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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과 '닮은 듯 다른' 김여정…"만일에 대비한 안전판"



통일/북한

    김정일과 '닮은 듯 다른' 김여정…"만일에 대비한 안전판"

    전문가 "김정은-김여정 쌍각 권력구조 수립 시작"
    후계자 김정일보다 약한 위상 "독자 권력재편 능력 없어"

    (사진=연합뉴스)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 수령체제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올해 김정은­-김여정 체제의 등장은 북한의 권력체계가 지난 70년대 김일성-김정일의 역할 분담 체제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김여정 제1부부장이 아직 후계자는 아니며 70년대 김정일처럼 독자적으로 권력구도를 재편할 능력은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6일 숭실대학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주최 국내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논문 '2020 북한의 국정전략과 정치'를 발표한다.

    박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 우위 하에서 김정일이 실무를 전담하는 체제를 1974년부터 1984년까지 운영했다. 김일성 수령이 실무 일선에서 후퇴하고, 실무는 김정일이 맡아 처리하는 분담체제이다.

    김일성 수령이 무오류성, 통합과 권위의 상징으로 남아 있으나 권력과 권위에서는 김정일을 능가하는 체제이다.

    지난 12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군민연합집회(사진=연합뉴스)

     

    박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김여정의 부각은 북한의 상층 권력 체계가 점차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김정은-김여정 쌍각 권력구조 수립의 시작을 시사한다"며, "다만 김여정은 아직 후계자는 아니며, 1974-1984년간 김일성-김정일의 업무 분담과 비교할 때, 김정일의 위상보다는 현저히 약한 것으로 판단 한다"고 말했다.

    당시 김일성은 외교와 군사, 정치보위부를 장악해 김정일을 견제했었고, 반면 김정일은 조직 지도부와 선전 선동부, 3대혁명소조를 앞세워 중앙당을 자신의 선호에 따라 재편하며 내각과 경제 부서를 수하에 넣었다.

    이에 비해 김여정은 대미·대남, 조직지도·조직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김정은이 만들어 놓은 권력 틀을 수용하면서 이를 수행하는 역할을 증가시켰다.

    즉 "김여정이 독자적으로 권력재편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 것, 다시 말해 김정일은 독자 권력 기반 구축을 허용받았지만, 김여정은 단지 업무·기능상 중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체제의 특징점은 김정은은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건강 악화와 같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안전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맥락에서 "북한 내 특정 엘리트의 권한은 자신이 독자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수령에게서 '위임' 받은 것이고, 따라서 언제든지 취소될 수 있는 것"으로, "각 분야에서 크기는 다르지만 독자적 권력기반을 가진 중국식 집단지도체제와 달리 북한의 특정 엘리트는 독자적인 권력기반이 없다는 뜻에서 수령의 단순 부하"라는 설명이다.

    북한이 지난 해 말 군정지도부를 설치하고 최부일을 군정지도부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군부 분할통치와 충성경쟁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군부는 이로써 군정지도부, 군수공업부, 총참모부, 총정치국, 인민무력부의 5각 체계를 가지게 됐다"며, "군정지도부와 총정치국의 역할이 사실상 대부분 중복될 것인데, 굳이 군정지도부를 설치한 이유는 분할통치와 충성경쟁을 시키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장성택 숙청과 함께 폐지됐던 행정부를 올 해 조직행정부로 부할 시킨 것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예방 통제보다 경찰 검찰 등을 통한 사법 통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인데, 다만 장성택 시절의 권력 남용 부작용을 막기 위해 조직행정부장(김재룡 추정)의 권한을 대폭 줄여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엄격한 지휘 감독을 받도록 한 것"이라고 봤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초 8차 당 대회를 조기 개최하는 의미는 미국의 대선결과에 부응하여 대미전략을 세우고 이에 적합한 권력·정책 진용을 빠르게 꾸리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조기 결판을 내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미국을 북한식 협상으로 강제 유인하기 위한 계산된 도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를 연초에 유발할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주도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7월 27일 보도된 노병대회 참석 이후 66일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이 달 초 김정은 위원장의 강원도 김화군 피해복구 현장 방문 때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는 모습으로 등장해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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