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9시쯤 서울 종로 3가역 일대 포장마차 거리 풍경. 주보배 기자"와,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진짜 '핫플(Hot Place)'이네요. 발 디딜 틈이 없어요."
금요일인 지난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3가 포장마차 거리를 찾은 관악구 주민 지한솔(23) 씨는 붐비는 인파에 연신 감탄했다. 한솔 씨와 친구가 포장마차 사이에서 빈 좌석을 찾으려다 차도로 내려서자, 안전요원이 경광봉을 흔들며 말했다.
"차도로 나가시면 안 돼요. 라바콘(안전 고깔)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종로3가역 일대 포장마차 거리는 '야장 성지'로 꼽힌다. 야외 탁자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저녁 자리를 하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차로 양쪽에 탁자가 늘어서고, 인파가 몰리다 보니 교통 불편 민원이 이어지고 사고 우려도 커지자 이곳에선 안전 확보를 위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17일 종로구청에 따르면 해당 거리 일대에서는 차로는 줄이고, 인도는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2차로였던 돈화문로 11길은 1차로로 줄이고, 축소된 차로 일부를 인도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이 거리에는 공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임시로 라바콘과 걸이대가 임시로 설치돼 있다. 안전요원들은 포장마차를 찾은 사람들이 라바콘을 넘어 차도로 나가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었다. 지난 7월부터는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4시까지 1차로만 운영되는 '시간제 일방통행'도 시행 중이다.
종로3가 포장마차 거리의 변화는 안전 문제에서 비롯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몰리자, 포장마차와 건물 내 식당들이 야외 테이블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도를 점령한 테이블 때문에 보행자들이 차도로 내려서는 일이 빈번해졌고, 일부 테이블은 차로까지 침범하면서 '불편하다', '위험하다'는 민원이 급증했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돈화문로 11길과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588건에 이른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방문객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인도가 좁아지고 테이블이 차지하는 공간이 많아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인도를 넓혀 보행자 중심 도로로 만들고자 도로 폭 축소와 인도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저녁 9시쯤 종로3가 일대 포장마차 거리 풍경. 주보배 기자이곳에서 20년 넘게 포장마차를 운영해온 박대식(가명‧70대) 씨는 "통제 전에는 차와 사람이 뒤섞여 정말 복잡했다"며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돈화문로 11길의 인도 확장 공사는 오는 12월 15일 완료될 예정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시간제 일방통행가 시행되고 임시로라도 인도를 확장한 뒤로 민원이 감소했다"며 "12월 초부터 전면 일방통행 도로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