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제공충북대병원이 식물인간 상태로 1년 가까이 치료를 하던 필리핀 국적 불법체류 환자를 우여곡절 끝에 가족의 품으로 보내게 됐다.
충북 진천에서 일하던 A(53)씨는 지난해 8월 아침식사 도중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충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A씨는 이후 11개월 동안 충북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A씨의 가족은 오랜 치료에도 차도가 없자 A씨가 본국으로 돌아오길 희망했다.
하지만 A씨가 불법체류 신분인 터라 송환 여정은 험난하기만 했다.
A씨를 본국으로 보내기 위한 관련 제도가 없었을 뿐더러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필리핀 행정부마저 묵묵부답이었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때는 지난 3월.
필리핀 대사관과 연락이 닿으면서 필리핀 정부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비행기 편이 마련되고, 관계부처의 협조도 이어지는 등 송환 절차가 일사천리 진행되면서 마침내 A씨는 23일 항공편으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A씨를 가족에게 돌려보내기까지 병원 의료진은 물론 행정부서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와 비슷한 사례가 많을 것"이라며 "불법체류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