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구조 단체 '포뮤' 제공두 다리가 절단된 상태로 새끼들을 지켜낸 어미 고양이의 가슴 아픈 사연에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동물구조 봉사자 A씨는 CBS노컷뉴스에 "충청남도 아산시에서 '갓 출산한 어미 고양이가 뒷다리를 질질 끌고 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건강했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은 뒤 하루 만에 두 다리가 잘린 채로 돌아왔다는 제보였다"고 25일 전했다.
최초 신고자 B씨에 따르면 평소 임신 상태였던 고양이 '선이'를 눈여겨 봐왔다고 한다. 새끼를 배고 배가 통통하게 오른 선이가 안쓰러워 마당에 집도 마련해 주는 등 살뜰하게 챙겼다. 하지만 '건강했던 선이는 출산 직후 하루 만인 23일 두 다리가 잘린 상태로 나타났다'는 게 B씨의 증언이다.
B씨의 신고로 아산시 보호소에 들어온 선이의 모습은 처참했다. 그는 "발견 당시 뒷다리가 모두 잘려있는 상태로 나타난 선이는 출산 이후 새끼들 젖을 먹이러 계단을 올라가는 등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현장을 방문한 고양이 구조 단체 '포뮤' 측 또한 공식 SNS를 통해 "젖먹이 새끼들을 낳은지 얼마 안 된 어미 고양이 선이의 뒷다리는 너덜하게 떨어진 상태였고, 이미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상황을 전달했다.
함께 공개한 영상에는 뒷다리가 날까롭게 잘려 맥없이 누워있는 선이의 모습이 담겼다. 선이는 두 다리를 잃은 고통 속에도 4마리의 새끼들에게 젖을 물려주며 따뜻하게 보살피려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고양이 상태를 살피던 보호소 수의사도 "선이는 진료를 보는 중에도 새끼 걱정만 하고 하악질(고양이가 어떤 식으로든 위협을 느낄 때 하는 방어 기제) 소리 한번 내지 않던 순한 녀석"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고양이 구조 단체 '포뮤' 제공현재 선이는 '동물보호연대' 도움으로 안양에 있는 넬병원으로 이송해 수술까지 마친 상태다. 새끼 4마리도 선이의 곁에서 수유 중이다. 치료를 맡은 병원 측에 따르면 '덫도 교통사고도 아닌, 이렇게 두 다리가 깔끔하게 잘린 절단면의 모습은 처음 본다'는 반응이다.
A씨는 "양쪽 두 다리가 일정한 단면으로 잘렸는데, 사람이 한 짓이 아닐 것이라 믿는다"라면서 "추후 경찰 의뢰 및 아산시 담당 공무원을 통해 CCTV 등을 확인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이는 잠시 지낼 수 있는 임시 보호처를 구했지만 입양처는 찾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 몸을 이끌고 새끼들까지 챙기다니 가슴이 아프다", "다리 절단 수술이라 얼마나 통증이 심할지, 부디 잘 회복하길 바란다", "설마 사람이 그랬을까", "수술 잘 이겨내줘서 고맙다", "선이가 얼른 상처 회복해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