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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녀 40% "결혼생각 없다"…9할은 "저출산정책? 효과 없어"

사회 일반

    미혼남녀 40% "결혼생각 없다"…9할은 "저출산정책? 효과 없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국 25~49세 남녀 2천여 명 대상 조사
    男 '경제적 부담', 女 '역할 부담'이 결혼장벽…25~29세 여성 34%만 "아이 있어야"
    응답자 48% "저출산 정책, 반감 든다"…'자유로운 육아휴직'·'성평등 육아참여' 강조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결혼하지 않은 20~40대 남녀 '10명 중 4명'은 앞으로도 결혼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그 이유는 달랐는데, 남성은 결혼식 준비와 신혼집 마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여성은 가사와 출산·양육 등의 '역할' 수행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2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올 3월 29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전국 만 25~49세 남녀 2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출산·양육·인식 조사' 결과(95% 신뢰수준 ±2.2%p)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저고위는 청년층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을 내놓기 위해 육아정책연구소를 통해 이번 모바일·온라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미혼남녀 중 현재 '결혼의향이 있거나 계획 중인 경우'는 61.0%였다.
     
    아예 '생각해본 적이 없다'(16.3%)는 이들을 제외하고 '나중에도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비율은 22.8%였는데, 이같이 답변한 여성(33.7%)이 남성(13.3%)보다 훨씬 많았다.
     
    결혼을 하고픈 생각은 있지만 아직 미혼인 사유에 대해서는 '적당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가 78.2%(남성 79.7%·여성 75.5%)로 가장 높았다.

    '결혼에 필요한 자금을 더 모은 다음에 하려고'를 선택한 남녀도 각각 82.5%, 63.1%로 높은 응답률(전체 75.5%)을 기록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반면 결혼에 뜻이 없는 경우, 주된 배경은 결혼에 따른 '역할 부담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결혼식 비용과 신혼집 마련, 혼수 준비 등 '경제적 부담'을 첫손에 꼽았고(88.9%), 여성에겐 가사와 출산·자녀 양육, 가족 부양 등 '역할에 대한 부담'이 92.6%로 제일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응답자 대부분은 주거나 일자리 등 결혼 기반이 되는 '경제적 조건'과 '일·가정 양립 지원' 등의 여건이 개선된다면, 결혼·출산에 대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결혼 후에도 일에 열중할 수 있다면'(76.5%), 또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갖고 있다면'(75.8%) 청년들이 결혼·출산을 기피하는 현실이 달라질 거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결혼자금으로 주택자금은 평균 2억 4천만원, 그 외 비용으로는 79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녀'에 대한 인식도 큰 틀에서 '결혼'과 비슷했다. 아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1.1%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아이를 출산하는 여성들은 51.9%만이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응답해 남성(69.7%)보다 현저히 낮았다. 특히 응답자 중 가장 젊은 축인 25~29세 여성은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34.4%에 불과했다.
     
    이상적인 자녀수는 1.8명으로 나왔지만, 자녀가 없는 남녀의 32.6%(기혼 42.4%·미혼 29.5%)만이 출산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무(無)자녀 남녀의 57.5%는 아직 출산계획이 없거나(29.7%), 결정하지 못했다(27.8%)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임신·출산·양육이 막연히 어려울 것 같아서'(40.0%)가 최다로 집계됐다.

     
    저고위 제공저고위 제공
    미혼남녀들은 '육아휴직이나 단축근무를 해도 급여가 충분하다면'(88.3%) 출산의향이 증가할 거라고 응답했다. 출산을 독려할 선결조건으로 근무시간이 줄고 아이와 함께할 육아시간이 확보돼야 한다는 답변도 85.2%에 달했다.
     
    출산의향이 있는 여성의 88.8%(전일제 51.8%+시간제 37.0%)는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하길 원했다. 25~29세는 거의 대다수(92.8%)가 이를 희망했다.
     
    초등돌봄 기관인 '늘봄학교'에 대해서는 부모의 77.6%가 수요자로 나타났고, 이 중 30.4%는 6학년까지 전 학년 동안 이용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응답자의 89.6%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지만,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판단(90.8%)했다.
     
    정부가 펴온 저출산정책 캠페인에 대해서도 '별다른 느낌이 없'거나(41.7%), 오히려 '반감이 든다'(48.0%)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저고위 제공저고위 제공
    정부 대책 중에서는 '자유로운 육아휴직제도 사용'(81.9%)이 저출산 해결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여성들은 '남녀평등한 육아참여 문화 조성'을 꼽은 비율(83.9%)이 육아휴직의 자유로운 사용(81.3%)보다 좀 더 높았다.
     
    결과보고회에 참석한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응답자 특성에 따른 분석을 통해 성별, 연령, 취업, 자녀유무 등에 따른 맞춤형 정책고려가 필요하다"며 "특히 20대 중·후반 청년층의 인식, 가치관에 대한 심층적 인식조사를 통해 코호트별 특성을 세부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과 정책수요를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인식조사결과를 반영한 체감도 높은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육아친화적인 문화·환경이 마련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3월 27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저출산 대응을 위한 경제단체 민관 협의체 출범식에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3월 27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저출산 대응을 위한 경제단체 민관 협의체 출범식에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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