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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아유레디?' 사회정의 찾는 어느 기독교인의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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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 '아유레디?' 사회정의 찾는 어느 기독교인의 염원

    권력 좇는 교회와 공동체 예수원·북한 지하교회 비교 통해 기독교의 의미와 역할 탐구

     

    "20대에 세상의 불의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고, 30대에 하나님을 만나 세상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것이 가능함을 배웠다."
     
    종교 다큐멘터리 '아유레디?(Are you ready?)'의 정체성을 오롯이 드러내는 연출자 허원 감독의 말이다.
     
    배우 장광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이 영화는 1860년대 조선에 들어와 순교한 첫 기독교 선교사 로버트 토마스(1840-1866)에서부터 일제 시대, 한국전쟁을 거쳐 현재의 분단된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기독교의 역사,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의 분열사를 살펴본다.
     
    이는 단순히 국내 기독교가 지나온 길을 알리는 데 머물지 않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 있어 이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한 장치로 다가온다.
     
    허원 감독은 최근 이 영화의 언론시사회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이야기도 포함돼 제작기간 3년 반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허락된 상황 아래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며 "이 영화는 스스로 아픈 것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불편한 진실을 통해 회복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기독교 영화들과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일제 시대 기독교의 신사 참배 논란이다. 이 영화는 일제에 기생했던 국내 기독교 분파의 신사 참배 과정을 꼼꼼히 짚어봄으로써 세속적인 권력에 취한 종교의 실상을 파헤친다.

    해방 뒤 분단과 전쟁을 거치면서 남한의 세속적인 기독교가 얼마나 철저하게 변신해 왔는지, 이를 통해 그 권력을 어떻게 유지해 왔는지도 고발한다.
     
    허 감독은 "극중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역사의 주관자가 하나님이라는 성경적 기반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각자 다른 메시지를 들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금의 기독교는 살고자, 누리고자 하는 기독교" "기독교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해서 섬길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을 얻었다"고 비판하며 자성을 촉구하는 극중 인물들을 통해 허 감독은 돈, 권력과 타협한 혼탁한 교회를 믿음으로 정화할 수 있다고 전한다.
     
    이들 세속화된 교회의 대척점에 강원도 태백에 있는 기독교 공동체인 예수원과 북한의 지하교회를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로 영화의 끝을 장식한 것도 공동체 안에서 기독교의 의미와 역할을 강조하려는 뜻이었으리라.
     
    북한 지하교회의 경우 미국과 중국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벌이는 이들로부터 정보를 얻었다는데, 사상적으로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 국가 북한에도 기독교가 자생하고 있다는 점을 현지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알려 주고 싶었다는 것이 허 감독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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