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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론에 무릎 꿇은 김영춘…고향서 4번째 쓴잔



부산

    정권심판론에 무릎 꿇은 김영춘…고향서 4번째 쓴잔

    가덕신공항 특별법 이끌어내며 출사표
    LH발 정권심판론에 신공항 훈풍 사라져
    박 후보 의혹에 집중한 당 선거 전략과 달리 정책 선거 고수
    선거 막판 의혹 공세 나섰지만 민심 돌리지 못해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영춘 선거캠프 제공

     

    "십자가를 진다는 마음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던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고향 부산에서 4번째 고배를 마셨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선거였다. 민주당 소속 전임 시장의 성추행으로 발생한 선거였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출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고개부터 숙여야 했다.

    빈손으로 고향에 돌아올 수는 없었다. 당 집행부를 향해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국회 사무총장직을 내려놓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스스로를 '가덕' 김영춘이라고 소개하며 신공항에 대한 의지를 이어갔고, 결국 가덕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어렵게 일으킨 신공항 훈풍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발 역풍에 금세 식어버렸다.

    LH발 역풍은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정권심판론이라는 태풍에 되어 선거판을 휩쓸었다. 야권은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김 후보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상대 후보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각종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당 지도부는 연일 부산을 찾아 박 후보 관련 의혹이 제기된 해운대 엘시티와 기장 미술관 부지를 찾았다. 하지만, 그 곳에 김영춘 후보는 없었다.

    정권 심판론과 박형준 의혹이 선거판에서 공방을 벌이는 사이 정작 김영춘은 모습을 감춘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의혹과 관련한 뚜렷한 무언가가 있지 않은 이상 선거에 활용할 생각은 없다"며 "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당의 전략과 후보 본인의 전략이 이분화돼 있는 것 아니냐는 주위의 물음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각각 다를 수 있다"고 에둘러 입장을 나타냈다.

    선거 막판에 들어서야 김 후보는 박 후보의 의혹을 놓고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울대로 기울어 버린 상황이었다.

    차재권 부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후보의 패인에 대해 "자기 브랜드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 교수는 "네거티브를 하려면 좀 더 빨리했어야 한다"며 "선거판이 프레임으로 짜여진 이후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에 나섰지만, 결국 늦어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시원 부산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투트랙 선거적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진 교수는 "폭로나 의혹 제기는 당이 하고 김영춘 후보는 점잖게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으로 진행했다"며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자체가 정권심판론으로 가다 보니 정작 후보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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