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등 미중 경제전쟁 격화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정부가 한국은행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유기적 대응을 모색하고 나섰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점을 강조하면서, 필요시 준비해둔 비상계획을 단호히 이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단기간 중첩돼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며 "향후 이러한 대내외 리스크 전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대응해나가야겠으나 과도한 불안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과거에 비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이 4000억불을 넘으면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우리 금융시장 안정의 기반이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어려운 대내외여건에도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의 상황을 냉철히 주시하며 시장안정 위해 총력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이미 준비한 컨틴전시 플랜에 기초해 증시수급 안정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시장상황에 따라 적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하는 한편, 과도한 쏠림 등에 의한 시장불안이 발생하면 선제적으로 단호하게 안정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경예산의 조속 집행을 통해 경제활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주 통과된 추경이 9월말까지 두달간 75% 이상 신속하게 집행되도록 하는 한편, 하반기 진행될 민간·민자·공공 투자사업도 프로젝트 건별로 하나하나 애로요인을 밀착 점검해 투자 견인의 마중물 역할을 조성하는데 정책적 역량을 최우선 집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공세에 대해서는 "우리경제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대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며 "일본에 부당한 조치를 조속 철회할 것을 강력 촉구하는 한편, 단기적으로 피해기업 지원과 중장기적이자 근원적으로 경쟁력 강화 및 자립 대책을 촘촘하고 과단성 있게 실행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국민 여러분도 그간의 어려움을 극복해온 우리 경제의 저력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총력대응 중인 정부의 노력을 믿고 각자의 역할에 차분하고 충실히 임해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도 내놨다.
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대외 여건의 전개양상에 따라 시장이 수시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할 상황이므로 한국은행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양호한 대외 신인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데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홍 부총리와 이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 4개 금융정책 당국 기관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