 그런 휴먼드라마라는 것까지 사실은 모두 다 실제로 충족시키고 있는 드라마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선영> 이런 조직 사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되게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가 그 조직이 굴러가는 룰 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굉장히 비합리적인 경우가 있고 되게 또 폐쇄적인 문화가 그 안에서 있고. 어떤 서열과 그런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건데 미생 같은 경우에도 거기에서 굉장히 이단적인 존재 하나가 들어와서 그 조직사회의 어떤 문제점을 이 사람의 눈을 통해서 우리가 시청자들이 깨닫게 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 스토브리그에서도 백승수라는 단장은 사실 야구인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는 한데 여태까지 거쳐온 팀이 씨름, 또 뭐가 있었죠?

    ◆ 위근우> 아이스하키. 그러니까 한국의 비인기 종목들에서만 그런 걸 해 왔었던 사람이었고 정말로 이렇게 엄청난 돈이 오가는.

    ◇ 정관용> 야구는 처음인데?

    ◆ 위근우> 큰, 그러니까 야구라는 종목도 처음이고 프로야구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이 돈이 오가는 그런 시장인데 거기서 맡게 된 거죠.

    ◆ 김선영> 그러니까 되게 외부인이 들어왔기 때문에 오히려 아웃사이더의 시선에서 그 조직사회에 쌓인 어떤 적폐라든지 부조리한 그런 문제점들을 시원하게 격파해 가는 그런 재미가 이 드라마에 있는 거죠.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스틸컷

     


    ◇ 정관용> 러브라인도 나와요?

    ◆ 위근우> 없습니다.

    ◇ 정관용> 없어요? 러브라인 없이 이렇게 또 인기를 끌 수 있나요?

    ◆ 위근우> 그런데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정말로 반문을 하고 싶은 게 드라마 미생 때 러브라인이라는 것은 사실 되게 불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하는 거 저는 한 번 방증이 됐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그때 미생 같은 경우 어떤 이야기가 또 있었냐면 원작에서도 러브라인이 없었는데 이것을 드라마화할 때 계속해서 러브라인을 요구해서 결국에는 그래서 케이블로 가게 됐었다라는 이야기가 정설로 있는데.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굉장히 훌륭한 오피스 드라마가 됐었던 거잖아요, 미생이. 저는 스토브리그도 그렇지만 스토브리그에서도 그런 거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지만 좀 너무 한국 드라마가 관성적으로. 예전부터 그런 얘기 있었잖아요. 한국에서 의학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한국 법정물은 법정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 그 한계라는 부분을 벗어나는 거에 있어서 분명히 어떤 사례들이 있었는데 여전히 그 통념에 지배됐었던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 김선영> 그래서 요즘 스토브리그의 성공 사례를 두고 드라마의 흥행을 좌우하는 또 하나 굉장히 중요하게 대두되는 포인트가 그 드라마가 배경으로 하고 있는 그 세계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느냐.

    ◇ 정관용> 그렇죠, 리얼리즘.

    ◆ 김선영> 그렇죠. 그러니까 가령 미생도 말씀을 하셨지만 우리가 지난해 굉장히 화제가 됐었던 스카이캐슬 같은 드라마도 거기 어떤 러브라인이 있었던 게 아니잖아요. 물론 그 안에 출생의 비밀이나 어떤 통속적인 코드가 있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굉장히 열광했었던 포인트는 그동안 입시제도, 입시스릴러라고 불릴 만큼 입시제도 뒤에 숨겨 있던 그런 모순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냈기 때문에 그 점에 호평을 받은 건데. 스토브리그 역시 이 작가가 굉장히 야구 세계에 대해서 철저하게 취재를 했기 때문에 그 두터운 어떤 현실감 배경 위에 드라마가 일단 서기가 돼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많은 분들이 이제 호평을 하고 계시죠.

    ◇ 정관용> 김선영 씨 원래 야구 좋아해요?

    ◆ 김선영> 저 야구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좋아합니다.

    ◇ 정관용> 위근우 씨는?

    ◆ 위근우> 솔직히 말씀드리면 둘이서 같은 팀 팬이더라고요. 알고 보니까.

    김선영,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그런데 왜 그걸 물어봤냐면 이 드라마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도 좋아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 위근우> 그 얘기가 사실은 이 드라마가 초반 입소문에 되게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어요. 나는 야구를 모르는데 되게 재미있더라는 그게 있는데 그게 분명 야구를 알면 더 공감하고 더 재미있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게 많습니다마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여기에서 그러니까 오피스물로써 그러니까 정말로 여기서 드러난 어떤 과연 비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싸운다고 했을 때 그것들은 사실 한국 조직에서 되게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문제들이 되게 많은 거죠. 소위 형, 동생 하는 사이끼리 어물쩍 넘어간다거나 어떤 믿음이라는 말로 포장해서 뭔가 방관한다거나 어떤 그런 것들에 대해서 백승수라고 하는 외부인이 아니, 왜 이걸 이렇게 하는가. 정말 이 사람의 무기는 합리주의 하나거든요. 그냥 당신들이 갖고 있는 거는 통념일 뿐이다. 아까 머니볼 말씀해 주셨지만 머니볼이라는 영화가 사실은 그런 영화잖아요. 야구계에 통념이라는 게 있는데 이 사람이 아닌데, 그건 통념일 뿐이지.

    ◇ 정관용> 자기 나름의 계산법으로 다 바꾸는 거죠, 밀어붙이는 거고.

    ◆ 위근우> 철학을 바꾸는 거잖아요. 많이 믿는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인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것과 싸우는 이야기이고 그것이 당연히 보편성을 획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김선영> 또 하나는 드라마 자체로 봐도 기존 드라마에서 기존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포인트들이 있어요. 일단 가장 꼴찌, 만년 꼴찌팀을 어떻게 해서든지 재건하는 그런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언더독 서사를 굉장히 좋아하고, 또 이게 어떤 뛰어난 리더의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결국에는 굉장히 좀 오만하고 독선적으로 보였던 백승수라는 리더가 사실은 얼마나 합리적이고 이 조직을 바꿀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이상적인 리더인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냥 히어로물 서사로 생각하고 이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 정관용> 지금 이 드라마가 벌써 맡은 팀이 선수 트레이드 등등을 거쳐서 성적이 좋아지는 것까지 다 나와요?

    ◆ 김선영> 아니죠. 지금 아직 시즌이 시작이 안 됐으니까.

    ◆ 위근우> 아직 스토브리그 상태입니다, 아직까지.

    ◇ 정관용> 그런데 성적이 좋을지 어떻게 알아요?

    ◆ 김선영> 그러니까 왜냐하면 지금 이게 예측은 할 수 있는 거죠. 그동안 사람들이 이 구단의 문제점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아무도 손대지 못했던.

    ◇ 정관용> 그걸 고치고 있다?

    ◆ 김선영> 네. 지금.

    ◇ 정관용> 그런데 그게 맞을지는 모르는 거죠.

    ◆ 김선영> 그렇죠. 결과는 일단 나와봐야지 되는 건데.

    ◇ 정관용> 그러면 프로야구 시즌 오픈할 때까지 계속 가는 거예요. 이 드라마가?

    ◆ 김선영> 그래서 나오는 말이 좀 시즌제로 갔으면 좋겠다. 지금 이 드라마는 한계, 그러니까 정해진 분량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극중에 배경이 되는 드림즈라는 팀이 실제로 정말 체제가 개선이 돼서 우승하는 것까지 보고 싶다. 이런 요청들이 굉장히 많죠.

    ◇ 정관용> 그럼 스토브리그는 이걸로 일단 끝내고, 4월달쯤 해서 이제 다시 한 번 시즌 오픈하고.

    ◆ 위근우> 그것도 가능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일단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것이 정말로 이 팀을 정말 강하게 만드는 것이냐가 그건 실증될 때까지는 모르는 거지만. 하지만 우리가 그런 거죠. 정치도 그렇지만 절차적 합리성이라는 것이 제대로 됐을 때 우리가 그 결과가 좋을 것이다, 혹은 우리가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잖아요. 그런데 말하자면 지금까지 여기서 나오는 드림즈라고 하는 만년 꼴찌 구단은 그냥 야구만 못하는 게 아니라 절차적 합리성이라는 것이 완전히 무시돼 있었던 곳이었다라는 거죠.

    ◇ 정관용> 엉망진창이었군요.

    ◆ 위근우>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던 거죠. 그리고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자신이 몸담거나 혹은 경험해 봤었던 여러 조직들을 떠올리면서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아직까지는 실제 야구장에서 경기하는 장면은 잘 안 나오겠네요.

    ◆ 위근우> 안 나오고.

    ◆ 김선영> 훈련하는 장면이 좀 나오죠.

    ◆ 위근우> 어쩌면 마지막까지 안 나올지도 모릅니다.

    ◆ 김선영> 그런데 그게 성공 포인트가 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기존의 스포츠 드라마들이 또 있었잖아요. 아예 이게 물론 이제 정통 스포츠 드라마는 아니지만, 기존에 선수들의 활약을 그렸던 그런 스포츠 드라마들이 아예 없었던 게 아닌데.

    ◇ 정관용>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은 저는 머릿속에 기억에 남는 게 없는데요. 스포츠 드라마가 아예.

    ◆ 김선영> 실제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어요. 그러니까 아마 마지막으로 히트한 드라마라고 하면, 94년도에 나왔던 마지막 승부.

    ◆ 위근우> 마지막 승부. 정말 마지막이었죠.

    MBC 드라마 마지막승부(1994)

     


    ◆ 김선영> 최초이자 마지막.

    ◇ 정관용> 94년? 그럼 몇 년이 흐른 거예요? 26년?

    ◆ 위근우> 그러니까 그 사이에 공포의 외인구단 드라마화도 있었고 맨땅에 헤딩이라는 축구 드라마도 있었는데 정말로 진짜 별로였어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너무 드라마의 완성도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별로였는데 사실은 그러면서 그런 통념이 있었던 거죠.

    ◇ 정관용> 어쩌면 스토브리그에 아직 야구장 경기 장면이 제대로 안 나와서 그래서 인기를 끌고 있을지도 몰라요.

    ◆ 김선영> 그러니까 그 점이 포인트인 게, 진짜 중요한 포인트인 게 뭐냐 하면 배우들이 스포츠 드라마를 배우들이 연기하잖아요. 극중에서 선수를 연기를 하는데 물론 배우들이 나름 열심히 준비를 했겠지만 실제로 그 안에서 연기를 하는 걸 보면 그 종목을 연기하는 모습이 굉장히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분명히 극중에서 묘사되는 거는 굉장히 뛰어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이게 아무래도 그걸 실제적으로 재현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거기에 좀 몰입할 수 없는 그런 포인트들이 있는데 스토브리그는.

    ◇ 정관용> 알겠어요. 교묘하게 경계선을 타고 있다.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는 머니볼과는 확실히 좀 다른 거네요.

    ◆ 위근우> 다르긴 한데.

    ◇ 정관용> 머니볼은 경기 장면이 아주 압권이거든요.

    ◆ 위근우> 그런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좀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 경기 장면에서 분명히 승리를 결정짓는 홈런 장면이 굉장히 멋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제 안 쓰던 선수가 나와서 홈런을 치는 장면이 되게 드라마틱한데, 사실은 머니볼에서 그 빌리 빈이라는 사람이 이야기하는 건 그런 드라마보다도 중요한 건 사실 그날 하루의 드라마틱한 승리가 아니라 결국 최종 성적표에서 승수, 승패, 마진, 이런 것으로서 야구를 봐야 된다라는 이야기였거든요.

    ◇ 정관용> 글쎄요, 그건 알겠는데 그래도 멋진 승리 장면이 나와 줘야 더 좋죠.

    ◆ 위근우>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그거 없이도 수많은 에피소드와 그 안에서의 승리를 만들어내는 거죠.

    ◆ 김선영> 드라마니까 가능한 거죠. 영화라면 정말 강렬한 그런 우승 장면이나 이런 장면들이 필요한데.

    ◇ 정관용> 드라마라서?

    ◆ 김선영> 네.

    ◇ 정관용> 작가하고 연출은 누가 했어요? 베테랑들이에요, 어때요?

    ◆ 위근우> 지금 작가가 신인 작가입니다. 이제 원래 교육방송에서 교양 프로를 담당했었던 작가였는데 2016년에 사실은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탔었던 시놉시스였는데.

    ◇ 정관용> 이 작품이?

    ◆ 위근우> 그런데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 정관용> SBS로 갔어요?

    ◆ 위근우> 3년이 지나서 SBS에 편성이 됐어요. 그리고 정말로 대박이 났죠.

    ◇ 정관용> 우리 처음에 이 얘기 시작하면서 동백꽃 얘기 꺼내고 지상파 드라마들이 다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런 얘기 잠깐 하다가, 제가 그건 마지막에 다시 얘기합시다 그랬잖아요. 두 분 전망이 어때요?

    ◆ 위근우> 저는 그냥 지상파가 잘될 것이다라기보다는 지상파가 지금 잘 되는 이유를 지상파가 그 이유를 알면 계속해서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 정관용> 이유가 뭐예요?

    ◆ 위근우> 왜냐하면 이야기가 좋으면 신인 작가라고 해도 정말로 이렇게 과감하게 편성을 하고 또 과감하게 연출에 힘을 주고 그럴 수 있다는 게 되게 중요하거든요. 작가의 이름값만으로 하는 것들이 되게 말하자면 잘못된 통념인 거죠.

    ◇ 정관용> 알겠어요. 좋은 이야기가 좋은 드라마를 만든다, 그게 기본이죠.

    ◆ 김선영> 그렇죠. 그리고 지상파의 위상이 많이 약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어떤 좋은 콘텐츠가 나왔을 때 가장 강력한 대중적인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만은 사실 분명하고요. 그러니까 지상파 드라마로서의 어떤 공적인 메시지와 장르적인 완성도가 조화를 이룬 작품들이 나온다라면 거기에 굉장히 오히려 다른 플랫폼보다 많은 환호를 받을 수 있다라는 거를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이런 리얼리즘과 스토리를 기반한 드라마가 인기 끌기 시작하는 건, 저는 좋은 현상이라고 보고요. 조금 지나면 이제 우리 척박한 노동현장 이런 걸 그리는 드라마들이 쭉 나올 거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 김선영> 사실 오피스 드라마가 노동 드라마가 돼야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김선영, 위근우 평론가 고맙습니다.

    ◆ 위근우> 감사합니다.

    ◆ 김선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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