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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문재인 정부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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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수 칼럼]

    (사진=청와대 제공)
    "(4대강 사업을 비판했던) 현 정부에서 천문학적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의 예타 조사를 건너뛰어 사업을 추진한다니 망연자실하다"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단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홍 교수는 민간위원장직 사퇴의사도 내비쳤다.

    "정부가 휴지통에 던져버린 평가방법을 사용해 국민에게 4대강의 미래를 설명하고 설득한다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홍 교수가 사퇴의사까지 내비치며 반발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사업발표 때문이다.

    정부는 29일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잠정 사업비가 24조1000억원에 이르는 총 23개 사업에 대해 예타를 면제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총 사업비의 85%에 이르는 18건(20조5,000억원)이 대규모 토목공사로 이뤄지는 도로, 철도, 공항건설 등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사업이다.

    예타는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에 대해 경제성과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리 타당성을 따지는 제도이다.

    1999년 도입 후 2017년까지 모두 690건에 대해서 실시됐고 47.4%인 327건이 통과됐다.

    이를 통해 141조원에 이르는 국고가 절감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은 예타를 면제하고 추진돼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검증되지 않은 토목건설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촛불혁명을 통해 집권한 문재인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은 적폐대상이었다.

    환경부에 민간과 합동으로 4대강 조사·평가단이 꾸려진 것도 그 때문이었으리라.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사업과 같이 경기 부양을 위한 토목사업은 하지 않겠다는 것도 처음부터 강하게 표방해왔다.

    그런 정부가 예타 면제와 함께 토건(토목건설) 카드를 끄집어낸 것이다.

    4대강 조사·평가단 민간위원장인 홍 교수가 '모순적'이라고 느낄만 하다.

    홍 교수는 "(4대강) 보 처리 방안 도출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준 문재인 정부가 경제성 분석과 예비타당성을 무시하겠다니 이런 이중적인 잣대로 국정을 운영해 온 것인가"고 개탄하기까지 했다.

    물론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는 사업내용과 추진방식에서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SOC 외에도 R&D(연구개발) 투자 등 지역 전략사업 육성을 위한 사업을 함께 포함하고 있고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이 제안한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토목공사와 관련된 SOC 예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부의 예타 면제 발표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 진보적인 시민단체들도 강력히 규탄하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일자리와 저소득층의 사회 안전망을 확보하는 경기부양책을 펼칠 시점에 '묻지마 식' 토건재정 확대는 '문 정부의 실책'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우호세력까지 등을 돌리게끔 하는 무리수를 두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것을 예타를 면제하면서까지 급박하게 추진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특히 이번에 예타가 면제된 사업 가운데는 이미 이전에 예타를 받았지만 탈락한 사업이 남부내륙철도 등 7개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 아닌가는 의혹어린 시선도 있다.

    물론 예타가 만능은 아니지만 현실에서 사업추진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그런 노력까지 포기하고 예타 면제를 밀어붙이는 것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3년차에 들면서 한꺼번에 표출된 여러 악재로 곤경에 빠져있다.

    손혜원, 서영교 의원 의혹,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발언파문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이라는 메가톤급까지 터졌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초심이다.

    초심을 갖고 있다면 이명박 정부와 다를 바 없이 '묻지마식으로 토건재정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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