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차 특별 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우리나라는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며 "그 목표를 위해 민·관이 적극 협력하면서, 필요한 행정적·외교적 지원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특히 "입지·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 전폭적인 기업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두번째로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 "한국이 백신 생산의 최적지로서 글로벌 허브 국가가 된다면, 국내 공급은 물론 아시아 등 전 세계 백신 공급지로서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을 아시아 백신 생산 허브국 지정할 수 있다는 안'이 이번달 말 있을 한미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 가능성'을 첫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가이며,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코로나 백신 세 개 제품이 국내에서 위탁 또는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며 "그 밖의 다른 백신 제품에 대해서도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국의 백신 허브국이 될 이유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 마련된 백신 전용 냉장고에 백신이 보관돼있다. 황진환 기자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국내 백신 개발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백신 확보를 위한 전 세계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백신 주권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개발비용의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국산 제품들에 집중하여 과감하게 지원하는 등 내년에는 우리 기업이 개발한 국산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석상에서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도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속 제기되고 있는 백신 수급 불안정론을 의식한 것을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백신 도입과 접종은, 당초의 계획 이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인구 두 배 분량의 백신을 이미 확보했고, 4월 말까지 300만 명 접종 목표를 10% 이상 초과 달성하는 등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시기별 백신 도입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상반기 1200만 명 접종 목표를 1300만 명으로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도 받았다"며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도 계획보다 앞당길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 발언 듣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또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백신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고,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바로잡는 노력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며 화이자 백신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을 내놨다.
그는 "5월에도 화이자 백신은 주 단위로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이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물량이 앞당겨 들어온다"며 "정부는 치밀한 계획에 따라 백신별 도입 물량을 1차 접종과 2차 접종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백신 접종 속도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대규모 백신 접종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국에 257개의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되었고, 이달부터는 1만4천 개의 민간위탁기관도 순차적으로 개소한다"며 "우리의 우수한 민간 의료자원을 백신 접종에 최대한 활용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특별방역점검회의는 3주만에 개최한 것으로 백신 접종 속도를 점검하고, 국내 백신 생산 기반 확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외교부도 참석해 외교적 지원 방안까지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