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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당, '스스로 왕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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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팩트체크] 한국당, '스스로 왕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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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의 선거제 개편 논의, 어느 지점에서 스텝이 꼬였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추인에 반발해 긴급 의원총회를 가진 뒤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3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 등에 대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상정을 각각 당론으로 추인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장외집회 등 원외투쟁을 선언하며 국회 안팎으로 '결사 항전'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줄이는 안을 내놨는데 왜 논의를 하지 않느냐"며 선거제 패스트트랙 상정에 대해 비판 강도를 높였다.

    한국당의 극렬한 반대에 여야 4당은 "패씽을 자초한 것은 한국당 본인"이라는 반응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에서 선거법을 비롯해 공수처법을 반대했기 때문에 협상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그렇다보니 불가피하게 국회법 85조 2항의 신속처리 조항을 토대로 합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 또한 "한국당은 선거제도 논의과정에서 배제된 적이 없다"며 "스스로 선거제도 개혁을 원천 봉쇄하고 스스로를 배제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한국당이 지난 12월 약속한 선거제 합의를 휴지조각 만들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왕따'와 '패싱'을 자처한 것은 한국당 스스로"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정말 지난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 스스로 왕따를 자처했을까?

    ◇ 선거제 개편, 한국당도 정개특위에서 논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당엔 지난해 11월부터 선거제 개편 논의에 참여할 통로가 충분히 열려있었다.

    먼저 국회에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내 제1소위원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해왔다.

    원내에서 선거제 개혁을 위한 정당 간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취지였다.

    한국당에서도 정유섭, 장제원, 김재원 의원 등이 정개특위 제1소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12월 15일엔 여야 5당 원내대표 간 선거제 개혁 합의문이 마련되면서 정개특위에서의 논의도 본격화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 여야 5당 원내대표는 합의문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국회에서 최근 여야 5당이 선거제 개혁에 원칙적 합의한 뒤 처음으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김종민 소위원장이 선거제도 관련 주요 쟁점 사항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후 정개특위 제1소위에선 여야 5당의 합의문을 중심으로 논의 쟁점을 정리하고 의원 정수, 석패율제 도입 등을 논의했다.

    정개특위에서 한국당 또한 선거제 개혁을 논의해왔다는 것은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장 의원은 지난 1월 8일 정개특위 제1소위 회의에서 정개특위에 대해 "지금까지 간사를 맡고 진행해 온 가운데 의원정수 문제, 지역구 선출방식 문제, 석패율 문제 등 전부 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연동된 중요한 사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지난해만 보더라도 한국당은 원내대표 간 합의는 물론 국회 정개특위에서 충분히 선거제도를 논의할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정개특위에서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 한국당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한국당이었다.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한국당은 다른 당과 달리 아무런 협상안도 내놓지 않아 수수방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협상안도 없이 선거제 개편에 반대 입장만을 밝힌다는 것이었다.

    이에 1월 24일 장제원 의원이 도농복합선거구제 등을 담은 '협상안 가안'을 제시했지만, 같은 당 정개특위 위원들이 먼저 나서서 해당 가안을 문제 삼았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우리 당이 도농복합선거구제 의견을 모아 확정한 바 없다"고, 최교일 의원은 "도농복합선거구제는 한국당 당론이 아니며 현재 한국당 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정개특위는 1월 24일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뒤로 지금까지 공식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당시 한국당은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 좌파독재 반대한다면서 '권력구조 개편 제안'은 무시

    정개특위 중단을 가져왔던 한국당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논의하자 되려 의회민주주의 파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1여당인 한국당의 합의 없이 선거제 개편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도 한국당을 배제했다고 보긴 어렵다.

    한국당 스스로 협상 테이블조차 앉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 4당에선 패스트트랙 지정 논의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한국당과의 합의를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3월 13일 심상정 의원은 한국당에 대통령 분권을 위한 '원포인트 권력구조' 논의를 제안했다.

    3월 10일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없애는 개편안을 내놓으며 선거제 개편과 함께 대통령 분권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통령 분권을 위한 내각제 개헌이 아니고선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찬성할 수 없다"며 선거제 개편에 앞서 또는 동시에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심 의원은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 합의에 임한다면 (한국당이 주장하는) '원포인트 권력구조' 논의에 책임을 다하겠다"며 "하지만 합의에는 선후가 있기 때문에 권력구조 개편이 진행될 수 있도록 나경원 원내대표가 우선 선거제 개혁에 협조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심 의원의 제안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당이 좌파독재 운운하고 있지만, 중요 국사를 협의하는 민주적인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장본인은 다름아닌 한국당 자신인 셈이다.

    한편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에도 한국당과의 협의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오고 있다.

    22일 여야 4당은 선거제‧개혁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마련하며 한국당과의 합의 또한 명시했다.

    여야 4당은 합의안에서 "(선거제 개편안 등) 이들 법안들의 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4당은 즉시 한국당과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합의처리를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한국당은 여야 4당의 제안은 무시한 채 패스트트랙을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며 "패스트트랙 지정 시 20대 국회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종합하자면, 한국당은 지난해 11월 정개특위에서부터 선거제 개편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패스트트랙 지정이 된다고 해서 한국당이 앞으로 논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 배제된 적 없다는 심상정 의원의 말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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