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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안보법안 11개, 언제 어떻게 적용되나

    '존립위기사태'와 '중요영향사태'의 정의 불분명…자의적 해석 우려도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안보법안(안보관련 법률 11개)이 최종 통과된 가운데, 법안을 살펴보면 앞으로 일본의 행보를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제·개정된 안보관련 법안 11개는 10개 법안을 일괄한 '평화안전법제 정비법안'과 새롭게 만들어진 '국제평화지원법'이다.

    먼저 '평화안전법제 정비법안'이 논란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근거 규정이다.

    이 법안에는 △무력공격사태법 △중요영향사태법 △자위대법 △선박검사활동법 △미군행동관련조치법 △특정공공시설이용법 △해상운송규제법 △포로취급법 △국가안전보장회의설치법 등 총 10개 법이 포함돼있다.

    이 가운데 무력공격사태법이 집단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 법은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일지라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권리가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는 사태"를 '존립위기사태'로 규정한다.

    존립위기사태가 발생하면 일본 군대인 자위대는 무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전까지는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공격이 발생하거나 또는 그런 공격이 임박했다고 예측될 때만 자위대가 나설 수 있었지만, 이제 자위대의 대처 요건에 '존립위기사태'가 추가된 것이다.

    중요영향사태법은 기존에 있던 주변사태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시킨 법이다. 중요영향사태란 그대로 놔둘 경우 일본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태로 규정된다. 기존 주변사태법에 있던 '일본 주변'이라는 문구가 삭제됐으며, 따라서 중요영향사태 시 자위대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미군 등 외국군을 후방지원할 수 있다.

    이렇게 무력공격사태법과 중요영향사태법을 통해, 자위대는 일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도 무력 행사 및 후방지원을 행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 셈이다.

    평화안전법제 정비법안 10개 외에 새롭게 제정된 국제평화지원법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 위협에 대응하는 외국군을 자위대가 후방지원할 수 있는 법안이다. 이전과 달리 이제 특별법을 만들지 않아도 국회의 승인만 거쳐 자위대의 해외파병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법안만 살펴보면, 무력 행사의 요건인 존립위기사태와 후방지원 요건인 중요영향사태의 개념이 명확히 구별되지는 않는다.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 또는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태'라는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왔던 일본 정부 관계자 등의 해석에 따르면, 존립위기사태는 군사적 위협 뿐만 아니라 경제적 위협 등 국가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규정된다. 중요영향사태에 비해 보다 긴급한 상황을 전제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라면 총리와 내각의 판단에 따라 매번 법 적용이 달라질 우려가 있다. 현재 내각에서조차 아직까지 이 법에 대한 해석이 통일되지 않은 실정도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

    한국 정부로서는 앞으로 일본의 행보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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