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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에 썰렁한 대학가 원룸촌…월세 내려도 '무관심'



경남

    비대면 수업에 썰렁한 대학가 원룸촌…월세 내려도 '무관심'

    대학생들 "자취할 이유 없어"…지역 상권도 타격

    25일 창원대 원룸촌. 이형탁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자 경남지역 대학가 원룸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늘리고 대면 수업을 줄이자 굳이 월 수십만 원씩 들이면서 자취를 할 이유가 없다고 학생들이 판단해서다.

    25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국립 창원대학교 대학가 원룸촌.

    창원대는 다음달 2일 개강이라 학생들이 막바지로 방을 열심히 구해야할 시기다. 그런데 1만 1천여명이 재학 중인 이곳 원룸촌에는 활기가 없다. '창원대 5분 거리', '냉장고, 세탁기 풀옵션' 이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나붙었지만 오전 내내 방을 구하려는 학생과 부모를 찾기는 어려웠다. 창원대 2학년 김모(24)씨는 "아무래도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많아지고 하니 계속 살지 고민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원룸 주인들과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이때쯤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초기에는 감염수가 적어 학생들로 방이 꽉 찼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코로나의 심각성에 이어 비대면 수업까지 겹치면서 원룸 장사가 시들시들해지고 있다.

    25일 인제대 원룸촌. 이형탁 기자

     


    원룸주인 A씨는 "평소에는 원룸 20여개 호실이 꽉 찼는데 지금은 10개 호실 정도가 비어있다"고 말했다. 장사가 워낙 안 되자 보증금과 월세를 확 내린 원룸도 곳곳에 보였다. 원룸주인 B씨는 "평소에 비해 학생들이 오지 않는다"며 "보증금 2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월세는 28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내렸다"고 말했다.

    같은날 김해 어방동에 있는 인제대 앞 원룸촌도 비슷한 처지였다. 1만 2천여명이 재학 중인 이곳 앞 원룸촌에는 '임대'를 호소하는 안내판으로 넘쳐났다. 이곳 주위에는 원룸이 300~400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5년 경력 부동산업자 김모(60)씨는 "이때쯤이면 100% 다 나갔어야 하는 물량이 아직도 20% 정도가 비어있는 상태"라며 "김해와 가까운 부산애들도 원래는 자취를 했지만 지금은 수업도 없으니 임대 문의가 없다"고 말했다. 원룸 수요가 줄어들자 상권 타격도 크다. 주위 술집과 음식점, 카페 등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어 지역경제에도 좋지 않다. 김 씨는 "학생들이 놀고 먹질 못하고 인근 상권들이 다 죽었다"고 했다.

    저렴하게 방을 빌릴 수 있어 늘 만실이던 학교 기숙사마저도 공실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인제대 기숙사는 2200명 입실 예정 인원 중 100여 명이 비어있다. 인제대는 추후 신청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당장 대면 수업부터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인제대 간호학과 최모(29)씨는 "부산에서 통학 버스를 타고 다니고 있다"며 "아무래도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많고 오프라인실습 수업도 한꺼번에 몰아서 하기 때문에 김해에서 자취할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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