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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공감 제주사회]청각장애인에게 수어는 '언어이자 생명'



제주

    [장애공감 제주사회]청각장애인에게 수어는 '언어이자 생명'

    [소통과 포용으로 장애공감사회 만들자]'제주특별자치도 전담수어통역사'
    제주도, 전국 광역자치단체 처음으로 전담 수어통역사 임용
    수어…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고유 언어
    손의 움직임보다 얼굴 표정이 80% 차지…마스크 미착용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고영산 전담 수어통역사.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21년 4월 30일(금) 오후 5시 1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특별자치도 고영산 주무관

    이 시간은 소통과 포용의 발견, 장애공감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시간인데요. 제주도가 최근 청각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전담 수어통역사를 임용했는데요. 오늘은 제주특별자치도 전담 수어통역사인 고영산 주무관을 만나보겠습니다.

    ◇류도성> 우선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었습니다. 처음으로 전담 수어통역사로 임용된 소감이 어떠세요?

    ◆고영산> 청각장애인의 정보 습득과 전달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서 전임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여 주신 제주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입니다. 그래서 하루 일과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농인)들에게 제주의 현안과 비전을 명확하게 누락함 없이 수어로 전달해야 하는 부담과 책임이 막중합니다. 특히 위급한 상황의 재난이 발생할 때 신속하고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류도성> 많은 분들이 수화와 수어를 혼용해서 사용하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고영산> 한국 수화 언어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청각장애인(농인)들의 소통의 수단, 즉 손으로 말하는 대화로서의 수화로만 인식했습니다. 그동안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이 하나의 언어로 인정하여 달라는 치열한 건의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 2016년 2월 3일에 한국 수화 언어법이 제정됐는데요.

    한국 수화 언어 법 제 1조에 '한국 수화 언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 밝히고 있고, 한국수어가 영어, 중국어, 일본어처럼 동등한 언어로서 인정받아 수어 사용자의 언어권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행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장애인의 정보접근 권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법률에 따라 한국수화언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농인)에게 정치, 교육, 문화, 예술, 의료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정보 접근이 가능하도록 수어통역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청각장애인(농인)들에게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수어'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전담 수어통역사 임용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핵심 공약인 장애인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 장애인이 행복한 제주를 실천하는데 하나의 축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류도성> 그런데 수어통역사들을 보면 마스크를 벗고 통역을 하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고영산> 청각장애인, 또는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은 입술 모양을 보고 내용을 파악합니다. 얼굴 표정을 보고 기쁜지, 아픈지, 행복한지를 파악하게 됩니다. 보통 우리는 손의 움직임만 보고 수어를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데요. 어쩌면 수어는 손의 움직임보다 얼굴 표정이 8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보면 '불'이라는 어휘가 전등의 불빛도 있을 것이고, 산불도 있을 것이고, 산불도 약하게 번지기도 하고, 몇 핵타르를 태우는 큰 불도 있구요, 각각의 특성을 얼굴 표정으로 표현해 주어야 하나의 문장을 이루게 됩니다. 아마도 우리 국어와 비교하면 형용사 역할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수어는 품사 구분이 없습니다. 어순도치가 있으며, 공간 활용을 하고, 또한 수어에는 비수지 신호를 많이 사용하는데 음성언어에서의 역양, 강세, 리듬과 같은 역할, 또는 정서적 정보(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합니다.

    ◇류도성> 그래서 청각 장애인 등에게 있어서 수어통역사의 역할에 대해서 말씀하신다면 어떻습니까?

    ◆고영산> 간단하게는 청인과 농인간 의사소통을 전달하는 다리 역할입니다.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청인과 달리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은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사용하는 문장, 또는 단어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글자를 읽을 수 있으나 문해력은 다소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수어통역사는 전문서적이나 시사 등 늘상 끼고 살아야 하고, 때로는 오히려 농인을 자주 만나 요즘 신생수어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자문하는 시간도 필수적이어서 농인들과의 관계유지도 중요합니다.

    수어통역사는 다리 역할과 동시에 정보수집에 어려운 부분까지도 해결해야 하는 다방면의 해결사 역할도 할 때도 있습니다. 수어통역사는 전문가로서, 의사전달자로서, 봉사자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기 위해서 늘 배우고, 연찬하여야 하는 책임 의식도 필요합니다.

    동료직원 또는 지인들이 TV에서 제 얼굴을 봤다는 이야기를 요즘 많이 듣습니다. TV 뉴스에서 수어통역을 할 때는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한 귀퉁이에 조그맣게 있어서 수어에 관심이 없으면 특별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같습니다.

    현재는 재난방송으로 인해 긴급한 상황을 라이브로 현장방송을 하게 되고, 한 귀퉁이가 아니라 발언자의 바로 옆에서 시원하게 수어를 보여주게 되니 동시에 현장감을 느끼게 되어 청각장애인,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신속한 정보를 접하지 못하거나 긴급한 상황에 불안해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아주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이렇게 보여지는 것도 청각장애인 인식에 한 몫을 했지만 정작 청각장애인 당사자에게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어통역사 임용 모습.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류도성> 제주도에서 첫 임용된 수어통역사로서 포부 한 말씀해주시면 어떻습니까?

    ◆고영산> 제주특별자치도가 광역자치도에서 처음으로 수어통역사를 임용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중심이 저라고 생각해서 정말 부담이 컸습니다. 그러나 제주지역의 청각언어장애인들의 정보전달의 한 축이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니 처음인 만큼 가장 기초부터 시작해서 청각언어장애인들이 가장 소망하는 신속하고, 명확하고, 하나라도 소외되지 않는 정보수집을 하는데 수어통역사가 다리 역할을 해야 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일 처음으로 후배 통역사들이 수어통역을 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청각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수어통역을 의뢰하게 되고, 수어를 제공하는 통역사들도 많아질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제주지역에서 만큼은 청각장애인들이 도정의 핵심가치인 장애인들이 행복한 제주를 만들어 가는데 제 인생을 걸고 싶습니다. 청각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하여 '수어'를 홍보하는데 최우선의 과제를 삼을 것입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수어가 많이 홍보됐지만 아직도 수어가 하나의 취미로 배우는 몸짓, 또는 손짓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농인들에게 수어는 언어이며, 생명이다. 농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수어를 홍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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