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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 휩쓸고 간 남도들녘 가을장마로 농민 '겹시름'



광주

    태풍 '링링' 휩쓸고 간 남도들녘 가을장마로 농민 '겹시름'

    고령 및 인력 부족으로 쓰러진 벼 못 세워 2차 피해 우려
    전남도, 철저한 피해 조사 및 신속한 복구 위해 모든 행정력 동원
    농협중앙회, 범농협 지원대책 발표

    김영록 전남지사, 7일 영암 벼 쓰러짐 피해 현장 방문 (사진=전라남도 제공)

     

    제13호 태풍 링링이 할퀴고 가면서 수확을 앞둔 벼와 과일이 쓰러지거나 떨어져 피해 농민의 수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가을장마까지 이어지면서 2차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어 농민들이 겹시름에 잠겼다.

    전라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9일 오전 11시까지 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한 피해를 잠정 집계한 결과 전남에서는 사유시설 89건, 공공시설 11건 등 총 100건의 피해사항이 집계됐습니다.

    태풍 피해 중 농작물 쓰러짐 피해는 4,842ha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 벼가 4,677ha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농작물 쓰러짐 피해를 지역별로 보면 해남이 1,000ha로 가장 많고 이어 화순 840ha, 영암 680ha, 강진 407ha, 나주 350ha, 곡성 300ha, 보성 229ha, 구례 168ha, 담양 120ha 등 순이다.

    특히 태풍으로 인한 생채기가 채 아물기도 전에 10일까지 가을장마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된데다 농촌 고령화 및 인력 부족으로 복구 작업에 차질이 빚어 지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쓰러진 벼를 제때 일으켜 세우지 못하면 이삭이 한창 익어가는 벼가 물속에서 낟알이 싹을 튀는 '수 발아' 피해 발생으로 수확하더라도 미질이 저하되는 것이 불가피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2016년에도 제18호 태풍 '차바'로 전남 도내 벼 재배면적의 10%에 달하는 총 1만 6,703ha에서 벼 수 발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다 벼 도복 피해가 가장 많은 해남의 경우 북일면 등의 간척지에서 강풍으로 벼 낟알이 쭉정이가 되는 백수 및 낟알이 검게 변하는 흑수 피해 발생마저 염려되고 있다.

    더욱이 태풍으로 인해 벼 논에 각종 병충해 발생이 예상되고 있으나 가을장마가 계속되면서 벼에 약제를 뿌려봐야 비가 씻겨 내려가면서 효과가 없어 농민들이 방제작업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가을장마와 태풍 전에 벼 한 포기당 이삭 수가 20.1개로 지난해 대비 0.4개, 평년보다 0.8개 더 많아서 풍년 농사가 전망됐으나 계속된 비와 태풍으로 풍년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 신안 배 낙과 피해 현장 (사진=신안군 제공)

     

    이번 태풍으로 과수 낙과 피해도 속출해 전남 도내 1,203㏊에서 과일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배가 1,120ha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사과 62ha, 감 17ha, 무화과 3ha, 자두 1ha가 그 뒤를 이었다.

    또 곡성 멜론 1.5ha와 순천 무와 배추 1.4ha, 강진 딸기와 대파 0.5ha 등 7ha의 작물도 태풍이 할퀴어 생채기가 났다.

    이들 과수 농가도 올봄 저온 피해에 이어 추석 대목 및 수확기를 맞아 태풍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겹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남 나주 노안에서 2ha의 배 과수원을 하는 A(56) 씨는 "하늘이 조금만 도와줬으면 미국 수출용과 저장용 배 수확을 다 했을 텐데 막판 수확기에 계속된 가을장마로 미처 따지 못한 배가 이번 태풍으로 30% 가량 떨어져 마음이 착잡하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A 씨는 "떨어진 배는 당장이라도 즙을 내서 팔면 된다지만, 재해보험 피해 조사 때까진 손을 쓸 수 없다"며 "그때까지 기다린다면 떨어진 배가 대부분 썩어 사실상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허탈해했다.

    수확기를 코앞에 두고 태풍에 가을장마가 겹치면서 남도 들녘에서 농민들의 한숨 소리만 높아지지고 있다.

    한편 전라남도는 13호 태풍 '링링' 피해로 인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신속한 복구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도 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해 농업부문에 큰 피해가 발생하자, 9일 나주지역을 찾아 피해 농업인을 위로하고 범농협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농협은 벼 쓰러짐 피해를 본 벼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 주정용으로 특별 매입을 추진하는 등 태풍 피해농가에 대한 금리우대, 특례보증 및 상환 연기 등 각종 금융지원 방안과 함께 생필품 지원, 영농작업반을 활용한 영농 인력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농작물 손해보험 조사요원 6.200여 명을 피해 현장에 즉각 배치하고, 시설물 긴급 복구를 위해 인력 및 장비를 집중하기로 했다.

    또 농협 지역본부, 시군 지부, 자원봉사자 및 영농작업반을 투입하여 우선 시급한 △낙과 수거 및 수매지 원 △과수농가 살균제 도포 △벼 도복 정리작업 △비닐하우스 보수 등을 신속히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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