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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장사 멈춰라" 부산 대리기사 2000명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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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장사 멈춰라" 부산 대리기사 2000명 총파업

    부산 기사 4분의 1, 닷새간 점유율 절반 '로지연합' 콜 거부
    기본료 1만원 중 기사 몫은 5천500원에 불과
    노조 "콜비 아닌 부대비용으로 수익 내는 '사람장사'로 변질"

    26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부산 대리운전기사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 현장. (사진=박진홍 기자)

     

    부산지역 대리운전 기사들이 중개업체가 과도한 수수료와 부대비용을 챙기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는 26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1일부터 닷새간 부산지역 대리기사들이 부산지역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로지연합 콜 수행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총파업을 선언한 대리운전노조는 업체가 대리기사 착취를 통한 '사람장사'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개수수료 10%로 인하(현행 30% 수준), 기본요금 1만 3천원으로 인상(현행 1만원), 출근비 사용내역 공개, 표준계약서 시행, 보험 단일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리운전노조에 따르면, 로지연합을 필두로 한 부산지역 대리업체는 10년째 기본요금을 1만원으로 동결하고 있다. 반면 콜 중개 수수료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보다 높은 3천원을 떼간다.

    여기에 더해 매일 기사들이 의무적으로 내는 일 출근비 3천500원과, 콜 프로그램 사용료, 보험비용 등을 공제하면 실제 대리운전 기사가 가져가는 순 수입은 1만원 당 5천500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리운전노조는 "가장 큰 문제는 업체 이익 창출 구조가 콜 수행이 아닌, '사람장사'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경기침체로 해고되거나 자영업이 망해 대리운전에 뛰어드는 취약계층 인원이 폭증하고 있다"며 "업체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저가콜', '공짜콜'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기사들에게 전가한 각종 부대비용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겨가기 위해 기사모집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리운전 기사 A씨는 "특히 코로나19로 수입이 반 토막이 났는데도 업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고, 만약 기사에게 부담을 과도하게 지우는 문제를 지적하면 업체는 콜 배정 앱을 잠가버려 사실상 해고할 것"이라며 "업체는 대리운전 기사를 노동자로 인정하고 인간 취급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대리운전노조 박재순 부산지부장은 "전국 20만, 부산 8천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밤의 유령'이 돼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제2의 발암물질로 규정한 야간노동을 평균 5년 이상 지속하면서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입을 얻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대리운전을 업계 자율에 맡기는 등 사실상 방치한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로지연합은 지난해 노조법 절차에 따른 교섭을 거부하고, 근로자 지위 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2심까지 모두 패소했음에도 항고하며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벼랑 끝에 내몰린 대리운전 기사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며 상생할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에 부산지역 대리운전 기사 8천명 중 2천명 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리운전노조는 로지연합이 노사 교섭에 나서면 총파업을 즉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전국대리운전노조 정광훈 부산지부 부지부장은 "우리는 시민 안전을 볼모로 총파업을 하지 않으며, 파업 기간에 시민들은 다른 대리운전 업체를 이용하면 된다"며 "부산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로지연합이 지금이라도 대화에 나선다면 총파업은 바로 중단할 것이며, 노사 상생의 길을 걷기 위해 언제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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