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6일 국민의힘 측에 야당이 내정한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처장 추천위원 1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최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공수처를 위헌기관으로 간주하는 인사의 추천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야당 몫 추천위원 내정자 이헌 변호사를 거론했다.
앞서 이 변호사는 CBS노컷뉴스 등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 개혁 내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한다"면서도 "공수처가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위헌적 요소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처장을 추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최 대변인은 "그를 추천하려는 국민의힘의 의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말"이라며 "공수처장 추천이라는 본연의 임무는 제쳐두고 공수처가 위헌기관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홍보의 장으로만 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를 위헌기관으로 간주하는 사람이 위헌기관장을 제대로 추천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며 "공수처를 부정하는 사람의 추천을 강행한다면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아직 입장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野, 공수처장 추천위원에 내정된 임정혁 변호사(왼쪽), 이헌 변호사(오른쪽). (사진=연합뉴스)
국회 법사위 소속 박범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우려를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좋지 않은 전략"이라며 "이헌 변호사가 공수처장 추천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위헌적이라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하지만 개혁 내지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감한다는 얘기도 했다"면서 "그래서 이헌 변호사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이헌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6기로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고 현재는 지난해 3월 보수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5년에는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조사 방해' 논란이 제기된 뒤 사퇴한 이력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헌 당시 부위원장은 청와대가 특조위 일부 인사 사퇴 방침을 정했을 때 거부했었고, 이에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자리를 제안 받았던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헌 변호사는 또 지난 2월 KBS 보궐이사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을 받았으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건을 부결하면서 임명 요청안이 대통령에게 전해지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