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3연패 위기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따낸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승리 비결로 꼽았다.(사진=한국배구연맹)
“기적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어요”
14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5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세트를 기분 좋게 따냈지만 내리 2, 3세트를 내주고 수세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4세트에 반등하며 풀 세트 접전 끝에 안방에서 승리했다. 덕분에 기업은행은 2연패에서 탈출하며 ‘봄 배구’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벤치에서 2, 3세트를 지켜보는 이정철 감독은 마치 장승처럼 굳어 선수들을 노려보듯 모습이었다. 하지만 4세트, 특히 마지막 5세트에는 한껏 밝아진 표정으로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이정철 감독은 “한 경기를 하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면서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승리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사실 4세트에 리듬이 거의 넘어갔다고 봤다”고 털어놓은 이 감독은 “불리했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했다. 2세트와 4세트의 차이가 바로 이 점”이라고 귀중한 역전승의 의미를 부여했다.
1세트의 좋았던 흐름을 이어갔다면 승점 3점도 가져갈 수 있었던 기업은행이다. 하지만 2, 3세트에 경기 운영의 실수로 주도권을 내줬고 결국 힘겨운 역전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정철 감독은 “올 시즌 배구는 감독들은 속이 썩어도 팬들은 즐겁게 보라는 것 같다”며 애써 승리의 기쁨을 자제했다.
아쉽게 패한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도 웃는 것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패배라는 결과는 같지만 내용 면에서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패배는 아쉽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았다”는 이도희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서로 하려는 마음가짐이 있다. 이 경기를 졌다고 팀 분위기가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다음 경기에서 잘하자고 했다”고 패배에도 좋았던 선수단 상황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