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발길 끊기며 썰렁한 일본 벳푸 관광지 (사진=연합뉴스)
일본 주요 일간지들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한국의 일본 여행 불매 운동으로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 수가 반토막이 났다는 일본 정부 발표를 1면 머리기사로 싣는 등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19일 6개 주요 일간지 중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산케이신문 등 4곳은 이날 조간에서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이 지난해에 비해 48.0%나 줄었다는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발표를 1면 기사로 다뤘다.
요미우리신문은 "8월 방일 한국인 여행자수가 1년 전에 비해 거의 절반이 줄었다"며 "이 영향으로 전체 외국인 일본 방문자 수는 11개월만에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단체와 개인 모두 신규 예약이 감소하고 있다"는 다바타 히로시(田端浩) 관광청 장관의 발언을 전하며 한국 여행자의 일본 방문이 앞으로도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정부관광국이 전날 발표한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30만8천700명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48.0% 줄었다. 감소 폭은 불매 운동이 시작된 첫 달인 7월 감소 폭(7.6%)의 6배 이상이다.
아사히신문도 관련 소식을 전하며 "한일 간 대립 완화 징조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 지고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신문은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내년까지 연간 일본 방문 외국인 수를 4천만명으로 늘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특히 오이타(大分)현 벳푸(別府)와 유후인(湯布院) 등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우려를 전했다.
신문이 소개한 벳푸 골프 클럽의 경우 9월 들어 한국인 관광객은 한 명도 오지 않았고, 예약 역시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이타 공항에서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골프장인 퍼시픽 블루 컨트리클럽은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한국인이었지만, 7월 이후 예약 취소자가 1천200명에 달했다.
홋카이도의 경우 호쿠요우(北洋)은행이 관광객이 줄어든 료칸(일본식 전통 여관)과 음식점을 대상으로 긴급융자 상담 창구를 개설하기도 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주요 관광지의 목소리를 소개했는데, 홋카이도(北海道) 구시로(釧路)시의 한 여행회사 간부는 "지난해 지진 때보다 침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홋카이도 삿포로(札晃)시의 한 여행회사 관계자는 "한국인 관광객을 주로 다루던 회사 중에서는 9월 이후 일이 거의 없어져서 직원들을 대기시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한일 간 항공편은 7월 이전에는 일본 26개 도시 1천200편(왕복 기준)에 달했지만, 이 중 30%가량인 369편의 운행이 중단됐다.
도쿄신문은 "연간 외국인 여행자 4천만명이라는 목표 달성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고 표현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달성이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