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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논평] 광복절에 진정한 해방과 광복을 소망한다 - 정종훈 교수



종교

    [CBS 논평] 광복절에 진정한 해방과 광복을 소망한다 - 정종훈 교수



    지난 8월 15일은 77주년 광복절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광복절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우리나라가 국권을 회복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국가적인 경사라서 국경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은 포악했던 일본 제국주의가 무조건 항복하고, 그들의 억압과 착취에서 우리 국민이 당장 자유로워졌으니 기쁘고 감사한 날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날이 진정 우리에게 해방을 가져왔는지, 우리를 광복으로 이끌었는지는 생각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우리 민족은 일본이 패망하기 전 1943년 12월 1일 미국과 영국과 중국, 세 국가 정상들이 합의한 카이로선언을 통해서 일본에게 종속된 노예 상태에서 자유롭게 독립할 것을 보장받았습니다. 1945년 7월 26일 포츠담선언은 카이로선언의 요구조건이 이행될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원자폭탄의 투하로 일본의 패망이 확실해지자 소련은 일본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고,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고자 한반도의 북위 38도를 기준으로 점령과 무장해제를 분담했습니다.

    우리와 관련해서 강대국들이 논의했던 카이로선언과 포츠담선언의 합의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미국의 정치경제적 관심과 소련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우리는 국토분단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갈라진 국토분단은 남북 각각의 정권 수립으로 민족분단에 이르렀고, 민족분단은 한국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전쟁은 아직 종전에 이르지 못한 전쟁으로 남북의 긴장과 갈등과 대립을 지속시키고 있고, 한국군대는 전쟁 시 군사작전권을 미국에 양도한 상태에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 국가에서 미국과 소련에게 점령당한 국가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미국의 군사정권은 일제하에 복무했던 한국인 경찰과 군인을 통치파트너로 선택함으로 일제 잔재를 유지했습니다. 이승만 정권은 민족반역자를 처벌하여 민족정기를 회복하려는 반민특위의 활동을 무력화시켰습니다. 박정희 정권은 반공을 국시로 해서 이북과의 대화 가능성을 차단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해방과 광복에 아직 이르지 못한 채로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해방과 광복에 이르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일제에 기식했던 잔재세력을 청산하고 독립운동가들의 수고와 헌신을 인정하는 것, 단일정부 수립을 주장했던 제주 4.3과 그로 인한 여순 항쟁에서 희생한 분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을 실행하는 것은 그 출발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의해서 강제로 징용되었던 징용노동자들과 성노예로서 인간 이하 취급을 당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배상하는 것은 일본과의 정상화에 앞서서 중요한 조건일 것입니다.

    강대국 미국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와 사대주의적인 입장을 탈피하고, 전시작전권을 회복하며, 대등한 외교관계를 세우는 것 역시 필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족 당사자인 이북과의 관계에서 만남과 용서, 화해와 공존, 평화와 상호번영의 길을 주체적으로 도모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스라엘 민족이 억압과 착취의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해방과 함께 가나안 땅에 젖과 꿀이 흐르는 광복의 나라를 이루고자 노력한 것처럼, 우리의 진정한 해방과 광복을 이루기 위해서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정 종 훈 교수 /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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