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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판]"5인 미만은 입맛대로 착취"…법이 보장한 무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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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판]"5인 미만은 입맛대로 착취"…법이 보장한 무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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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5명 미만 사업장 해당 노동자 378만명 넘는데
    근로기준법 위반해도 면죄부 공짜 연장근로에 부당해고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이 나라 노동법에서 '5명'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이다. 지금 당신을 포함한 회사 직원이 4명 이하인가? 그렇다면 당신의 직장은 정부와 국회가 보증하는 근로기준법의 무법천지라고 봐도 좋다.

    해고 이유를 알리는 종잇조각 한장도 받아보지 못한 채 갑작스레 해고당했는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지만 호소할 곳이 없는가? 매일 연장근로를 해야 해서 1주일에 60~70시간씩 일하는가? 그런데도 연장, 야간, 휴일수당은커녕 연차휴가조차 꿈도 꿀 수 없는가? 그렇다. 당신의 직장은 정부도 법도 외면한 5인 미만 사업장이다.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위반의 면죄부를 준 범인은 근로기준법 안에 숨어 있다. 근로기준법 제11조에는 상시 5명 이상의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 사업장에만 법을 적용하고, 4명 이하인 경우는 일부 규정만 적용하도록 한다.

    '근로기준법 무법지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378만여 명에 달한다. 만약 당신이 5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해서 근로기준법이 전부 적용된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언제라도 노동자가 4명 아래로 줄어든다면 불과 며칠 사이에 어제까지 불법이었던 것들이 내일부터 합법으로 변하는 마법이 펼쳐질 수 있다.

    이처럼 5인 미만 사업장이 합법적 무법지대로 여겨지다 보니, 그나마 적용돼야 하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망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차량의 깨진 유리창 한장을 방치해두면 곧 차량 전부가 훼손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서 5인 미만 사업장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는 동안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까지 허물어지는 것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지난 8월, 한 달 만에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ㄱ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ㄱ씨는 애초 월급 180만 원을 약속받았지만, 수습 3개월 간은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월 150만 원만 받게 됐다. 근로계약서도, 주휴수당도, 4대 보험도 ㄱ씨 회사에서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견디다 못해 회사를 그만두자 사장은 150만 원인 수습 월급조차 1일 5만원씩 나눠 휴일 분을 빼고 100여만 원만 지급했다. ㄱ씨는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 하지만 사장은 "일도 못 하고, 근무시간에 애인과 카톡이나 했는데 무슨 돈을 더 받느냐"며 당당하게 나무랐다.

    최근 일하던 옷가게가 문을 닫은 ㄴ씨는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어 노동법률단체 직장갑질 119의 문을 두드렸다. 2016년부터 4년 반 동안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했지만, 역시 근로계약서도, 4대 보험도 없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라도 주휴수당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는 주휴수당을 받았지만, 그 이전의 지난 3년 동안은 주휴수당도 받지 못했다.

    위의 사례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인원과 관계없이 모두 불법이다. 단 한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더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해고하기 전 해고계획을 미리 알려야 하고, 이를 어기면 해고수당을 물어줘야 한다. 법정 최저임금을 지키고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줘야 한다.

    '권유하다' 정진우 집행위원장은 "예를 들어 각종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문제를 한 발 더 들어가보면 '공짜노동'이 만연해 있는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며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는 사업장은 출퇴근 시각 등을 꼼꼼하게 따질 수밖에 없는데, 5인 미만 사업장은 소정근로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잡혀 있지 않아 고무줄처럼 사용자 마음대로 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근로기준법의 핵심조항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다 보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이 사용자들의 입맛대로 사용되기 마련"이라며 "근로기준법의 차별을 놔두면 곧 최소한의 법적 장치조차 작동할 수 없도록 방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글)은 11월 9일 나온 '전태일50' 신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전태일50> 신문은 전태일 서거 50주년을 맞아 오늘날 전태일들의 이야기를 신문으로 만들겠다는 현직 언론사 기자들과 사진가들,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비정규직 이제그만, 직장갑질119의 활동가들이 모여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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